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사태가 일어난 지 1년이 지났다. 글로벌 해운업계 상황은 어떨까? 글로벌 해운업체들은 현재 '대형화'에 몰두하고 있다. 초대형 선박도 지속적으로 발주하고 있으며 수요 증가로 업황도 점차 나아지고 있다.
16일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아시아 최대 컨테이너 운송회사인 중국의 코스코쉬핑홀딩스(중국원양운수)는 경쟁사인 오리엔트오버시즈인터내셔널(OOIL) 7조원에 인수한다고 밝히면서 세계 3위 선사로 올라섰다. 뿐만아니라 코스코는 2만1000TEU급 6척과 1만3500TEU급 8척을 발주했다.
AP몰러-머스크의 경우, 독일 경쟁사 인수에 나섰다. 머스크는 애플의 아이패드 1억8000만대를 실어 나를 수 있는 수 있는 선박을 포함해 대형 선단을 보유하고 있다.
프랑스 해운분석기관인 알파라이너 조사에 따르면 16일 기준 전 세계 컨테이너 선복량은 2110만TEU 5992척을 기록했다. 전 세계 컨테이너 선복량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줄을 잇는 초대형컨테이너선 인도가 꾸준히 진행되면서 선복량은 증가하고 있다.
특히 대형 컨테이너 운송회사 상위 5곳은 글로벌 시장의 60%를 장악하고 있다. 아시아에서 출발하는 주요 노선에 대한 운임률을 추적하는 지수가 1년 전보다 22% 급등하는 등 운임 상승세도 강하다.
블룸버그통신은 작년 8월 한진해운의 파산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과 비교하며 "한진해운의 파산 이후 컨테이너 운송 사업에서 고등급선호(flight to quality) 현상이 눈에 띄게 늘어나는 등 시장이 대형 선박을 가진 업체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작년 해운업계가 손실을 기록한 데 반해 올해는 업계 상황이 호전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수요 증가에서 찾을 수 있다. 머스크는 1분기 말로 접어들면서 수요가 증가했다고 밝혔고 제퍼리스그룹의 애널리스트 앤드류 리 역시 "글로벌 해운업계 수요 증가가 2017~2019년 공급 증가를 앞지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해운업계도 채비를 갖추고 있다. 최근 현대상선은 최근 선박 발주와 해외 터미널 투자를 비롯해 경쟁력 확보를 위한 각종 신규 투자 결정을 총괄할 투자기획팀을 신설했다. 지난 2015년 해운 경기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선박 발주 등의 투자 업무 부서를 경영전략팀에 흡수시킨 지 2년 만이다. 유창근 현대상선 사장은 역시 현 46만(임대 선박 제외 시 34만)TEU 규모인 선복량을 100만TEU까지 늘려 글로벌 선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