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사업부 임희원 대리에게는 업무시간이 없다. 담당지역이 시차도 크고 휴일도 다르다 보니 퇴근 후나 주말에 업무 연락이 올 때가 종종 있어 그는 업무시간을 특정하지 않는다.
지난 해엔 중동과 서남아 지역을 맡다 보니, 진정한 휴일은 단 하루도 없었다고 한다. 이란은 목/금,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는 금/토에 쉬다 보니 주말에도, 늦은 밤에도 업무 연락이 계속 됐다. 스스로를 워커홀릭이라 부르는 임 대리는 재깍재깍 요청에 대응해야 마음이 편해서, 새벽 늦게까지 야근하기 일쑤였다며 웃었다.
임 대리는 이에 대해“밤 11시에 메일이 오면 읽을 수도 있고 안 읽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침에 메일을 읽으면, 시차 때문에 오후까지 기다려야 답변을 받을 수 있다. 결국 처리 시간이 하루 더 지연되는 것이다. 간단하게라도 빨리 회신을 하면 상대방의 문의나 요청을 담당자가 인지하고, 신경을 쓴다는 느낌을 줘서 영업의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출장을 다니며 직접 고객사를 만나 서류의 빈 곳을 채워나가는 지금의 업무가 무척이나 힘이 된다고 했다. 임 대리가 중국을 담당하던 시절, 직전 4~5년간 한국산 철강이 중국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 있었다고 한다. 공급선 담당자와 매달 출장을 가면서 공을 들인 결과 결국 중국 최대 국영조선소에 철강을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해당 조선소 산하의 모든 조선소를 삼성물산의 라인업으로 갖고 오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임 대리는 자신만의 영업 페이스가 있다.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는 '네' 하고 빨리 처리해주지만 불가능한 부분은 ‘안 된다’고 확실히 이야기한다. 당장에는 기분이 상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임희원 대리는 절대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게 됐다.
고객들 대부분이 가장 중시하는 부분은 역시 가격이라는 임 대리는 "나라나 지역 특성에 따라 가격 결정과 구매 과정이 다르다"며 "한두 번 이야기 후 제시한 가격에 바로 승낙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수십 번의 가격 협상을 거치는 곳도 있다"고 경험을 통해 말했다. 이에 대처하는 임 대리의 방식은 바로 엑셀 파일에 각 고객사의 요청과 답변을 모두 정리하는 것이다.
임 대리는“어떤 것을 문의했고 가격을 어떻게 협상했는지 일자별로 모두 정리한다"며 이 방식은 "고객사마다 얼마나 타이트하게 협상하는지, 수량 변경이나 가격 인하를 얼마나 많이 요청하는지 등의 특성을 파악하기가 쉽다"고 말했다.
현재 임 대리의 업무 목표는 본인 이후 누가 담당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된 시장을 물려주고 내년에 해외파견을 떠나는 것이라고 한다. 사실 10년 후에 이루고 싶은 목표도 지금과 비슷하다는 임 대리는 해외 어딘가에서 현지인들과 사업 개발을 하거나 본사 후배들이 마음껏 영업할 수 있도록 뒤에서 격려하고 지원하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