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철강재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한 1,291만톤으로 집계됐다.
수출은 17.7% 증가하고 수입은 소폭 감소해 반기 기준으로 약 63만톤의 순수출을 기록했다. 국제경쟁력이나 무역수지 차원에서 상당히 긍정적 변화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철강업계의 상공정 및 주요 제품 설비능력 확충을 고려하면 반기 기준 1,300만톤, 연간 추정으로 2,600만톤은 여전히 과다한 면이 적지 않다.
철강재 품목별, 또 국가별 수입 내용을 보더라도 아쉬움은 상당히 크다. 제품 생산능력을 크게 늘린 열연강판은 불과 19%만 감소한 369만톤을 수입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여전히 800만톤에 육박하는 엄청난 양이다. 두 번째로 수입량이 큰 후판은 오히려 34.7%가 증가한 259만톤이 수입됐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그동안 미미한 수준에 그쳤던 냉연판재류 수입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냉연강판은 46% 늘어난 43만톤이, 아연도금강판은 무려 157% 증가한 69만톤이 수입됐다. 국내 공급능력이 과잉상태임에도 고품질을 요구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입량 급증, 특히 저가재 위주로, 그것도 일부 제조업체들이 수입을 주도하는 면이 있음은 특히 생각해볼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또한, 열연강판, 후판, 선재와 같은 제품들은 공급능력 부족으로 사실 수입이 불가피한 제품이었다. 하지만, 생산능력이 급격히 확충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의 수입이 계속되고 있다.
후판은 상반기 가격 인상 전 가수요가 발생했고, 또 저렴한 중국산 확보로 수익을 기대한 수입업자들의 수입량 확보가 주원인이 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열연강판은 국내 생산증가에 따른 수입대체 효과가 발생했지만, 기대만큼의 수입대체 효과가 발생하지 못했고 후판과 마찬가지로 가격 차에 따른 이익을 기대한 수입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철강재 수입을 크게 2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국내 공급부족 분에 대한 필수 수입과 가격 차를 이용한 이익 확보 차원의 상업적 수입이다. 필수 수입과 달리 상업적 수입은 저가를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가격 제한 요소로 작용하게 되며 일시에 대량 수입되는 관계로 시장에 부담으로 장기간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지난 5월 가격 인상 이후로 국내시장이 침체한 이유도 바로 이러한 수입재의 재고부담과 가격제한 요인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 경우 수입업자 역시 어려움을 겪기는 매일반이다.
결론적으로 철강재의 과도한 상업적 수입은 시장에 큰 부담이 된다.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면 수입 모니터링제의 의무 시행과 같은 제도적 장치가 필수적이다. 단순한 자유시장 논리만 내세우게 되면 스스로 조정 능력조차 활용되지 못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