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정부의 탈원전 후폭풍이 게세지고 있다. 정부가 대규모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전력의 재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전기요금 인상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전의 재무구조 악화의 주요인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것인데, 이에 대한 부담을 기업과 국민들에게 떠 넘겨서는 안 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국제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요금은 원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전기요금을 인상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23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에너지 위기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주요 산업 협회와 간담회를 가졌고 이 자리에서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 전기요금 인상을 더는 미룰 수 없고 특히 원가 회수율과 현실적인 부담 능력을 고려할 때 대용량 사업자의 요금 인상도 불가피하다며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이미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상한 폭을 현행 5원에서 10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 다소비 사업자에게 전기요금을 차등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력요금 인상이 전기 생산원가 상승 때문이라고 하지만 지난 정부가 에너지 정책을 급격하고 무리하게 전환했고 공약을 지키기 위해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한 것이 직접적인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한국전력의 전력구입비도 급증세를 보였다. 이미 한국전력의 대규모 적자는 예고 돼 왔음에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과 대비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는데 기업들에게만 부담을 전가시켜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한국전력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상 조정하겠다는 것으로 전력 다소비 산업의 부담이 크게 가중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전력 다소비 산업인 철강, 비철금속, 뿌리산업 등의 전기요금 비용 부담이 적게는 수십억에서 많게는 수백억에 달할 것으로 보여 그 만큼 경쟁력은 약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 기업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물가, 환율, 금리 등 다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더욱이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력요금 인상은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일부 대형 철강업체들은 이러한 전력요금 인상 기조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 가격에 전력 요금 변동분을 반영시키는 등의 대응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전방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상황에서 제대로 적용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뾰족한 대안을 찾을 수 없는 형편이다.
현재 중소기업들의 경우 제조원가에서 전력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15%에 달하고 있다. 그동안 중소기업계에서는 새 정부에서 탈원전 폐기 등 에너지 정책의 전면적인 전환을 추진하면서 향후 지속적으로 전기요금이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 마련을 촉구해왔다.
에너지 가격 강세에 따른 전력 요금 인상은 불가피 할 수 있지만 효율적인 에너지 전환과 더불어 산업별 경쟁력 및 중소기업들의 현실 등도 고려한 종합적인 에너지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부담을 떠 넘기기 위한 수단으로 전기요금을 인상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