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추가 제재, 中 코로나 봉쇄 강화 등 공급 이슈 부각
비철금속 가격이 런던 오전장에서 등락이 엇갈렸지만 마감 기준으로는 최근 가장 가격 상승이 뚜렷했던 아연을 제외하고 모든 품목이 강세로 하루를 마감했다.
지난 5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된 비철금속 현물 오피셜 가격은 전기동이 톤당 1만426달러(+124.5), 알루미늄 3,415달러(-29), 아연 4,310달러(-161), 연 2,419달러(-16), 니켈 3만3,750달러(+60), 주석 4만5,400달러(-100)를 각각 기록했다.
이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연간 40억 유로 규모의 러시아산 석탄 수입을 금지하고, 석유 금수 조치를 비롯한 추가적인 제재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전기동을 비롯한 주요 원자재 공급망 혼란이 장기화 될 것이라는 우려가 강해졌다.
전기동은 칠레의 생산량 감소 소식 및 주요 생산국 중 하나인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 강화 예고에 따른 공급 우려에 4주 만에 장중에 3개월물 가격이 톤당 1만580달러까지 오르며 최고점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전기동 생산국인 칠레는 지난 2월에 39만4,700톤의 전기동을 생산하여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했다고 밝혔다. 최대 기업인 코델코 생산이 소폭 늘었지만 다른 주요 기업들의 생산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이에 대해 코메르츠방크는 칠레의 2월 생산량이 예상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며, 이로 인해 수급 우려가 진정되기 어려워 당분간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추가 상승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세계 최대의 전기동광산인 에스콘디다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4.3%, 2위 광산·제련소인 콜라루아시 생산은 11.2%나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전기동 가격이 상승하는 또 다른 이유는 글로벌 경제 회복과 관련이 깊다.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세로 전기동 생산사들이 셧다운에 들어가는 등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이 본격적으로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면서 건설, 자동차, 전선 등 각종 산업 군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전기동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당분간은 전기동의 가격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알루미늄은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중국 상하이 봉쇄가 예정된 기간보다 길어진 가운데 자동차 산업의 금속수요 약화 우려에 전일대비 소폭 하락했다. 중국 내 2위 자동차 생산지역이기도 한 상하이는 3월 28일부터 8일간 봉쇄를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급증하면서 일단 4월 5일까지 봉쇄가 연장되었고 추가 조치가 예상되고 있다.
한편 일본의 알루미늄 2분기 프리미엄은 전기 대비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의 알루미늄 공급 우려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중국의 수요 약화 가능성이 일본 알루미늄 분기 프리미엄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니켈은 서방국들의 러시아 추가 제재가 구체화 되면서 이에 따른 공급 차질 장기화 우려에 가격이 소폭 오른 것으로 보이며, 최근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0% 가까이 상승했던 아연 가격은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고 중국 청명절 연휴로 거래가 줄면서 6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6일부터는 중국 투자자들이 청명절 연휴를 마치고 시장에 돌아오기 때문에 다소 한산했던 시장이 다시금 활기를 띌 수 있을 지 관심이 주목되며, 미국에서는 3월 FOMC 의사록 발표도 예정되어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시장에 변동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