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가 지난 17일 산업특허소위를 열고 반도체특별법과 함께 에너지 분야 3개 특별법안을 심사한다고 한다. 에너지3법 가운데에는 그동안 오랜 논란이 있어온 해상풍력특별법도 포함된다.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과 신재생 에너지 확대 방침 속에서 해상풍력 발전은 가장 유망하고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해상풍력 발전은 탄소중립을 위한 중요한 자원임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정책 마련과 법제도 정비가 부족하여 발전이 지체되고 있다. 발전 추진 과정에서 다양한 정책적·법제도적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해상풍력 사업의 인허가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려 많은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있으며, 이는 해양 생태계와의 갈등도 유발하고 있다.
환경 측면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은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를 잘 살피는 것이다. 발전기 가동 시 발생하는 소음으로 바다 생태계 변화를 초래할 수 있고, 고전압 전력선에서 발생하는 자기장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러한 환경적 문제는 해상풍력 발전소의 경제성을 넘어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기술적·정책적 개선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환경단체들은 해상풍력 발전 정책이 주로 저탄소 전력 수급과 경제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해양환경과 수산자원에 대한 실증적 검토는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여기에 유럽산 발전설비 의존도가 높아 태풍이 많은 국내 환경에 적합한 안전성 검증도 미흡하다는 점도 문제로 삼고 있다.
반면에 산업계에서는 특별법을 통해 산업 개발 속도를 높일 것을 기대하고 있다. 철강과 고전압 케이블 분야가 직접적인 수요 진작 효과가 뚜렷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바다 환경에 맞는 적합한 소재, 부품, 설비 국산화 기대도 높다.
실제로 해상풍력과 철강 수요는 직접적인 연관성을 지닌다. 해상풍력 구조물 자체는 철강재로 이뤄진다. 높이 80~120m의 터빈타워 구조물은 1개 타워 당 300~500톤의 철강재가 사용된다. 해상 기초구조물에는 더 많은 철강재가 사용되어 모노파일(monopile) 1개 당 800~1,200톤, 자켓(jacket)은 1,000~1,500톤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 변환 플랫폼인 해상 변전소 건설에도 2,000~5,000톤의 철강재를 필요로 한다. 이에 따라 500㎿ 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는 터빈 60기 기준으로 약 8만4,000톤의 철강재가 사용된다.
글로벌윈드에너지카운슬(Global Wind Energy Council)이 전망한 바에 따르면, 전 세계 해상풍력에 사용되는 철강 수요는 2030년까지 연간 400만 톤 이상씩 증가하고, 우리나라는 2030년 12GW 해상풍력 발전 목표 달성 시 약 240만 톤의 철강 추가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해양 환경이기 때문에 EH36 등급 후판과 같이 내식성이 강화된 철강재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환경단체들이 바다 생태계 변화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과 달리 철강업계는 다른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 해상풍력 발전이 확대될수록 철강 신규 수요 창출이 수반되겠지만, 해상풍력 발전용 철강 생산에서의 탄소 배출 문제는 재생에너지의 친환경성 특성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딜레마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저탄소 강재 생산 기술 개발이 동반되어야만 해상풍력과 철강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근 해상풍력 산업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우리의 바다에서도 수 많은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거나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반해 저탄소 철강재 개발은 해상풍력 발전속도에 보조를 못맞추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