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공판 제작, 용접이 가능한 KS D 3515 사용해야
강구조학회, 복공판 제작을 위한 지침 내놔…강제성은 없지만, 안전 논란 불식시킬 것

지하철과 같은 공사를 진행할 때 임시적으로 도로의 역할을 하는 복공판의 안전성에 대해 말이 많다. 특히 공사에 실제 납품되는 제품들이 피로도 시험을 포함해 안전성을 확보한 제품인지 확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편집자 주>

■ 복공판 제작, KS D 3515 사용해야

관련업계에 따르면 광주 도시철도 2호선의 공사가 지난 10월부터 본격화됐다. 해당 사업의 경우 총 사업비가 2조 1,761억원에 이르는 대형공사다. 규모는 41.84㎞이며, 1단계 구간은 시청~상무역~월드컵경기장~광주역까지 이어지는 17㎞ 구간이다. 

2단계 구간과 3단계 구간은 각각 20km와 4.84km 구간이 예정돼 있다. 결국 약 42km 구간에 걸쳐 800억원이 넘는 복공판 관련 예산이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중순 호남지역 복공판 업계에 따르면,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건설공사 설계도에 제시된 복공판은 KS D 3503(일반구조용 압연강재: SS분류)이다. 

해당 제품은 용접이 불가능하며 복공판의 소재로 사용할 수 없는 제품이다. 현재 설계 기준과 표준시방서에 따르면 KS D3515(용접구조용 압연강재: SM분류)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설계도에 제시된 제품이 SS 강재라면 용접에 대한 비파괴 검사가 진행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며 “파단의 위험성이 높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더욱이 복공판 업계는 도시철도공사 본부가 일부 업체를 밀어주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밀어주기가 의심되는 곳은 2018년에 설립된 협동조합으로 국내에서 납품을 진행한 적 없는 업체다”며 “안전성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해당 업체의 제품이 지하철 공사에서 사용하는 제품이 아닌 교량에서 사용되는 제품인 것으로 알려져 업계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검증된 복공판 사용이 필수적”이라며 “철판으로 만든 복공판의 경우 강성과 용접이 부분이 약할 수밖에 없으며, ㄷ형강으로 만든 복공판은 하중시험을 통과했을지라도 피로도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은 제품을 사용함으로,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강구조학회, 복공판 제작을 위한 지침 내놔…강제성은 없지만, 안전 논란 불식시킬 것

한국강구조학회(회장 신경재)는 복공판의 제작과 사용 등에 관한 지침을 만든 바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강구조학회는 지난 7월 ‘무늬 H형강 복공판 제작 및 유지관리지침’을 제정했다. 해당 지침을 통해 강구조학회는 향후 국내에서 사용되는 복공판의 안정성은 물론 사용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파악됐다. 

‘무늬 H형강 복공판 제작 및 유지관리지침’에 따르면 향후 복공판 제작에 사용되는 재료는 국내 KS 규격 제품으로 제한한다. 특히 지침은 복공판에 사용되는 무늬 H형강의 적용은 KS D 3502(열간압연형강의 모양·치수·무게 및 그 허용차)에 의하여 KS D 3515에 제한하고 있다. 또한 차륜과 접촉하는 무늬 H형강 표면의 요철 깊이를 미끄럼 방지를 위해 2㎜ 이상으로 규정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한국강구조학회에서 내놓은 ‘무늬H형강 복공판 제작 및 유지관리지침’은 법적인 강제성을 갖고 있지는 않다”며 “그럼에도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지침이니 만큼 해당 지침을 복공판 제작에 적용한다면 복공판과 관련된 안전 논란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