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피해 기업에 책임 묻겠다는 저의는?

태풍 피해 기업에 책임 묻겠다는 저의는?

  • 철강
  • 승인 2022.09.19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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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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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피해를 최소화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방재지침 강화 등에 주력해야 할 정부가 피해를 본 기업에 책임을 묻겠다는 이해할 수 없는 행보에 그 배경이 무엇인지 의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갑작스럽게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통해 태풍 힌남노 피해로 막대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포스코에 대해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진상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영남지방을 강타한 힌남노로 인해 피해가 집중된 포항지역은 2년 연속 특별재난 지역으로 선포됐고 포항제철소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빠른 복구를 통해 고로 3기는 다시 정상가동에 들어갔고 하부공정들의 복구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피해 규모가 커 정상가동까지는 상당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모든 역량을 집중해 피해복구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비상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진상규명에 나서겠다고 하는 것은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이례적이다. 뜬금없이 기업에 책임을 묻겠다는 것으로 저의가 의심스럽다.

결국 또 다시 정권이 바뀌니까 말도 안되는 책임론을 부각시키면서 포스코를 흔들겠다는 것으로 밖에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계속돼온 포스코 회장의 교체가 결국 윤 정부 들어서도 변하지 않았다는 허탈감과 실망감이 크다.

포스코는 민영화 이후 줄곧 정권 교체시 마다 수장이 바뀌어 왔다. 국영기업으로 출범한 포스코는 지난 2000년 9월 정부가 보유한 지분 전량을 매각하면서 민영화됐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줄곧 정권이 바뀔 때마다 회장이 중도에 물러나는 상황이 반복됐다. 사실상 모두 정권 교체와 관련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돼 왔다.
민영화 이전 포스코는 고(故) 박태준 초대회장(1992년 10월 퇴임), 정명식 회장(1993년 3월), 김만제 회장(1998년 3월)을 거쳤다. 민영화 시기에는 유상부 회장(2003년 3월), 이후 이구택 회장(2009년 1월), 정준양 회장(2013년 11월), 권오준 회장(2018년 4월)까지 지난 50년간 8명이 회장직을 역임한 바 있다. 특히 민영화 이후에도 줄곧 정권 교체기마다 외압을 통한 회장 교체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면서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포스코는 외국인 지분율이 57%에 달하고 있고  국민연금이 8.3%의 지분으로 최대주주인 민간기업이다. 민간기업 최고경영자에 대한 평가는 경영실적과 향후 비전 등을 바탕으로 주주들이 판단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납득할 수 없는 태풍 피해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는 것은 정치적인 배경에서 비롯됐다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현재 집중해야 하는 것은 빠른 수해복구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피해의 명확한 원인 분석을 통해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또한 생산차질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철강 수급 안정화다.
 
구체적인 피해 상황과 철강재 생산 정상화 시기 등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산업의 공급망 안정을 우선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만들어진 민관합동 철강수급조사단도 이 부분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정부주도에서 민간주도의 경제로 탈바꿈하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고 강조하며 기대감을 키웠던 현 정부에서 태풍을 빌미로 책임론을 거론하며 정치적인 기업 흔들기로 혼란을 만든다면 전 정부와 다를 것이 없다. 실망감만 커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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