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동북아 3국 철강시장의 움직임이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공급과잉하에서 최소 가동률과 수익 확보를 위해서는 자국 시장 보호와 상대방 시장 확보라는 모순이 엄연히 존재하게 됐고 이는 특히 철강 유통 구조 및 체제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우선 중국은 수익률이 크게 낮아지면서 직판 비율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 과거 중국 철강사들의 직판은 40%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해에는 70%까지 높아졌다는 것이 중국야금보의 최근 소식이다.
또한, 주요 철강사들은 단순 생산 공급업체가 아닌 철강재 물류 서비스업체로 변화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유통, 무역, 가공, 배송까지 서비스영역을 넓힘으로써 최종 수요가까지 서비스체인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이미 바오산에 이어 마안산, 허베이, 사강, 산둥강철그룹 등이 물류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반대로 중국의 기존 유통회사들의 변화와 대응도 눈길을 끌고 있다. 충칭시 강재무역상회 주요 회원사들이 충칭시 강시에실업주식회사라는 종합강재서비스센터를 설립하고 서부 강재 무역의 총 기지화 한다는 목표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총 60억위안이 투자돼 대형창고, 가공집중구역, 물류배송센터, 전자상거래플랫폼과 더불어 호텔과 아파트 등이 들어서 총건설면적은 500만평방미터에 달할 전망이다.
일본도 유통물량 감소와 가공설비 과잉에 적극 대응하고자 유통채널 재편, 설비집약과 거점개편 등을 위한 통폐합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일본 철강 유통업계의 주축인 스틸서비스센터(코일센터)는 지분구조에 따라 철강사 직계(직계상사 포함), 독립상사계, 오너계(독립계) 등으로 나뉘어지는데, 2008년 리먼사태 이후 유통물량이 급감하면서 1995년 153개였던 코일센터가 2010년 111개로 무려 42개의 코일센터가 통폐합됐다.
그러나 최근 재편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철강사 직계 코일센터는 자사제품 판매능력 제고를 위해 지분투자를 통한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상사계는 설비집약과 거점개편을 목적으로 통합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오너계 코일센터는 수익성 한계로 폐업 또는 상사계로 흡수 통합되고 있다.
이처럼 중국과 일본, 모두 마케팅의 핵심인 철강 유통구조 개편을 통해 유통물류 경쟁력과 수입재에 대한 대응력(결속력)을 강화해 나가려는 목적을 추진해 가고고 있다고 이해된다.
국내 철강 유통업계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공급과잉과 출혈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과연 국내 주요 철강사들과 유통업체는 이러한 환경변화와 한·중·일 3국의 생존경쟁에 직면해 과연 어떠한 전략적 변화를 중장기적으로 실행하고 있는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2012년은 모든 철강사들이 생존능력을 시험받는 해”라는 주요 철강사 CEO들의 메시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