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스크랩 유통업체에 대한 세무당국의 부당과세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과거에도 국세청의 무분별한 ‘업체 때리기’가 문제가 되었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불법행위 의혹이 아닌 과거 무혐의 처분을 받았던 것을 다시 문제 삼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일부 지방국세청 조사과 담당자가 바뀌면서 무리수를 던지고 있어 세무행정의 공정성에 의문이 든다.
동을 비롯한 금속 스크랩 자원들은 철거과정 또는 부산물의 형태로 발생하기 때문에 발생 및 수집단계에서는 세금계산서, 영수증 등의 거래증빙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거래되는 일이 빈번하다. 가령 각 동네에서 리어카를 끌면서 고철을 수집하는 어르신들에게서 스크랩 수집상들이 세금계산서 발급을 요청할 수 없는 점이 그러하다. 업계에서는 국내 발생량의 60%정도가 이러한 방식으로 추산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집 스크랩에 대해 공급자의 인적사항과 확인이 있는 거래증빙을 매입자료로 대체할 수 있도록 재활용폐자원 의제매입세액공제제도가 있지만 고물 수집 어르신들과 같이 개인정보 수집에 어려움이 있고 1인당 공제한도와 공제비율의 축소 등 실제로 적용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렇듯 현실과 세법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며 이로 인해 부당하게 이득을 취해온 ‘폭탄업체’들이 존재했다. 이들은 세금계산서 없이 구매하지만 이후 매출과정에서는 현행 부가세 매입자납부제도에 따라 매입업체에서 10%의 부가세를 현금으로 선취한 후 1년 이내 폐업을 하기 때문에 부과세 자체가 이들 손에 쥐어진 채 사라졌다.특히 동스크랩은 물동량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단가가 매우 높은데, 매출 즉시 세액을 포함한 물품대금이 대부분 현금으로 거래되고 있어 회전율과 환금성이 높아 폭탄업체들의 좋은 먹잇감이 되고 있다.
최근 세무조사를 받은 대상 A업체 대표는 “이미 과거에 조세심판원 판정을 받았던 내용조차 불법 행위로 단정하고 세무조사를 당했다”면서 “국세청 조사과 담당자가 바뀌면서 당시 증빙자료도 무턱대고 부정한 것으로 치부하면서 징벌과세를 매기려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세무당국의 무리한 세무조사와 과세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세무행정이 담당자의 입맛에 따라 움직인다면 공정하고 적법한 행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또한 지난 2012년에 활발하게 진행됐던 제도 보완 노력이 아무런 결실도 없었던 점도 지적해야 한다. 당시 증빙이 어려운 원천 수집 스크랩 매입을 원가로 인정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에서도 제도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그 이후로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