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등 수요 감소 불보듯 뻔해...2012년比 12.6% 감소 전망
내수 1,000만톤 하향 전망...수출 늘려도 수익성은 여전히 문제
조선시황의 부진으로 내년 사업계획을 준비하는 후판 제조사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수요 감소를 감안하면 생산판매량 목표를 낮춰야 하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낮춰잡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최근 후판 제조3사들은 내년 생산판매 계획 꾸리기에 한창이다. 2011년 중후판 총수요는 1,547만톤. 이 가운데 1,257만톤이 내수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총수요 1,410만톤, 내수 1,080만톤 정도가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총수요는 130여만톤, 내수는 170여만톤이 감소한 셈이다.
내년을 내다보면 더 비관적이다. 최근 포스코경영연구소가 전망한 내년 중후판 총수요는 1,318만톤. 이 가운데 내수가 977만톤이고, 수출이 341만톤으로 전망됐다. 내수는 10% 가까이 감소하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수출은 2.6%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중후판 수요를 가늠하는 최대 변수는 신조선수주량과 조선건조량이다. 이 가운데 중후판 수요와 동행하는 지표는 조선건조량이다. 하지만 수주량 못지 않게 건조량 역시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분기별로 1,000만GT가 넘던 조선건조량이 3분기 하계휴가 등의 영향으로 590만GT로 떨어졌고 4분기에 800만GT 정도를 기록할 전망이다. 건조량은 지난해에 비해 1.7% 감소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하반기 건조량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다.
내년에는 올해 예상되는 건조량(3,490만GT)와 비교하면 440만GT인 12.6%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조선용 후판의 수요는 약 200만톤 정도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직 조선사들이 내년 구매계획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조선용 후판 수요 감소는 이미 명백한 사실이 되고 있다. 더군다나 후판 투입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컨테이너선이나 벌크선, 탱커 보다는 해양플랜트 건조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이에 따른 후판 수요 감소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공급적인 측면에서는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올해 동국제강이 포항1후판공장을 폐쇄했지만 내년에는 현대제철의 2후판공장이 가동될 예정이어서 생산능력은 한층 높아질 예정이다. 결국 수요가 줄어들겠지만 팔아야 할 제품은 더 많아지는 셈이다.
결국 수출을 최대한 늘리면서 수입을 대체해야만 최소가동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출에서도 한계가 있고 원화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수출에서의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은 크게 없다. 따라서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는 수입대체가 되기 위해서는 구매자인 조선업체와의 상생협력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 후판업체 관계자는 "조선업계가 내년에도 원가절감에 사활을 걸고 후판 구매단가를 낮추려 하고 있어 국내 후판 제조3사와 중국 및 일본 후판업체들의 가장 치열한 단가경쟁 시장이 될 우려가 있다"면서 "이런 불안한 시장 요소를 감안해 사업계획을 꾸리려다 보니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