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은 서방 국가의 러시아 경제 제재가 국내 철강 등 무역에 미치는 영향은 에너지 가격 외에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KB증권 권희진 연구원은 “조업일수를 감안한 2월의 일평균 수입액은 26억5,000만달러로 전월보다 8,000만달러 줄어든 데 반해 수출액은 27억달러로 1월보다 1억8000만달러 늘었다”고 분석했다.
권 연구원은 “에너지 가격의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수입 물량이 감소한 반면, 수출은 물량과 단가가 모두 올랐다”며 “1~2월 국제유가 상승세가 이어진 탓에 지난달 국내 원유 도입단가는 전월보다 14.5% 올랐지만 수입 물량이 줄면서 원유 수입액은 전월보다 5억1000만달러 감소했고, 원유와 함께 3대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가스와 석탄 수입액 역시 줄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수출은 전 지역과 품목을 아울러 물량과 단가 모두 호조를 기록했다. 권 연구원은 “석유화학과 석유제품, 철강 등 중간재를 중심으로 가격이 올랐고,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컴퓨터 등 IT품목의 수출물량이 증가했다”며 “글로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의 여파가 아직 남은 탓에 의약품과 건강관리 품목의 수요도 1월의 급증세를 지속했다”고 해석했다.
그는 “이처럼 수출 물량이 증가했다는 것은 글로벌 경기재개가 수요 둔화보다 생산 가속화에 더 큰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기저효과 소멸과 가격 상승 부담, 소비 흐름의 정상화로 이전만큼 가파른 경기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경기 모멘텀을 침체까지 우려할 만큼 비관적으로 볼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권 연구원은 “또 원자재 도입 가격의 상승에도 수출 단가가 더 크게 높아져 교역조건이 개선된 점은 국내 기업의 비용 부담이 해외 판매 가격 상승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견조한 수요를 바탕으로 그 동안의 비용 증가를 판매 가격 상승으로 대응하는 흐름이 본격화된다면, 국내 기업의 이익 감소분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러시아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CIS로의 한국 수출 비중은 2%, 수입은 3% 수준에 그친다”며 “러시아 제재가 국내 무역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이 에너지 가격 외에서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