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난 해결은 근무 여건 조성이 우선이다

구인난 해결은 근무 여건 조성이 우선이다

  • 컬럼(기고)
  • 승인 2019.10.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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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황병성 bshwang@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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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처럼 어려워졌다. 중소기업 3곳 중 2곳은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고 호소한다. 한쪽에는 일자리가 없다고 하고, 한쪽에는 사람 구하기 어렵다고 한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후자는 우리 업계의 최대 걱정거리이기도 하다.

잡코리아가 최근 직원 수 300명 미만 중소기업 526곳을 대상으로 고용실태 설문조사를 했다. 응답 기업 66.9%가 “적시에 직원을 채용하지 못해 인력 부족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 중 생산·현장직이 34.7%로 가장 많았으며 영업(20.2%), 판매·서비스(17.6%), 연구개발(13.9%), IT·정보통신(12.2%) 등이 뒤를 이었다고 한다.

구인과 구직난에 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나름 이유가 있다. 구인자들은 인력수급 어려움을 ‘구직자의 높은 눈높이’를 원인으로 꼽았다. 반면 구직자들이 중소기업을 피하는 이유를‘복지제도 불만족’과  ‘불편한 근무환경’이라고 했다. 직장인에 돈이 최고 조건이 되던 시대는 지났다. 복지와 근무환경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것은 설문에서도 잘 나타난다. 이것을 개선하지 않으면 구인난 해소는 요원함을 확인해 준다.

젊은이들의 높은 눈높이만을 탓할 수 없다. 취업이 급하다고 마음에도 없는 직장에 들어간다면 그 또한 큰 고통이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겪지 않으려고 청년들은 다양한 스펙을 쌓고, 자신이 희망하는 직장을 구하고자 노력한다. 그들이 안착하는 곳이 대기업이라면 좋겠지만 이것도 여의치 않다. 결국 중소기업을 찾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근무 여건이 되지 않으니 직장을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특히 우리 철강금속 업종은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직종은 아닌 것 같다. 이유는 복지제도 미비와 근무환경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업체들의 생산 현장을 가보면 근무환경이 열악한 곳이 많다. 제품은 잘 정돈되지 않고, 무질서한 설비 배치는 근로자의 안전을 위협한다. 사무실도 쾌적한 환경이 우선인데 그렇지 못하다. 퇴근 시간도 잘 지켜지지 않는다. 복지는 남의 일인 것처럼 일반화되어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물론 모든 업체가 그렇지 않다. 하지만 상당수 업체는 이러한 근무환경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취업자들의 눈높이만 탓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들은 이미 다양한 학습을 통해 자신이 몸담을 직장의 근무환경이 어떠해야 하는지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그들을 채용하려면 그들의 마음을 충족시킬 수 있는 근무 여건부터 조성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구인난은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과제가 될 것이다.

다행히 직원을 채용했다고 하더라도 그들을 잡아 놓는 것도 어렵다. 잡코리아가 중소기업 인사담당자에게 최근 1년 내 채용했던 신입사원 가운데 퇴사한 직원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74.5%가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신입사원 조기 퇴사시기에 대해서는 입사 후 3개월 이내라는 응답이 63.5%로 가장 많았다. 입사 후 3~6개월 이내는 29.8%이고, 입사 후 6개월~1년 이내는 6.6% 순으로 나타났다.

퇴사 이유는 앞에서의 언급처럼 근무 여건과 복지제도가 원인이 아닐까 생각한다. 대기업들은 지금 전망 좋은 임원실을 빼 공용 휴식 공간을 조성하는 등 직원을 위한 사무실 리모델링 붐이 일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사무 공간 혁신은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를 높이고 생산성을 향상하는 데 목적이 있다. 중소기업이라고 해서 못하라는 법이 없다. 발상의 전환이 결국 혁신을 불러오고 직원의 만족도를 높이고, 직장의 충성도를 높인다.

상명하복의 ‘꼰대’ 문화는 더는 직장 문화가 될 수 없다. 이제는 칼퇴근과 꿈을 찾겠다며 과감히 사표를 던지는 1990년대 생 사원이 입사하는 시대다. 높은 연봉과 승진보다는 개인의 성장에 더 관심을 두는 세대 트렌드에 맞춘 근무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이것이 미비하다면 사람 구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기업은 이제 매출 확대와 이익을 내기 위한 고민도 중요하지만, 젊은 구성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근무 여건 조성이 더욱더 시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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