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과 기회 공존 … 성장 잠재력 높아
내정 불안하고 에너지는 대부분 러시아 의존
철강산업 발달 … 노후 설비 합리화는 과제로
한반도의 2.7배, 러시아를 제외하고는 유럽에서 가장 넓은 영토, 멘델레프의 원소주기율표에 나오는 100여개의 자원 대부분이 매장된 나라.
우크라이나는 동쪽으로 러시아, 서쪽으로 폴란드·슬로바키아·헝가리와 접해 있다. 남쪽의 흑해를 통해 지중해로 나갈 수 있다는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러시아의 흑해 함대가 지금도 크림반도의 세바스토폴항에 주둔하고 있다.
인구 4,750만명 중 78%가 우크라이나인이며, 러시아인이 17% 정도 된다. 국토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드네프로강을 따라 동쪽 지역은 철강·광산 등 공업지대로, 러시아어가 통용되며 친러시아 성향이 강하다. 수도 키예프를 포함한 서쪽 지역은 곡창지대로 우크라이나어가 통용되며 친서방 성향을 보인다.
주기율표에 있는 광물 모두 있다
우크라이나는 5년 임기의 대통령중심체제로 중임이 가능하다. 현재의 유센코 대통령은 2007년 9월에 치러진 조기 총선에서 과반수 확보에 실패해 제2당인 티모센코 블록과 연정체제를 구성, 정치적 안정을 꾀하고 있다. GDP는 1417억 달러로 우리나라의 15% 수준이며, 1인당 GDP도 3040달러에 불과하다.
그러나 보유자원을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철광석 285억톤·석탄 456억톤·티타늄 9270만톤이 매장돼 있고, 매장량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풍부한 자원 덕택에 우크라이나는 옛 소련 시절 산업 생산의 20∼25%를 담당했다. 특히 항공우주·조선·탱크 등 전체 소련 군수품의 3분의 1가량을 생산했으며, 현재도 로켓·비행기·선박 분야의 기술력이 세계 10위권이다.
군수품의 소재인 철강도 덩달아 발전했다.
철광석이 많이 매장된 동부의 크리보로즈스키 지역과 석탄 생산량의 95%를 점유하는 돈바스(도네츠크) 지역을 중심으로 철강사들과 연관 기업들이 밀집해 800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
2007년 기준으로 철광석 7,200만톤·석탄 7,600만톤·조강생산량 4,300만톤이었다. 내수 규모는 조강기준으로 941만톤(강재기준 798만톤)으로 크지 않기 때문에 3,000만톤 이상을 수출에 의존하는 구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판재류 시장은 빅3가 86%를 점유하고 있는데 일리치 제철소가 대표적이며, 그 외에 자로리즈스탈·메틴베스트가 있다.
▶ 우크라이나의 성소피아 성당에서 바라본 키예프시내 전경.
러시아 서유럽향 가스 85% 지나가
우크라이나 경제의 내면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위험과 기회가 공존함을 알 수 있다.
첫째로 경제 펀더멘털은 그다지 건전하지 못하다.
30%에 달하는 물가 폭등과 경상수지 적자 폭의 확대, GDP 대비 총 외채 잔액이 49%에 달하는 점 등은 경제위기설을 부추긴다. 최근 우크라이나 정부가 재할인금리를 12%로 인상하고, 자국 화폐인 흐리브냐를 평가절상한 데다가 단기외채도 줄고 있어 다소 안정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둘째로 산업구조의 고도화가 더디고, 설비 합리화의 필요성이 높다.
특히 노후화된 광산과 제철소의 설비 합리화를 위한 자본재 수입은 경상수지 적자를 늘리는 주범이기도 하다. 역설적이지만 외부의 시각에서 보면 설비 합리화와 구조조정 필요성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진출기회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로 정치적 불안 요인이다.
국내적으로 동서 지역 간 정치적 양극화 현상, 대외적으로는 NATO와 EU 가입을 원하는 우크라이나와 이를 반대하는 러시아와의 갈등관계가 문제다. 그러나 경제적 상호의존성을 생각하면 정치적 갈등이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 우크라이나는 천연가스의 75%를 러시아와 러시아의 영향력 아래 있는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수입하고, 러시아는 서유럽향 가스 파이프라인의 85%가 우크라이나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WTO 가입 … 외국자본 더 늘어날 듯
우크라이나로 들어오는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입액은 2006년 56억 달러에서 2007년 92억 달러로 크게 늘어난 바 있으며 2008년 2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계기로 보다 활발해질 전망이다.
특히 철강산업 구조조정은 이미 통합화를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2006년 아르셀로미탈이 인수한 크리비 리 제철소다. 한편 우크라이나의 3대 제철소지만 자체 광산이 없는 IUD는 러시아의 에브라즈와 합병할 것이란 관측이다. 통합화는 우크라이나 기업 간에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에 우크라이나의 메틴베스트는 스마트홀딩스와 합병해 연산 1250만톤 체제를 구축한 바 있다.
우리나라 기업의 우크라이나 투자는 1996년 대우자동차 이래 이렇다 할 사례가 없다. 지난 7월 현대자동차가 연산 6만대 규모의 반제품 조립공장에 투자했으나 기술과 부품을 공급하는 수준이다.
<포스코경영연구소>박찬욱 수석연구위원
정리 정하영기자/hyjung@sn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