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주물 김정태 대표이사 “최저임금, 전기요금이 최대 난제”

영진주물 김정태 대표이사 “최저임금, 전기요금이 최대 난제”

  • 뿌리뉴스
  • 승인 2017.08.17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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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엄재성 jseo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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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산업 발전 위한 실질적 대책 필요”

 지난해 조선산업이 최악의 수주절벽을 맞이하고, 올 들어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해 자동차산업까지 어려워지면서 국내 주물업계는 직격탄을 맞고 있다.

 가뜩이나 전방산업의 불황으로 인해 수요가 위축된데다 새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전기요금과 최저임금까지 대폭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물업계는 최악의 상황이 됐다.

 이 때문에 지난 7월 중에 생산 중단을 검토하기도 했다. 다행히 최근 수요업체들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최악의 사태는 피했지만 주물업계의 경영난은 ‘현재 진행 중’이다.

 새 정부는 중소기업 위주의 성장을 표방하면서 그동안의 성장정책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주물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 영진주물 김정태 대표이사. (사진=뿌리뉴스)

 이와 관련하여 대구경북주물사업조합 이사장인 영진주물 김정태 대표이사는 “새 정부의 중소기업 위주 성장에는 기대가 크지만 실제 내놓은 정책만 보면 우려가 매우 크다”며 “뿌리업계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정태 이사장은 뿌리뉴스와의 만남에서 주물업계가 처한 현 상황에 대해 가감없이 털어놓았다.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하여 김정태 이사장은 “주물업계 CEO들도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을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지금 주물업계의 상황이 임금을 크게 올려줄 수 있는 상항이 아닙니다”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정태 이사장에 따르면 정부가 최저임금이 일부 서비스업종에서만 문제가 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지방의 중소기업들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 인력난으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업체가 많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외국인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려줘야 합니다. 그런데 외국인 노동자들은 한국인 노동자들보다 생산성이 떨어져요. 당연히 한국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인상이 되면 자신들의 임금도 인상해 줄 것을 요구합니다. 가뜩이나 납품단가 문제로 힘든 상황인데 인건비만 증가하면 주물업체들이 더 이상 버티기 힘들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탈원전정책을 실행하게 되면 전기요금이 인상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주물업계의 경우 원가의 15~20%가 전기요금인데 탈원전정책은 중국의 저가공세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주물업계의 경영난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이사장에 따르면 일본의 주물업계는 우리보다 2배 이상인 전기요금을 버티지 못해 상당수 업체들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한 바 있다.

 그러나 해외생산의 경우 여러 변수가 많아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산업기반이 와해될 지경에 이르는 것을 우려한 일본 정부가 대책을 마련했으며, 현재는 주물업체를 비롯한 뿌리기업들의 경우 타 산업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요금을 적용받고 있다.

 김정태 이사장이 위기에 처한 국내 주물산업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은 인재 양성이다.

 그는 “우리 아들이 지금 30대 중반인데 힘들다고 해서 회사를 물려받는 것에 대해 부담을 많이 토로해요. 우리회사 뿐만이 아니라 대다수 주물업체들은 후계 승계에서도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선대 회장들이 워낙 고생하는 것을 봐서 그런지 2세들은 사업을 물려받기 싫어하는 경우가 많지요. 회사의 오너들이 이런 상황인데 직원들은 오죽하겠습니까? 최근에는 외국인 노동자들마저 뿌리기업이라면 기피하는 상황이에요. 이제 인력을 구하는 것도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정부에서 전력효율시설 지원과 인력 지원을 비롯해 뿌리기업을 위한 여러 지원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새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등의 정책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기업들이 감내할 수 있는 지원책도 같이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정부에서는 서비스업종의 경우 임대차보호법 개정이나 카드 수수료 인하를 통해 최저임금 인상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제조업의 경우 최저임금이 문제가 없다고 인식하지만 현장에서는 위기감을 크게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 주었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주물업계 스스로 국가 경제를 묵묵히 지탱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자구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생을 주물업계에 헌신해 온 김정태 이사장은 “오늘 우리가 대가야제국의 전통주물을 상징하는 ‘주물래들’ 조형물을 설치한 것은 우리민족의 철기문명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길 바라는 마음에서였어요. 우리민족은 예로부터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우수한 철기문명을 보유했던 나라입니다. 후세인 우리들이 선조들이 이룩한 우수한 주물기술을 더욱 발전시켜서 세계를 주름잡는 제조업 강국으로 만드는 것이 제 소망입니다”라며 주물업계를 이끌어 온 수장으로서의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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