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 지르코늄 합금동 생산하는 국내 1위 동 합금 소재기업
뛰어난 품질관리 및 서비스 정신에 글로벌 불황에도 수요 견조
베릴륨동, 항공소재 등 고부가 제품 통해 중국과 차별화 목표

향후 대세산업이 될 첨단산업의 필수소재인 동은 나날이 그 수요가 상승하고 있다. 동 제품 공급망 국산화가 어느때보다도 중요한 현 시점, KBI알로이는 동 합금 소재 분야에 있어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도 막강한 경쟁력을 뽐내고 있다.
지난 11일 기자는 60여년의 업력을 자랑하는 명실상부 국내 1위 동 합금 소재 기업 KBI알로이(사장 김병제)의 천안 아산 공장을 방문했다. 뛰어난 경쟁력을 바탕으로 연속적인 흑자를 기록해온 KBI알로이는 지난해 약 2,400톤의 물량을 생산해내며 약 53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최고의 호황을 누렸다.
매출의 80%가 수출에서 발생하는 KBI알로이는 지난해 성과를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삼천만불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11년과 14년에 각각 천만불과 이천만불 수출탑을 달성한 데 이어 다시 한번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며 KBI알로이가 지닌 저력을 세간에 알렸다.
약 20종의 동합금 소재를 생산하는 KBI알로이의 제품군은 경도, 전기도, 열전도, 내구, 내식성 등 품질 면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아 항공기 와이어, 핵융합원자로, 로켓 추진체 같은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분야에도 활발히 접목되고 있다. 이 중 KBI알로이 제품 수요의 중추를 담당하는 분야는 항공기 와이어와 자동차 아연 도금 강판접점저항용접기(Spot Resistance Welder)용 전극 및 부품 소재로 세계 각지의 차체, 비행기 생산라인을 빛내고 있다.

이날 공장 근처에 위치한 본사에서 만난 전병아 이사와 오창택 이사로부터 KBI알로이가 지닌 경쟁력의 근원을 알 수 있었다. 생산을 담당하는 오창택 이사에 따르면 KBI알로이가 생산하는 크롬(Cr)과 지르코늄(Zr) 합금동은 타사 대비 차별화된 품질로 수요처들로부터 매력을 뽐내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원가 절감을 위한 동스크랩 활용 방안에 대해 묻는 질문에 오창택 이사는 "성분을 예상하기 힘든 스크랩 사용 시 KBI알로이의 제품 품질 저하가 우려될 수 있다"며 "원가 절감보다는 현 품질 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고 말하며 깐깐한 장인으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공급자로서의 서비스 정신도 엿볼 수 있었다. 해외영업을 담당하는 전병아 이사는 "5주 이내 납기를 원칙으로 고객사의 니즈를 최대한 충족시키고 있다"고 말하며 "세계 어느나라든 문의사항이 들어오며 즉각적인 대응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출중한 서비스 정신으로 고객사와의 끈끈한 관계를 형성해 최대 매출을 달성했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오전동안의 이야기를 마친뒤 임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공장으로 이동했다. A,B,C 3개의 동으로 이뤄져 있는 KBI알로이 공장은 각각의 동이 용해, 압출, 인발 공정을 담당한다. 처음으로 들어선 A동에는 동과 크롬, 지르코늄을 용해한 뒤 굳혀 합금동을 만든다.
제작된 합금동은 공장 내 규격에 맞게 절단된 뒤 압출을 담당하는 B동으로 보내지게 된다. 분쇄기에서 다진 고기를 뽑아내듯, 절단된 합금동은 작은 구멍을 통해 길고 얇은 형태로 추출되 냉각수에 식혀진다. 상온수준으로 온도가 내려간 동은 규격틀을 사용해 필요에 맞는 형상을 입히는 인발 공정을 거친다.
인발공정을 통해 규격에 맞는 형태를 지니게 된 제품들은 C동으로 이동해 직진도 교정 작업 후 경도, 전기도를 높이기 위한 열처리 공정에 들어선다. 열처리 공정이 끝난 후 산처리를 통해 표면 불순물을 제거한 뒤 표면 광택 작업을 거치면 KBI알로이의 합금동이 탄생한다.
제품은 완성됐지만 공정은 끝나지 않았다. 완성된 제품들은 9가지 품질기준(QC)항목에 입각한 검수를 거쳐야 한다. 화학 성분, 경도, 인장강도, 연신율, 밴딩, 전도도, 사이즈, 표면, 금속 조직의 9가지 기준의 규정치를 제품이 모두 통과하면 비로소 납품처에 공급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공장의 환경은 매우 깨끗했다. 이동경로 내 무엇하나 발에 걸리는게 없었으며, 설비 역시 녹이 심하지 않고 건강했다. 수백도에 달하는 용해물과 무거운 중장비를 다루며 피로해지기 쉬운 작업에도 근로자들은 일에 몰입하며 전문가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두터운 기어를 착용했음에도 중간중간 그들과 마주칠때마다 볼 수 있던 웃음으로부터 임직원들 간 형성된 유대도 느낄 수 있었다.
공장 탐방을 마치고 다시 나눈 이야기에서 전병아 이사는 내년의 경우 예고된 수요침체 및 중국재의 범람으로 보다 다각화된 사업전략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특히 낮은 가격을 앞세운 중국산 대비 우월한 품질을 지닌 KBI알로이의 합금동의 특색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전병아 이사는 "현재도 회사 자체적인 연구팀을 운영하며 신소재 개발에 몰두하는 만큼 베릴륨동, 항공기 소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 밝히며 "소재를 넘어 자동차 부품 시장까지 진출해 약 60년간 이어져온 KBI알로이의 성장 신화를 향후에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