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 업종 가운데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반도체/디스플레이 4대 업종만 통과
산업부 제출 6.7조원 중 9,352억원으로 대폭 줄어…철강분야 2,097억원 배정
수소환원제철기술 실증사업은 심사 제외…2025년 실증사업 개시 계획에 혼선 예상
예타 조사에만 1년 이상…탈탄소 적기 대응, 예산 삭감 등 우려
비철금속 등 일반업종 전부 탈락…탈탄소 대전환에 산업계 부담만 커질 듯
수소환원 제철기술 개발 등 탄소중립 산업핵심기술 개발사업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4대 업종만 통과하여 오는 2030년까지 총 9,352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당초 예타 신청 업종은 총 13개였지만 선정 업종은 4개 업종에 그쳤고, 당초 신청한 사업비도 크게 줄어 탈탄소 산업구조 대전환 지원에서도 소외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0월 31일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 총괄위원회에서 총사업비 9,352억원(국비 6,947억원) 규모의 탄소중립 산업핵심 기술개발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이번 예타는 탄소 감축이 시급한 탄소다배출 업종의 공정 내 직접배출 저감 기술 중 기술개발의 난이도가 높지만 성공시 파급효과가 커 정부 지원이 필요성이 큰 기술을 중심으로 선별되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업종별 사업비는 철강 2,097억원, 석유화학 1,858억원, 시멘트 2,826억원, 반도체·디스플레이 2,571억원으로, 사업기간은 내년부터 2030년까지다.
이 가운데 철강 부문에서는 설비에서 탄소를 감축하는 기술과 전체 공정에서 탄소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기 위한 수소환원 제철기술 개발 사업을 추진한다. 연간 1억톤의 탄소를 배출하는 철강산업은 쇳물을 만드는 고로·전로 공정에서 85%의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당초 산업부와 철강 업계는 대형 실증과제인 수소환원제철 과제를 신청하며 1조원이 넘는 사업비를 신청했지만 정부는 수소환원제철 실증사업 가운데 1단계만 포함한 5,342억원을 심사했고 실제 배정 사업비는 40% 수준에 불과했다.
정부는 1단계(´23-´25년)로 공정설계 기초기술(269억원)을 우선 지원하고, 이후 소요 설비 및 기술이 상세화되면 사업 적정성 재검토를 거쳐 후속 기술개발 및 실증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일정 기간 이후 사업비 증액 등을 심의하는 사업 적정성 재검토는 별도의 예타 신청 없이 진행할 수 있다.
궁긍적으로 철강업계는 탄소 저감을 위해 고로·전로 공정에 투입되는 탄소계 연료를 함수소가스, 대체 철원 등 무탄소계 연·원료와 혼용하는 '하이브리드 연·원료형 제선 기술', 전기로 효율 향상을 위한 '에너지 순환 하이퍼 전기로 공정 기술' 등의 개발에 나서며 여기에는 1,828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승인된 사업비가 크게 줄어듦에 따라 추후 적정성 재검토를 하더라도 철강 업계의 부담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자발적으로 실증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화석연료(메탄가스) 기반 나프타 열분해 공정에서 탄소가 50% 이상 배출되는 석유화학 업종에는 이를 대체할 직접 가열방식의 전기로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나프타 열분해 공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고부가 화학제품으로 개발하는 '석유화학 부생가스 메탄 전환기술' 연구에 1334억원을 투입한다.
시멘트 부문에서는 소성로에서 사용하는 유연탄 연료를 폐합성수지 등으로 대체하는 기술,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은 식각·증착·세정용 공정가스를 저온난화가스로 대체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이 밖에 업종별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은 현재 기획 중인 다부처 공동 예타로 추진하며, 여러 산업에 공통으로 사용되는 저탄소 설비 개발과제는 기존 사업을 확대해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산업부는 이번 예타에 반영되지 않은 기술이라도 업종별로 우수 기술을 선별하고 보완하여 지원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철금속 등 일반 업종은 예타제도 개편으로 예타 대상 기준이 총사업비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될 예정이므로 이를 활용하여 비예타 신규사업 등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한편 비철금속 업계는 수소환원 제련기술을 새롭게 R&D 과제로 신청했지만 이 역시도 예타심사기간이 오래 걸리는 상황이라 과제 선정과 실제 기술 개발에 나설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