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베테랑의 자신감
열아홉 청년에서 마흔아홉 장년으로 강산이 세 번 바뀌는 세월동안 한 직장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세아창원특수강 2제강팀 한정철 주임이다.
어린 나이에 입사한 그에게 당시 4~50대 선배들은 그야말로 '동네 큰 어르신'처럼 여겨졌다. 이제 한정철 주임은 그 당시 선배들의 나이가 됐다.
한 주임은 "되도록 요즘 젊은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려고 한다"면서 "같이 볼링이나 당구도 치고, 대화도 많이 나눈다"고 말했다.
제1제강공장 15톤 정련파트에 배속돼 일하던 그는 입사 2년 후, 군대에 입대했다. 그리고 군 복무를 마친 후 다시 삼미특수강(현 세아창원특수강)으로 복귀했다.
한 주임은 "30년을 한 회사에서 장기근속 할 수 있었던 이유도, 그때 다시 회사로 복귀했던 이유와 같다"면서 "회사가 지속 성장이 가능한 기업이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당시부터 우리 회사는 국내 특수강 소재 산업분야에서 선두 기업이었다"고 강조했다.
이후 그는 2제강 정련 설비 담당을 거쳐, 2006년에는 스테인리스 생산 설비의 시운전 팀원으로 근무했다. 한 주임은 첫 번째 스테인리스 제품이 출강하던 순간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한 주임은 "설비를 들여놓고 수차례 테스트를 거치며, 작업표준 등 각종 조업 패턴을 수립하는 일은 고된 과정이었다"면서 "하지만 첫 제품의 출강을 보자 그간의 고생이 한 순간에 잊혀졌다"고 회상했다.
당시 조업 패턴 수립 등을 통해 회사 정상화에 기여한 그는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 제강주임으로 발탁됐다. 2014년부터 한 주임은 소형생산담당 2제강팀에서 기술주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조업 스케줄을 관리하고, 작업자들의 불편 사항을 수렴해 개선하며, 현장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돌보는 등 공장의 안전과 환경을 책임지는 일이 그의 업무다.
엄마와 같은 존재인 '기술주임'직을 맡고 있다는 한 주임은 "조언이나 충고가 잔소리로 여겨지지 않도록 조심한다"면서 "젊은 직원들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그치지 않고 응원하는 것이 선배의 역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