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강관 업계, 비수기 적자판매 무한 반복 왜?

(이슈) 강관 업계, 비수기 적자판매 무한 반복 왜?

  • 철강
  • 승인 2022.07.0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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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박재철 기자 parkjc@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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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점유율 유지로 인해 원자재 하락시점에 제품 가격 급락

여름철 비수기에도 제품 판매량 확보를 위한 출혈 경쟁 이어져

강관 유통시장의 가격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강관업계에 따르면 최근 원자재 가격 하락 추세에 따라 고객사들은 제품 가격 하락 기대감에 구매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강관 유통업체 역시 수요 부진에 기존 보유하고 있는 재고 소진에 매달리다 보니, 강관 제조사들의 판매 부진이 심각한 상황이다.

중국의 코로나 봉쇄정책에 따른 경기 부진과 우-러 전쟁의 장기화 등 대내외 악재로 인하여 침체된 철강수요가 단시간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어려운 환경의 영향 때문인지 구조관 제조사를 중심으로 또다시 판매량 확보를 위한 출혈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제품 가격이 하락하면 제품 공급자들은 공급조절 즉 감산을 통해 가격 하락을 막고 이익을 방어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그러나 구조관 업체들은 시장점유율 즉 마켓쉐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가격하락으로 인한 적자보다 매출감소로 인한 시장지배력을 잃는 것을 더 두려워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가격이 상승할 때도 하락할 때도 시장점유율을 높이고자 하는 업체들로 인해 매번 인상 시기도 놓치고 인하시기는 더 빨라지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지난 2018년을 살펴보면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제때에 반영하지 못하고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한 판매정책에 대다수의 업체들이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18년의 경우 가격 인상의 확실한 명분에도 불구하고 구조관 업계의 판매량 확보 경쟁에 가격 인상을 반영하는데 실패한 것이다.

특히 다수의 구조관 업체들은 원자재 상승으로 인한 제품 가격 인상 시기에 가격 인상을 시행하지 않고 그 시기에 발생하는 가수요 확보에 매달리면서 인상시기를 놓쳤다. 이에 반해 원자재 가격 하락에는 구조관 제품에 곧 바로 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구조관 업계는 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 보다 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이 더 커졌던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6월말 구조관 유통가격은 이미 3월 판매 가격 수준으로 회귀하여 올해 인상분을 대부분 반납하였다.

대부분의 구조관 제품은 건설자재용과 일반구조용의 기둥 구조재로 쓰인다. 이는 타 철강 품목으로 대체할 수 없을 만큼 기본 수요는 탄탄한 편이다. 반면 제품의 차별화조차 필요 없을 정도의 각관과 컬러각관의 시장 점유율이 절대적이다.

배관용강관 시장은 아직까지 가격 급락을 방어하고 있지만, 중형사를 중심으로 추가 가격 인하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6월 국내산 열간압연강판(HR) 가격이 12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일부 제조사는 이미 적자 판매에 들어섰다. 특히 톤당 700달러 중후반에 오퍼되고 있는 중국산 HR 제품이 국내에 입고되는 시점이 8월로 가정하면 강관 제조사들의 적자 판매 기간이 지속될 수 있다. 아울러 시장 가격의 추가하락이 이어진다면 연간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될 수 있는 우려가 발생하고 있다.

강관 제품가격의 급격한 하락은 비단 제조업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상반기 가격 인상시기에 상당수의 재고를 비축해 놓은 유통사 역시, 재고 하락에 따른 손실폭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재고 축소를 위한 판매 확대 위주 정책을 펼칠 경우 부실이라는 추가적인 리스크가 발생될 것으로 우려된다.

제조사들이 수요부진에도 불구하고 매출위주 판매정책에 집착한다면 치킨게임의 결과는 불 보듯 뻔하며 유통사들 역시 제조사들의 가격 정책에 반하여 선제적으로 저가판매에 나선다면 이 또한 무모한 결과만 남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과거 경험을 통해 충분히 경험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3분기는 계절적 비수기 외에도 국내 건설 경기 침체와 국제 정세 불안에 따라 철강 수요가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 강관 업계는 판매 목표 달성을 위해 출혈경쟁을 펼치다가 한해 농사를 망치는 소탐대실을 하지 않도록 보다 세밀한 전략이 필요하고, 유통사는 제조사와 더욱 많은 소통이 필요한 중요한 시기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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