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탓이 아닌 우리 탓이다

중국 탓이 아닌 우리 탓이다

  • 철강
  • 승인 2016.01.11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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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앰미디어 hyju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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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세계 경제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기 어려운 이유로 전문가들은 크게 3가지를 꼽는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 미국의 금리 인상, 그리고 유가(油價) 불안이 바로 그것이다. 철강금속산업의 경우 이러한 침체 요인에다 공급 과잉이 추가된다.

  국내는 물론 세계 철강금속 업체들이 대부분 매출 축소에다 수익 감소 내지는 적자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물량 측면에서는 큰 변화가 없다. 지난해 우리나라 철강재 수출량은 거의 변화가 없었으나 수출금액은 15%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이 바로 대표적인 사례다.

  세계적 공급 과잉의 원인은 익히 알다시피 중국에서 쏟아내는 엄청난 물량이 가장 큰 원인이다. 중국의 철강재 수출은 2014년 9,200만톤에서 2015년에는 1억1천만톤으로 또 다시 크게 증가했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2014년 전 세계 철강재 수출은 4억4,470만톤이었으나 수입은 3억4,700만톤에 그쳤다. 1년 동안에만 1억톤의 초과 물량이 엄연히 존재했다. 이 같은 현상은 2015년에도 지속되었을 것이 확실하다. 또 그 초과 규모는 더욱 커졌을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중국산 철강재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보고 있다. 우선 직접적으로는 국내외 시장에서의 가격 하락과 수요 상실이다. 간접적으로는 중국산과 비슷하게 과잉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당하고 있는 수입규제다.

  결국 지금 우리 철강금속 업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의 근간에는 중국산 철강재의 과잉공급(Over flow)이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중국의 철강 Over flow를 예견한 것은 이미 10년 전 일이다. 그렇다면 그러한 예견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대응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의 탓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실제로 일본을 같은 맥락에서 비교해 보면 그야말로 스스로에게 화살을 돌리는 것이 당연하다는 판단이다.

  물론 일본 철강시장이 원래 폐쇄적이긴 하지만 중국산 수입은 여전히 별로다. 수요가들의 자국산 선호는 크게 흔들림이 없다. 그런데도 포스코 등 한국산 철강재 수입이 조금만 늘어도 수입 증가에 대한 경종이 울려 나오고 정부, 단체, 업계는 물론 수요가까지 혼연일체(渾然一體)로 대응에 나선다.

  그 결과 내수 가격도 이제 세계 어느 시장보다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수출 시장에서도 우리보다 수출 물량이 더 많음에도 일본산 철강재에 대한 무역규제는 상대적으로 아주 미미하다. 원가 측면에서도 지속적인 구조조정과 저원가 조업 체제를 완벽히 구축해 원가경쟁력도 상당히 높아졌다.

  하지만 우리 철강금속 업계의 민낯은 상대적으로 부끄러울 정도다. 10년 동안이나 준비했는데 결론적으로 국내 내수 시장에서 수입재 비중은 계속 커져 40%를 중국, 일본에 내줬다. 가격은 일방적으로 내려가 상당수 업체가 이익을 거두기 어려울 정도다.

  중국을 원망만하기 보다는 우리 탓이라는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로부터 진정한 경쟁력 강화의 수순을 밟아야 한다. 그래야 정부와 국민도 철강금속 산업을 재인식하고 도와줄 마음이 생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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