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재 가격 상승분 반영 절실해
최근 1년간 부자재 값 5배 상승…원가부담 크게 늘어
스크랩을 비롯한 원부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기로 제강사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부자재 가격이 지난해 초 대비 약 5배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는 제강사의 상반기 경영실적을 통해 확연하게 드러났다. 실 예로 동국제강의 올해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6%, 56.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사실상 절반 수준으로 내려앉은 것이다.
대한제강과 한국철강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대한제강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적자전환, 한국철강은 54.3% 감소를 기록했다. 제강사들은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가파르게 상승한 부자재 가격이 제품 가격에 반영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기로 제강사의 원료인 스크랩 가격이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부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전극봉 가격이 급등했으며 이 밖에도 바나듐 등 합금철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한국철강협회에 자료에 따르면 전극봉의 평균 수입단가는 지난해 1월 톤당 2,391달러 수준으로 집계됐으나 올해 9월 톤당 11,835달러를 기록해 약 5배 상승했다.
바나듐 가격 역시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바나듐 가격은 지난해 초 파운드당 5.17달러를 기록했으나 최근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해 9월말 24.3달러로 집계돼 약 5배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제강사의 영업이익률은 모두 감소하거나 적자로 전환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상반기 기준 동국제강 영업이익률은 1.25%로 전년 동기 대비 1.47% 감소했으며, 한국철강은 3.58%로 전년 동기 대비 4.58% 감소, 대한제강은 적자로 전환했다.
이는 전극봉 및 바나듐과 같은 부자재 가격이 지난해부터 급등했음에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것이 영향을 크게 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철근, H형강 등 봉형강 제품을 생산하는 제강사에게 원부자재 가격 등락은 민감한 사안이다.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며 수익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현재 제강사와 건설자재직협의회와의 4분기 철근 가격 협상에서 스크랩 가격은 반영되고 있으나, 부자재는 반영되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제강사들은 최근 급등하고 있는 부자재도 제조원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제품 가격에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으로도 부자재 가격 인상분을 제강사가 온전히 떠안는다면 제강사의 적자 전환은 불가피하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급등한 부자재 가격은 더 이상 제강사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급등한 부자재 가격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다"고 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