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FA 남용에 대해 제동
세계무역기구(WTO)가 한국산 철강·변압기에 불리한 가용정보(AFA)를 적용해 고율의 반덤핑 및 상계관세를 부과한 미국 측의 조치에 대해 부당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이번 판정으로 후 미국의 AFA 남용에 제동이 걸리고 우리나라 기업들의 AFA 대응도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WTO는 21일 한국산 철강·변압기에 대해 AFA를 적용해 고율의 반덤핑 및 상계관세를 부과한 미국 측의 조치 8건 모두에 대해 한국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AFA(Adverse Facts Available)는 반덤핑·상계관세 조사에서 조사 대상 기업이 자료 제출 등에 충분히 협조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미국 상무부가 기업에 불리한 정보를 활용해 자의적으로 고율 관세를 산정하는 조사기법이다.
미국은 2015년 8월 관세법을 개정한 이후 한국산 제품에 AFA를 적용해 최대 60.81%에 달하는 고율의 반덤핑 및 상계관세를 부과해왔다. 이에 우리나라 정부는 미국 측에 AFA 적용의 문제점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지만 미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2018년 2월 WTO에 제소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3년의 분쟁 기간에 2만5,000여장 분량의 증거자료를 면밀히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치열한 구두 및 서면 공방을 벌인 끝에 승소를 끌어냈다"고 설명했다.
WTO 패널은 미국 측 조치 8건 모두 WTO 협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정했다. 세부적으로는 우리 측이 총 37개 쟁점에서 승소하고 미국은 3개 쟁점에서만 승소했다.
산업부는 이번 판정으로 8개 품목뿐만 아니라 다른 수출 품목에 대해서도 불합리한 AFA 적용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미국이 상소하지 않는다면 이번 판정은 법적 구속력이 발휘돼 이행해야 한다. 이행 방법으로는 미국이 AFA 조항을 아예 폐지하거나 8건의 조처에 대해 '불리한 가용정보'를 활용하지 않고 다시 조사하는 방법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