(수요산업 전망-자동차) 車 판매 글로벌 2%·국내 1% 성장···“전기차 최대 변수될 것”

(수요산업 전망-자동차) 車 판매 글로벌 2%·국내 1% 성장···“전기차 최대 변수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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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1.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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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손유진 기자 yjs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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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금속신문 DB

올해 자동차 시장이 글로벌 경제성장률 둔화 여파로 예상보다 성장세가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023년 산업기상도에서 가장 밝은 모습을 보여줬던 자동차 생산이 사실상 정체 국면에 빠질 우려가 커졌다. 올해 완성차업체들의 가장 큰 도전 과제는 전기차 판매를 통한 수익 확보다. 미국과 유럽의 정책적 변수와 글로벌 경기 불황, 국내 전기차 보조금 대폭 축소 등이 부정적 요인으로 자리할 확률이 높아서다. 신차 라인업과 수출 확대 등 완성차업체간의 판매 각축전은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편집자주>


◇ 2024년 판매 전망치 9,220만대…“정책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 커”


이호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자동차산업 현황과 2024년 전망’ 보고서에서 2023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2% 증가한 9010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5년간의 판매 실적을 살펴보면 2019년(9,124만대),2020년(7,878만대),2021년(8,275만대),2022년(8,162만대),2023년(9,010만대)로 집계됐다. 코로나19에 따른 공급 충격에 벗어나 4년 만에 9,000만대 선을 상회할 것이란 예측이다. 

2024년 세계 주요국 자동차 시장 전망./한국자동차연구원 제공
2024년 세계 주요국 자동차 시장 전망./한국자동차연구원 제공

2024년 판매 전망치는 전년보다 2.4% 늘어난 9,220만대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주요 기관이 예상한 3~5%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 연구원은 주요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하향되면서 자동차 수요가 종전 예상보다는 적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2023년 세계 전기차(BEV·PHEV) 판매량을 1,450만대로 추정했다. 이는 2022년 판매량 1,054만대보다 38% 늘어나 견조한 수준이지만, 2021년(109%)과 2022년(57%) 성장률과 비교해서는 성장 속도가 줄어든 수치다. 

다만 올해 전기차 판매에 대해서는 전망하지 않았다. 

이 연구원은 “최근 미국 조 바이든 정부의 낮은 지지율을 볼 때, 2024년 11월 예정된 미 대선을 전후해 정책이 크게 강화되거나 후퇴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한다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기후변화 관련 정책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또 바이든 정부에 들어 설정한 대기오염 개선 및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수송부문 핵심 정책 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은 2050년까지 100% 무공해차 전환을 목표로 했다. 이 정책에는 무공해차 전환시 최대 7,500달러 인센티브 지원과 함께 중대형 무공해차 투자세액 공제(30%), 친환경 트럭 소비세 면제(12%) 등 세제 혜택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주요 기관은 전기차의 2024년 성장률을 19~24% 수준으로 제시했다. 전기차(BEV)와 플러인하이브리드차(PHEV)시장의 경우 정부 정책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정책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또 미국과 EU 등이 전기차 패권을 두고 자국 친환경 정책 성공과 전기차 보급 확대 선언 등으로 정책적 싸움에 시동을 걸고 있는 만큼 2024년 전기차 시장 성장률 둔화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일본과 유럽 시장에서의 정책 변화도 전기차 수출에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일본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구체적인 방안을 확정한 상태다. 반도체와 배터리 등 5개 분야 전략물자를 일본에서 생산·판매하는 기업은 2024년부터 10년간 법인세를 최대 40% 줄이겠다는 제도다. 

EU의 경우 개별적인 정책으로 전기차 보급을 제한하고 있다. 프랑스는 제조,소재,유통 등 전 과정에 걸쳐 탄소 배출량을 추정화한 ‘환경 점수’를 충족한 4만7,000유로 이하의 전기차만 5,000~7,000유로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이 제도는 2024년 1~6월 사이 유예기간을 거친 후 하반기부터 실시될 예정이다. 

EU의 정책이 여러 나라의 표적이 된 중국을 손보겠다는 의미로 보이나 우리나라 수출 역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국내 생산시설이 해외로 나가있는 상황에서 강대국의 극한 대치에 휘말려 해외우려집단(FEOC)과 같이 합작법인 지분을 다시 짜야하는 등 처지에 놓일 수 있고, 돌발 변수에 휘말리는 탓에 경영 상황이 전망에 맞춰 흘러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 국내 車생산 전망치 436만대 예상… “상저하고 흐름“


한국자동차연구원은 2024년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이 1%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생산대수는 2023년 432만대에서 2024년 436만대로 예상했다. 반도체 공급난과 중국 수출 통제,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의 하향 조정 등으로 2023년 수준의 성장은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내수 판매와 수출은 각각 179만대와 287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 판매는 작년 5%에서 올해 1.4%로, 수출은 작년 5%에서 이번해 1.2%로 떨어질 전망이다. 

2024년 국내 자동차 생산 전망./한국자동차 연구원 제공
2024년 국내 자동차 생산 전망./한국자동차 연구원 제공

하나투자증권은 2024년 자동차 전망에 대해 ‘상저하고’의 흐름을 예상했다. 올 상반기는 수요 환경 악화를 반영하겠지만 하반기부터 전기차 모델들의 추가 출시와 미국 전기차 모델들의 추가 출시와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의 완공으로 실적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요 완성차와 대형부품 6개사(현대자동차·기아·현대모비스·한온시스템·HL만도·현대위아)와 같은 자동차 밸류체인의 실적은 2024년에도 전반적인 견고세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투자증권은 “6개사의 2024년 합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57조원과 29조원으로 각각 2.7% 오르고 4.6% 줄을 것으로 관측된다”며 “영업이익률은 2023년 8.8%에서 2024년 8.2% 하락하지만 전체적으로 높은 수준의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산 전기차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다. 보조금 축소와 배제 등에 따른 것이다. 

