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조선 분야는 실적 하락, 중장비·기계 등은 상승
최저임금·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우려 증가...“뿌리산업에 대한 지원대책도 마련해야”
고령군 일반산업단지에 속한 주물업체들이 상반기 지난해와 비슷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는 수주절벽이 지속된 조선 분야와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한 피해가 큰 자동차 분야의 실적은 전반적으로 악화된 반면, 건설기계를 비롯한 중장비와 산업기계 분야의 매출은 증가했다.
현지 주물업계 관계자들은 당장 수요가 늘어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새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과 탈원전정책에 대한 근심이 컸다.
자동차 주물업체인 A사 대표는 “지금이 호황기라면 최저임금 인상이나 전기요금 인상이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현재는 수요산업을 비롯해 업황 자체가 좋지 않다”며 “정부가 뿌리산업 지원책을 마련하여 주물업계의 어려움을 덜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고령군 주물단지의 경우 다른 지방공단 소재 중소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외국인 노동자의 비중이 큰 편이다. 일도 힘들지만 대도시를 선호하는 구직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기계용 주물업체 관리이사는 “내국인만 고용 중인 대도시의 업체들은 최저임금 문제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보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데 그런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내국인 노동자 고용이 수월하니 그렇겠지요. 하지만 지방의 공단에서는 내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이 쉽지가 않아요. 그래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건비가 급격히 늘어나는데다,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내국인 노동자들의 임금도 올려줘야 하기 때문에 주물업계의 걱정이 큽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최저임금 문제를 일부 서비스업종의 문제로 보는 것 같아요. 제조업체들은 이미 충분히 주고 있어서 문제가 없다고 보는 것이지요. 하지만 내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기 어려운 업체들, 특히 뿌리업계에서는 최저임금 문제가 중요한 문제일 수 밖에 없습니다. 언론에서도 이런 점을 잘 알려주셨으면 해요”라며 인력난과 최저임금 문제로 인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대구경북주물사업협동조합의 수장으로 고령군 주물업계를 이끌고 있는 김정태 이사장(현 영진주물 대표)은 “정부에서 이야기하는 최저임금 인상 등의 정책취지를 반대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지금 주물업계를 비롯해 중소기업들이 어려운 상황이니 충분한 지급여력을 갖출 수 있도록 납품단가 현실화를 위한 원가연동제 개선, 뿌리기업에 대한 에너지효율설비 지원과 같은 대책이 같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봅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