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수입규제 대응 부족 인정…앞으로는 다를 것" 강조
"신성장동력 사업화에 아웃소싱 적극 검토"
"최순실 게이트 연루, 전혀 사실 아냐"…안종범 수석 임원인사 개입은 인정해
연임에 성공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앞으로 재임기간 동안 포스코의 새로운 향후 50년 도약을 준비하는 데 모든 역점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권 회장은 10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연임 소감을 피력하며 2기 경영목표와 통상이슈, 최순실게이트 연루설 등 주요 이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 연임을 축하한다. 향후 3년 후 포스코는 어떤 기업으로 성장할 것인지 청사진을 제시해달라.
3년 전 처음 선임 당시만큼 기대도 크고 막중한 임무에 걱정도 앞선다. 지난 3년동안은 본업인 철강사업의 경쟁력을 높여 캐시카우를 확보하는 시간이었다. 특히 월드프리미엄제품 개발과 판매를 늘리고, 고객의 솔루션 니즈에 다양한 솔루션마케팅을 통해 풀어가면서 철강사업의 지속가능경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확인을 바탕으로 이제는 미래를 위한 신성장 동력을 만드는 데 힘쓰겠다.
포스코가 가장 잘하는 분야가 소재분야이고, 에너지를 가장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에너지 관련사업을 잘 키우자는 것이 목표다. 그동안에는 포스코 자체 기술을 바탕으로 신성장 사업을 키워가는 방법론을 고수했는데, 앞으로는 아웃소싱을 해서 사업화 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보는 눈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자주 언급하는데,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뒤떨어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제조업에게는 생소한 분야일 수 있는데, 지멘스, GE 가서 보니 제조업의 스마트화가 임박했다고 확인할 수 있었다. 포스코는 제철소를 스마트팩토리, 계열사사업에서는 스마트빌딩, 스마트에너지 등으로 역량을 키워나갈 것이다. 기존의 제조업에서 새로운 방법론을 접목하면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겠지만 관심갖고 지켜봐 달라.
- 해외 철강사업 미진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개선할 수 있나?
그동안 부진했던 해외 투자사업이 지난해에는 2천억원 이상의 흑자를 달성했다. 1년 전에 비해 6천억원 이상 수익성이 개선된 것인데, 당기순이익은 아직 적자상태다. 이는 환율리스크, 금융비용, 초기 사업이 많은 점 등이 작용했다. 영업이익 흑자로 돌아선 것은 분명 좋은 징조라고 본다. 앞으로도 해외 철강사업 수익성 개선하기 위해 경쟁력 강화에 매진하고 재무구조 안정화 시키겠다. 해외에서도 고급제품으로 승부를 내서 월드프리미엄 제품이 많이 팔리도록 하겠다.
그동안 해외법인들이 포스코에서만 소재를 갖다 쓰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현지 조달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주문하고 있다. 해외법인 차입금, 결제대금도 현지 통화를 많이 사용해 외화손실도 최소화 할 것이다. 몇몇 해외법인의 자본투자가 초기에 적어서 재무적으로 불안정한 곳도 있었는데, 증자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여 차입금을 축소할 수 있도록 하겠다.
해외법인 중에서 인도네시아 PTKP가 가장 큰 문제여서 2015년 3천억원, 지난해 1천억원 정도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는 반드시 손익분기 되도록 하겠다.
- 철강 수입규제가 늘면서 수출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데, 어떻게 대응하나?
미국에 합작 냉연회사인 UPI에서 포스코에서 열연강판을 소재로 사갔는데, 지난해 60%가 넘는 상계관세가 부과돼 결국 수출이 중단됐다. 냉연과 도금제품도 수입관세를 크게 맞았고 오는 29일에는 후판 최종판정도 남아 있다.
이러한 통상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다. 수시로 정부와 접촉해 긴밀한 보조를 맞추고 있다. 연례재심에 만전을 기하면서 관세율 경감에 노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WTO 제소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정부에서는 좀더 기다려달라고 해서 협의를 진행 중이다. 그래서 오는 29일 후판 최종판정이 시금석이 될 것이다. 후판에도 수입관세가 높게 부과되면 만사를 제쳐두고 제소해야 할 것이다.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것은 고급제품으로 승부하는 것이다. 남들이 생산하지 못하는 제품을 생산하면 판매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 판매지역도 다변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해 고율의 CVD를 맞고 나서 그동안 통상문제에 대한 내부 대비가 부족했다고 느꼈다. 앞으로 통상전문가를 장기적으로 양성해야 하고, 능동적인 대응을 위해 글로벌 컨설팅사와의 협업도 현재 진행 중이다. 워싱턴에 통상사무소를 만들고 있는데 주재원을 파견해 현지에서 우선적으로 적극 대응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론 상대 철강사의 사정을 잘 알고 관계를 좀더 돈독히 하여 사전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필요하면 자본제휴도 해서 공동사업을 만드는 등 좀더 적극적으로 대응토록 하겠다.
- 스마트 인더스트리와 관련해 구체적 로드맵 있나?
현재 당장 새로운 사업이 있을 때 동원할 수 있는 자금여력이 10조원 정도 된다. 문제는 아이디어이고 신성장 사업 아이템이 우리에게서 나와야 하는데, 아직은 부족하다. 자체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만드는 데에도 한계가 있어서 O&C(Open & Colaboration)를 통해 사업화 아이템, 아이디어를 아웃소싱 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스마트인더스트리와 관련해 최근 GE를 방문하면서 포스코가 개발한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과 GE 프레딕트와 호환 여부를 확인하자고 제안했다. 지멘스와도 플랫폼 호환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 헌재 탄핵 심판에서 포스코도 거론됐는데, 이 부분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지난해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다 소명됐다고 생각한다. 스포츠단 창단과 관련해 안종범 수석에게 부탁을 받은 것은 맞지만, 국가와 스포츠 육성 차원에서 협력키로 했었는데 최소한으로 하는 것으로 하여 펜싱팀을 창단키로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더 이상 추진되지 않아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최순실과 관련한 소문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저와의 관계를 찾을 수 없으니 아내가 연루된 것으로 나왔는데, 이 역시 전혀 사실과 다르다. 허위 보도한 주간지 기자를 허위사실 유포로 고소했는데,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다시 나오지 않도록 강력히 대응하겠다.
임원인사와 관련해 안종범 수석이 여러모로 관여한 것은 부정하지 않지만,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계열사 임원 일부가 있었지만 본사 임원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