국내시장의 경우 2024년 전기차 보조금이 대폭 줄어들면서 수요 전망이 좋지 않은 편이다. 환경부가 올해 정한 전기차 보조금 지원 예산은 총 1조7,34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 가량 줄었다. 이에 전기차 1대당 평균 500만원 정도의 국고보조금이 2024년에는 400만원으로 줄고, 연말까지는 최대 200만원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정책에 발맞춰 신형 전기차 가격을 낮춰 수요 증대를 위한 향후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수출 시장도 녹록치 않아보인다. IRA 발효와 같이 북미 시장 조립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게 된 한국산 전기차가 미국 시장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탈락하게 되면서 그 여파로 현대차그룹의 미국 EV시장 점유율은 하락하고 있다. 또 공급 비탄력성으로 높은 평균거래가격(ASP)이 재고가 늘어나면서 가격 압박을 받고 있는 점이 2024년 중반부까지 부정적인 모멘텀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평가다. 

이에 더해 미국의 자동차 할부금융 금리가 최고 연 21%까지 상승세를 보이면서 신차 판매 저조로 이어질 것이란 비관론도 나오고 있다. 또 우리나라 기업들의 EV시장 마켓 쉐어와 제반 요인등을 고려한다면 상반기까지 내연기관 위주의 실적이 흘러갈 가능성은 높아진 상황이다.


◇ “현대차그룹, 하반기부터 EV 경쟁력 입증할 것"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5 생산 라인./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2024년부터는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EV 생산 기지 구축이 점진적으로 이뤄지면서 EV위기론은 점차 힘을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1분기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이 IRA 대응을 위해 알라바마와 조지아 기존 공장을 이용해 신형 전기차 모델을 조기 생산해 나갈 계획이다. 2분기에는 3분기 완공 계획이었던 미국 조지아 신공장 준공과 가동 시점을 앞당기면서 2024년 연말 전에는 초도 물량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23년 4분기부터 생산에 들어가는 EV9, 아이오닉7 등 대형 SUV모델의 경우 한국보다는 미국 소비자 취향에 적합한 모델로 글로벌 출시의 신차 효과는 더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미국 뿐 아니라 인도 시장에서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차의 경우 현대 첸나이 공장에서 2024년 엑스터 EV, 캐스터 EV 등 출시가 유력한 상황이다. 기아의 경우 아난타푸르 공장을 활용해 인도에서의 EV1~EV9까지의 상표권 등록을 마친 상태다. 또  2025년까지 EV 2종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국내에서는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사로잡을 소형차와 친환경차를 대거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의 경우, 아이오닉7 양산 차량을 새해 3분기 중으로 국내 공식 출시한다. 또 캐스퍼 일레트릭과 제네시스 GV70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기아는 2024년 2분기 중 소형 전기 SUV EV3를 선보이기로 했다. 이는 기아의 첫 소형 전기 SUV기도 하다. 또 연말에는 크로스오버 세단형 전기차인 EV4도 공개될 예정이다. EV6(상반기), K8(하반기), 스포티지(연말)은 부분변경 모델을 통해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 중견 3사, 실탄 확보에 신차 출시 ‘탄력’


 

KGM의 토레스 EVX./KGM 제공
KGM의 토레스 EVX./KGM 제공

국내 중견 3사도 2024년 신차 출시를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먼저 한국GM은 지난해 출시하려했던 캐딜락 전기차 리릭의 일정을 새해로 미뤘다. 리릭은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얼티엄’을 기반으로 제조한 최초 모델이자 캐딜락이 처음 선보이는 순수 전기차다. 

한국지엠은 2024년부터 본격적인 전동화 모델 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앞서 로베르토 렘펠 한국지엠 사장은 “2025년까지 GM 브랜드 전반에 걸쳐 10종의 전기차를 출시해 국내 시장의 전기차 전환 시점을 앞당기는 데 기여하겠다”고 언급했다.

르노코리아는 중형 SUV를 선보인다. 여명을 뜻하는 르노코리아 오로라(AURORA) 프로젝트의 첫 번째 모델인 해당 신차는 부산공장에서 생산돼 2024년 하반기 국내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차량은 르노그룹과 길리그룹이 지난해 맺은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CMA 플랫폼과 최신 하이브리드 구동 시스템을 적용한 중형 SUV다.

KGM(KG모빌리티)는 2024년 6월 코란도 EV의 상품성을 강화해 재출시한다. 73.4㎾h LFP 배터리를 탑재한 코란도 EV는 전기 택시 트림을 추가해 영업용 시장에도 진출한다. 국내에 처음 선보일 전기 픽업트럭 O100도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다. 

또 새해부터는 베트남에서 KGM 차량을 조립·생산하는 등 킴롱모터스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KGM은 킴롱모터스와 체결한 조립(KD)차량의 추가 조립을 위한 베트남 수출 계약을 확대하는 게 목표다. 회사는 협력을 바탕으로 베트남 현지에서 2024년 1만5,000대, 2029년 6만대 생산을 목표하고 있다. 2024년에는 티볼리, 코란도, 토레스 모델, 2024년에는 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 칸 등을 조립·생산해나갈 방침이다. 국내 신규 출시한 전기버스 토레스 EVX와 KGMC를 베트남으로 들이는 방안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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