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조선업 최초 ‘두께 75mm 후물도 가공’
저숙력자도 균일 조선용 철판 가공 가능해져
대우조선해양(대표 이성근)이 전 세계 조선업 최초로 열간가공(熱間加工) 작업에 인공지능 로봇 시스템을 적용했다. 회사는 두꺼운 후판 제품까지도 신속한 균일 가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일, 대우조선해양(대표이사 이성근)은 표준화된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인공지능형 열간가공 로봇 ‘곡누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저(低) 숙련자도 고품질의 철판 가공을 가능하게 하려는 작업환경 개선 과정에서 기술 개발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곡누리’는 기존 작업자들의 노하우와 실적을 데이터로 저장, 활용하면서 작업 내용을 표준화할 수 있다. 또한, 로봇에 축적된 데이터는 향후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다른 선박의 건조작업에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량이 증가할수록 사용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울러, 곡누리는 손쉬운 조작 방식을 택해 비숙련자도 2~3일의 간단한 교육을 마치면 본 작업에 활용할 수가 있다. 회사는 작업자들의 근무 숙련도와 안전 근로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된 로봇 곡누리는 선박 건조용 철판 가공작업에 주로 쓰일 예정이다. 대부분의 선박은 운항 성능을 높이기 위해 선체 앞뒤가 복잡한 곡면으로 이뤄져 있다. 최대 두께 70mm에 이르는 단단한 철판을 곡면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냉간가공(cold working)과 열간가공(hot working) 공정을 거치게 된다.
냉간가공은 상온에서 압축 롤러나 프레스(press) 등을 사용해 철판을 곡면으로 만들게 되고, 열간가공에서는 약 800℃가 넘는 고온으로 철판을 가열한 뒤 급속히 냉각시키는 곡면 성형 공법이 사용된다.
열간가공은 냉간가공에 비해 곡면 제작에 작은 힘이 들어가지만 철판을 균일하게 가열하기 어려워 꾸준한 품질 유지를 위해서는 숙련된 고기량자의 경험에 주로 의존해야 했다. 특히 열간가공은 고온과 고소음 환경 속에서 장시간 고정된 자세로 작업해야 하는 등 신체 부담이 커 그간 작업환경 개선이 필요한 대표적 직무의 하나로 꼽혀 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우조선해양은 3년 전부터 해당 로봇 시스템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이후 지난 9월 내부 시연회를 거쳐 현재 옥포조선소 내 가공공장에 실제 적용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 자동화 시스템 구축으로 작업환경을 개선하면서 동시에 생산성 향상도 기대된다”며 “앞으로 설계 데이터와 연계해 냉간가공 작업에도 적용할 수 있는 장비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