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디펜스, 호주 비살로이스틸과 장갑재 협력 계약 체결 “호주外 물량에도 적용 확대”
이집트 수출 건에도 호주산 적용 검토 중...국군 납품에선 제외될 듯
방산업체인 한화디펜스가 호주에 수출하는 K9 자주포 방탄강 후판(장갑재) 공급처를 현지 철강사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한화디펜스를 비롯한 국내 방산업체는 통상적으로 국내 제철업계로부터 방탄강 제품을 납품받아 완제품을 수출해왔다.
복수의 호주 현지 언론은 한화디펜스가 호주 철강기업 비살로이스틸(Bisalloy Steels)과 강재 개발 및 공급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한화디펜스는 지난해 12월, 호주 국방부와 K9 자주포 30문, K10 탄약운반장갑차 15대 수출 계약을 성사한 바 있다.
방산업계 및 철강업계 일각에서는 한화디펜스가 추진 중인 호주 레드백 장갑차 수출 건에도 바살로이스틸의 제품이 적용되리라 내다보고 있다. 또한 이들은 한화디펜스가 지난 1일 이집트와 수출 계약을 맺은 2조원 규모 K9 자주포 수출(K10 탄약운반장갑차, K11 사격지휘장갑차 포함) 건에도 호주산 방탄강 철강재와 주조제품이 사용될 것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화디펜스 측은 "호주 뿐만아니라, 유럽 등 국제 시장으로 수출되는 레드백 차량과 K9에 대한 철강을 비살로이스틸로부터 조달할 것"이라며 “최근 이집트와 체결한 K9 자주포와 관련해 호주산 철강을 사용할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전까지 국내 방산업계는 포스코 등 국내 후판 제조업계로부터 방탄강 제품을 납품받아 국내 공장에서 완제품을 생산해 수출하거나 현지 공장에서 제조하여 완제품을 판매해왔다.
특히 포스코 방탄강 ‘MIL-12560H’는 K-9 자주포에 핵심 후판 장갑재로 채택되어 대량 납품되고 있다. MIL-12560H는 브리넬 경도(Brinell hardness) 360HB 수준을 보증하면서 포스코의 프리미엄 자동차 강판인 기가스틸(Giga Steel)과 유사한 인장강도를 가지는 최고급 강재다. 이 제품은 제선을 제외하고도 16개가 넘는 공정을 거칠 만큼, 포스코가 생산하는 후판 중 가장 까다로운 제품으로 통하고 있다.
한화디펜스가 호주산 철강재를 적용키로 결정한 것은 핵심 수출 계약 조건에 ‘현지 생산’이 포함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화디펜스는 호주 국방부와의 계약에 따라 현지 토리아주(州) 질롱시(市)에 자주포 생산시설을 건립하여 자주포 생산과 납품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한화디펜스는 강재 조달 비용 절감과 호주 정부와의 협력 강화를 위해 철강 공급처를 현지 철강사로 대체한 것으로 보인다. 협력 관계로 발전한 바살로이스틸은 호주군에 다수의 장갑차와 단조 장갑재를 납품한 바가 있다.
한편 한화디펜스는 국군 납품 무기에는 포스코 방탄강 제품 등을 지속 사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