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보호시스템 미흡, 운영환경관리 미흡 등 4가지 사고원인 확인
1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 위원회가 실시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사고 원인조사결과를 공개하고 ESS 화재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종합안전강화대책 및 ESS 산업생태계 경쟁력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지난해 5월부터 집중적으로 화재가 발생함에 따라 국민안전을최우선 목표로 현장실태조사, 정밀안전진단, 안전관리자교육 등 다각적인 대응조치를 취하고 12월 27일 조사위를 설치하고 5개월 여 동안 조사활동을 실시했다.
조사위가 분석한 화재사고는 전체 23건 중 14건은 충전완료 후 대기중에 발생했고 6건은 충방전 과정에서 화재가 났다. 또 설치·시공중에도 3건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원인은 ▲전기적 충격에 대한 배터리 보호시스템 미흡 ▲운영환경 관리 미흡 ▲설치 부주의 ▲ESS 통합제어·보호체계 미흡 등 4가지 요인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일부 배터리 셀에서 제조상 결함을 발견했지만 이러한 결함을 모사한 실증에서 화재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다만, 조사위는 제조결함이 있는 배터리가 가혹한 조건에서 장기간 사용되면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조사위가 발표한 화재원인을 토대로 ESS 제조·설치·운영 단계의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소방기준 신설을 통해 화재대응 능력을 제고하는 종합적인 안전강화 대책을 시행키로 했다.
▲제품 및 시스템 차원의 안전관리를 강화한다. ESS용 대용량 배터리 및 전력변환장치(PCS)를 안전관리 의무대상으로 해 ESS 주요 구성품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키로 했다. 올해 8월부터 배터리 셀은 안전인증을 통해 생산공정상의 셀 결함발생 등을 예방하고 배터리 시스템은 안전확인 품목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또한 PCS는 금년말까지 안전확인 용량범위를 현행 100kW에서 1MW로 높이고 2021년까지 2MW로 확대키로 했다.
▲옥외 전용건물 설치 유도 및 안전장치 의무화 등 설치 조건도 강화한다. ESS 설치기준을 개정해 옥내설치의 경우 용량을 총 600kWh로 제한하고 옥외에 설치하는 경우에는 별도 전용건물 내 설치토록 규정해 안전성을 제고한다.
또 누전차단장치, 과전압보호장치, 과전류보호장치 등 전기적 충격에 대한 보호장치 설치를 의무화하고 배터리 만충 후 추가충전을 금지하고 배터리실 온도·습도 및 분진 관리는 제조자가 권장하는 범위 내에서 관리되도록 기준을 설정할 계획이다.
모티터링도 강화된다. 이상징후(과전압·과전류, 누전, 온도상승 등)가 탐지될 경우 관리자에게 통보하고 비상정지되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했다. 또 사고시 원활한 원인규명을 위해 배터리 상태(전압, 전류, 온도 등) 등 ESS 운전기록을 안전한 곳에 별도 보관토록 의무화된다.
▲점검 강화를 통한 운영·관리 단계 안전성도 제고한다. 정기점검주기를 단축(4년 → 1∼2년)하고 전기안전공사와 관련업체가 공동점검을 실시해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 안전과 관련된 설비의 임의 개조·교체에 대한 특별 점검을 수시 실시하고 미신고 공사에 대해 처벌하는 규정도 마련한다.
▲화재대응 능력 강화를 위한 기준을 마련하는 등 소방기준도 강화한다. ESS를 특정소방대상물로 지정(소방시설법 시행령 개정)해 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ESS에 특화된 화재안전기준을 올해 9월까지 제정할 방침이다. 또 소화약제의 최적 활용방안 마련, ESS 화재에 특화된 표준작전절차(SOP) 제정(하반기)을 통해 화재시 조기 진압이 가능하도록 소방대응능력도 강화한다.
기존 사업장의 안전조치 및 재가동을 위해 모든 사업장에 대해서는 전기적 보호장치, 비상정지 장치를 설치토록 하고 각 사업장에서 배터리 만충 후 추가충전 금지, 온도‧습도‧먼지 등 운영환경이 엄격하게 관리되도록 할 계획이다.
도 가동중단 사업장 중 옥내 설치된 시설에 대해서는 공통 안전조치 외에 방화벽 설치, 이격거리 확보 등 추가 조치를 적용한 이후 재가동토록 조치할 예정이다. 가동중단 사업장 중 소방청이 인명피해 우려가 높다고 판단한 ESS시설에 대해서는 국민안전 확보를 위해 소방특별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할 경우 옥외이설 등 안전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공통안전조치는 각 사업장 ESS 설비의 안전강화를 위한 것이므로 소유자·업계가 비용을 부담하되 이미 업계가 자체적으로 조치 중이고 방화벽 설치 등 추가안전조치는 옥내 설치된 ESS설비의 화재발생시 인명피해 방지를 위한 것으로 정부가 비용의 일부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소방특별조사에 따른 후속 비용은 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되므로, 향후 업계와 비용분담 방안을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철저한 안전관리에 기반한 ESS 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도 추진된다. ESS는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보완, 전력소비 효율화 등을 위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세계 각국에서도 미래 신성장 산업으로 적극 육성하는 분야로 그동안 우리 ESS 산업은 동 분야 성장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산업부는 그러나 이번 화재사태로 양적 성장에 치우쳤던 우리 ESS 산업을 되돌아보게 된 계기가 된 만큼 이번 ESS의 안전제도 강화 조치를 기반으로 우리 ESS 산업 생태계의 질적 성장을 위해 분야별 경쟁력 강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ESS 핵심 구성품인 배터리 분야에는 화재 위험성이 적고 효율이 높은 차세대 배터리 개발 및 조기 상용화를 지원하고, PCS는 신뢰성 및 안전성 강화기능 향상을 위한 기술개발을 지원한다.
또한 ESS 생태계 전분야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가칭)ESS 협회 설립을 추진해 업계 소통과 협업 수준을 대폭 제고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미래 신산업으로서 우리 ESS 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금번 화재사태로 위축된 성장활력 회복이 필요한 만큼 단기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향후 유망분야에서 새로운 수요 창출을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