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 5일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7.5%로 하향한다고 발표하자 국내는 물론 세계 증시가 출렁거렸다.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세계의 공장, 소비시장으로 성장한 중국의 영향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일이었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가로 수출, 수입 모두 최대 무역국으로 상호 의존도와 영향력은 재삼 논의할 여지가 없을 만큼 커진 상태다.
그런 중국과 우리나라의 한·중 FTA가 지난 2004년 처음 거론된 이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가 올해 초 양국 정상회담에서 협상을 진전키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키로 합의했다. 특히 중국 측의 적극적인 요구로 향후 빠른 진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FTA가 경제 및 기업에 미치는 파급력 측면에서, 특히 한·중 양국 철강산업의 밀접한 관계를 고려할 때, 한·중 FTA는 우리 철강산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이에 따라 우리 철강업계에서 한·중 FTA에 거는 기대만큼 그 협상 진전과 내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현재도 우리 철강산업은 연간 500만톤의 철강재를 중국에 수출하고 1천만톤의 중국산 철강재를 수입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산 저가 수입재 때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따라서 FTA가 아니더라도 중국 철강산업에 대한 좀 더 정확한 파악과 냉철한 분석을 기반으로 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한편, 일전에 중국 최대 철강 인터넷매체이자 민간연구소인 마이스틸의 수석애널리스트에게 중국 철강재 가격을 예상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느냐고 누군가 질문했다. 이에 대해 이 애널리스트는 증권시장을 보라고 간단히 답변했다.
중국의 철강산업이 특수한 기초소재, 산업재의 특성보다는 이미 일반적으로 거래되는 상품으로서의 특성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대답이었다. 또한, 자본에 의해 좌우되는 특성을 나타내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이해됐다.
그야말로 그들의 상업적 마인드와 빠른 판단, 그리고 실행력을 읽을 수 있는 일들이다. 더불어 시시각각으로 중국 철강산업은 변화하고 있다.
현재 중국 철강산업의 최대 관심은 생존과 성장이다. 그것을 위해 질적 성장을 전제로 한 구조개편 등 경쟁력 제고를 서두르고 있다. 같은 차원에서 최근에는 물류와 유통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또 최근 중국야금보의 보도에 따르면 수익률 제고를 위해 직판 비율 확대에 철강사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과거 40%에 미치지 못했던 직판비율이 최근에는 70%까지 높아졌다고 밝혔다.
지금 국내 일각에서는 보론첨가강, 컬러후판 등 중국산 철강재의 편법 수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다가오는 한·중 FTA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되느냐, 중국이 우리 철강산업의 협력자가 되느냐 여부는 앞으로 다가올 수년간에 달렸다. 그야말로 어려운 때이자, 중요한 시기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