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버스(metalverse)'는 메탈(metal)과 세계관을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과거부터 지금까지, 앞으로도 이어질 금속시대를 쉽게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한 연재물의 제목이다. 3회에 걸쳐 게재하는 메탈버스 연재시리즈는 국내 최대의 알루미늄 제조업체인 노벨리스코리아의 콘텐츠 지원을 받아 만들었다. 전통적으로 알루미늄은 음료 캔, 식품 포장재, 건축자재, 자동차 차체, 항공우주, 전자 부품 등 다양한 분야에 많이 사용되어 왔지만, 21세기 들어 이차전지 소재, 태양광 설비 등 미래 신산업에 적용되면서 대표적인 그린 메탈(green metal)로 분류되고 있다.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알루미늄의 수요는 앞으로도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탄소 중립의 필수 금속, 알루미늄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특히, 이번화에서는 재활용 자원으로써의 알루미늄의 효용성과 가치에 대해 소개하고, 알루미늄 재활용의 문제점에 대해 짚어본다. |
#2. 21세기 금속 알루미늄 – 지속가능한 패키징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 속에서 일회용 포장용기 사용이 급증하면서 플라스틱 폐기물이 환경에 대재앙을 예고하고 있다. 소비자, 기업, 정부등 모든 경제 주체가 함께 해결책을 만들어가야 하지만 쉽지 않은 문제다. 기업이 천연자원을 사용해 제품을 만들면 소비자가 사용하고 난 뒤 매립지에 폐기하는 전통적인 산업생산 모델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21세기는 순환경제의 시대다. 본래 자연 상태에서는 어떤 것도 폐기되는 것이 없는 것처럼, 순환경제 모델에서는 천연자원을 가공해 사용하고 난 뒤 재활용해 다시 자원으로 되돌리는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알루미늄 캔재활용 모델이다. 알루미늄 캔은 가볍고, 튼튼하며, 적재가 용이해 경제성이 높고 운송이 쉽다. 냉각속도가 빠르고 내용물을 완벽히 보호하는 것도 장점이다. 무엇보다도 알루미늄 캔은 무한히 재활용할 수 있다. 유리나 플라스틱이 저품질 제품으로 ‘다운 사이클’되는 데에 반해, 알루미늄 캔은 짧게는 60일 만에 새로운 캔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 알루미늄을 재활용하면 천연자원에서 새로 알루미늄을 만들 때보다 에너지 사용과 탄소배출을 각각 95% 줄일 수 있다. 알루미늄 캔 1개를 재활용하면 3시간 동안 TV를 시청하기에 충분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알루미늄은 캔은 다른 어떤 포장 용기보다 재활용률과 재생원료 함량이 높다. 국제 알루미늄 협회가 음료 포장재로 사용되는 알루미늄, 유리, 플라스틱(PET)의 자원순환성을 분석한 결과, 세 가지 재료 모두 완전한 형태의 자원순환 단계에 도달하려면 갈 길이 멀지만, 이 가운데 알루미늄 캔은 재활용 과정에서의 손실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거된 알루미늄 캔을 선별하여 가공한 뒤 녹여서 새 캔으로 만드는 생산 과정의 효율성이 다른 재료에 비해 높다는 뜻이다.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은 19%인 반면, 알루미늄은 약 70%가 재활용된다. 지속가능한 패키징 소재로서 알루미늄의 잠재성은 막대하지만, 이를 충분히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다. 우리 나라의 알루미늄 음료캔 수거율은 80%에 달한다. 하지만, 이 중 약 30%만이 다시 새 캔으로 만들어진다. 재활용 캔에 이물질이나 다른 폐기물이 혼입되면 새 캔을 만드는 자원으로 재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의 재활용 캔 분리수거와 공급 시스템은 알루미늄 음료캔만을 선별해 내는 데에 한계가 있어 재활용 캔의 품질 수준이 낮다. 그로 인해 국내에서 알루미늄 캔 소재 생산공정에 원자재로 투입되는 폐 알루미늄 캔의 상당수는 전 세계 각지에서 수입된다.
알루미늄은 저탄소 순환경제라는 시대적 요구에 완벽히 부합하는 놀라운 금속이다. 그러나, 알루미늄에 내재된 경제적, 환경적 가치를 극대화하려면 재활용 캔 수거, 분류, 유통, 재생산 과정 전반을 보다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소비자의 올바른 분리수거에서부터 재활용캔 유통 산업의 효율화, 자원순환을 촉진하는 보다 정교한 정책 수립에 이르기까지, 음료캔 재활용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포괄적인 협력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