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10엔까지 상승하면 국내 주요 기업의 영업이익이 2% 가까이 줄어든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엔·달러 환율은 일본 중앙은행이 양적완화 정책을 내놓으며 지난 21일 현재 달러당 84엔으로 올해 초(77엔)보다 8.3% 오른 상태다.
삼성증권은 수출 비중이 큰 삼성전자, 현대차, POSCO 등 국내 주요 상장기업 25개사를 대상으로 내년 원·달러 환율은 1천50원, 엔·달러 환율은 110엔까지 진행될 경우를 가정해 환율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내년 말 달러당 110엔 수준까지 올랐을 때 25개 기업의 총 매출액은 1.7%, 총 영업이익은 1.6%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업종별로 항공(-46.6%), 철강(-4.4%), 자동차(-4.2%), TV·휴대전화(-2.3%), 반도체·정보기술(IT)부품(-0.2%) 순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화학업종(2.6%)은 오히려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종목별로는 POSCO(-7.1%), 기아차(-7.0%), LG디스플레이(-6.2%), 현대차(-4.6%), LG전자(-3.4%), 삼성전자(-0.4%)의 영업이익이 줄어들고 삼성SDI(38.7%), LG화학(5.1%)은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됐다.
또 달러당 100엔일 때는 총 매출액이 0.9%, 영업이익은 0.8% 각각 감소할 것으로 삼성증권은 분석했다. 이 경우 항공(-23.3%), 철강(-2.6%), 자동차업종(-2.1%)의 영업이익이 감소할 뿐 다른 업종들은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원은 “과거와 비교해 일본과 경합하는 수출품목이 줄어들었으며 일부 업종에서는 한국기업 경쟁력이 일본을 능가해 환율의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은 것 같다”면서 “엔화 약세시 시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자동차산업은 지속적으로 생산기지를 외국으로 이전해 환율의 영향을 덜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