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할 수 있게 해주세요”

“회의 할 수 있게 해주세요”

  • 철강
  • 승인 2015.08.31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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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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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27일 한국철강협회가 주관하는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민간협의회’가 주요 철강사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렸다. 협회 측은 철강 분야의 민간협의회가 무려 17년 만에 개최된 것이라고 의미를 두었다.

  상당히 오랜만에 민간협의회가 개최된 것은 일견 지금 상황이 IMF 당시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업계가 힘들다는 사실을 입증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이유로는 동종업계 간의 모임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시각이 존재하고 있었던 탓이라 볼 수 있다.

  특히 민간협의회에서 주로 논의되는 내용이 구조조정과 M&A, 사업재편과 설비폐쇄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종 방안들로, 이것이 자칫 공급량 조정, 가격 담합 등 공정거래법과 연계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때문에 공정위의 서슬이 시퍼런 상황에서 이와 비슷한 회의나 모임이 열리지 못한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란 판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민간협의회는 상황이 워낙 좋지 못하다 보니, 부정적 시각이 여전히 존재함에도 업계 공동으로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필요성이 극도로 커진 탓으로 보인다. 여기에 철강협회 상근부회장이 새로 선임되면서 보다 의욕적으로 업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과감히 시작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또한 철강협회가 업계의 구심점으로서, 공급 과잉과 경쟁 심화로 사상 최악의 위기 국면에 처한 철강산업의 활로를 열어갈 선도적 역할에 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이란 기대감을 크게 해준다.

  이번 협의회에서는 지난 7월 제정 발의된 ‘기업의 사업재편을 위한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에 부합하는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과 경영 애로 및 생산비용 부담 완화 의견 등이 다양하게 제기됐다. 특히 현행 배출권 거래제의 불합리한 점을 해소할 특별법 제정, 부적합 철강재 유통 차단 대책, R&D 지원 강화, 불공정 수입재에 대응한 반덤핑 등 무역구제 조치 등 종합 대책을 요구했다.

  그런데 논의 사항 중 눈에 띄는 것은 “업계 구조조정 관련 동종업계 모임이 가능하도록 인정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오죽했으면 이런 요청이 나왔을까 생각된다.

  지난 1998년 이후 철강업계에 대한 공정위의 부정적 시각과 제재 탓으로, 최근 철강업계는 아예 동종업체들 간의 모임과 회의를 포기해왔다. 개별 회사 차원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수 있지만 철강산업 전체, 또 세부 업종별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업계 공동의 대책과 전략이 필수적인 것도 적지 않다.

  지금 철강업계는 중국, 일본과 생존을 건 전쟁을 치르고 있다. 이 전쟁에서 살아남아, 위기 뒤의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개별 업체는 물론 철강업계 전체, 나아가 정부 차원의 전략과 전술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동종업계, 전체 철강업계, 민관 합동의 모임과 회의는 불가피하다.

  이를 활성화함으로써 대한민국 철강산업이 지속 생존성장할 수 있는 단초를 살려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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