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철강 유통업체를 취재하다 보면 정말로 어렵다는 것을 실감한다.
“잘 되시죠?”하고 인사차 물어보면 곧바로 “아니오”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특히 유통시장에서 느끼는 체감경기는 냉랭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철강 품목·수요산업별 경기 차이가 크게 들쭉날쭉했지만 하반기 들어와서는 아주 다르다고 말한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요즘 업체를 돌아다녀 보면 잘 아시겠지만, 상반기와는 달리 실제로 취재원들의 표정이 아주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상반기에는 요즘 시황이 좀 어떠냐고 물어보면 건설과 관련한 철근과 형강 품목을 제외하고 완성자동차와 건설중장비 산업기계 등을 수요가로 하는 특수강봉강, 고급선재 품목들은 아주 좋았지만, 말로는 항상 힘들다는 장삿 속 답변이 돌아왔었다.
하지만, 하반기는 거짓말이 아니라 실제로 경기가 어렵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유럽과 미국의 금융위기 여파에 따른 심리적인 영향도 있겠지만, 상반기 대비 그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유통업체의 한 CEO는 지난해 이맘 때쯤 많은 전문가가 올해 철강경기를 진단할 때 상반기는 철강 원료가격이 올라 좀 힘들겠지만, 하반기부터 철강경기가 서서히 풀릴 것으로 내다봤으나 경기는 완전히 반대로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30년 철강 유통업을 해왔지만 최근 7년 동안 이렇게 시황과 가격 기복이 심한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특히 스테인리스는 변화주기가 너무 빠르다고 말했다.
한 업체 사장은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많은 사람이 제품을 살 때는 오히려 제품을 팔고, 남들이 팔 때는 제품을 구매한다”고 말했다. 영업은 항상 역발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현재 일부 업체들은 상반기 벌어 놓은 돈을 하반기에 다 까먹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또 일부에서는 비상경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무튼, 4분기 철강경기를 내다보는 유통업체 관계자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혹시나 앞으로 혹독한 찬바람이 불어닥치는 것이 아닌지 불안 스러워 하는 마음이 역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