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물가 급등세 완화되더라도 고물가 상황 유지 전망...각국 고금리冊 유지
환율·경기선행지수·기대 인플레이션 전망 ‘부정적’...철강·금속 등 상품價 상승 여력↓
“중국 정부 경기 부양책 한계 수준 도달할 듯, 고부가 철강재 판매로 전환”
11일, 한국철강협회가 서울 포스코타워 이벤트홀에서 ‘2023 철강산업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 기업분석부 김윤상 이사는 내년 철강 및 원자재 시장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김윤상 이사는 철강과 원자재 가격은 최대 철강 생산국이자 우리나라 철강재와 경쟁하는 중국 시장의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 시장에서 열간압연강판 가격은 LME 인덱스 가격 추이, WTI 유가 추이, MSCI EM 인덱스 추이 등의 지표 움직임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또한 철강 및 원자재 가격에는 기대 인플레이션과 달라 방향성, 경기 흐름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철강과 비철금속 시장은 향후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질수록 상품 가격이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올해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는 상반기 미국 정부의 긴축 전환 이후 가파른 실질 금리 상승과 상품 가격 급락 기조가 나타난 바 있다. 이러한 최근의 인플레이션 상승 경향은 미국 정부가 긴축 속도를 완화할 가능성을 보이면서 점차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김윤상 이사는 “긴축 속도 완화에 따른 실질 금리 안정화는 현재 상품 가격 하락세가 진정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김윤상 이사는 기대인플레이션이 반등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확정 짓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물가 상승 기대감이 시장에 확산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다”라며 “최근 미국 임대료/부동산 가격이 하락 전환했는데, 이는 향후 주거비 물가의 하락을 시사하는 것으로 주거비가 미국 소비자 물가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30%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물가 하락 반전을 짐작게 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 이사는 경기 둔화 국면에서 물가가 반등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김윤상 이사는 현재 상황이 긴축 ‘완화’이지 긴축 ‘종료’가 아님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시장 일각에서 물가 상승세가 한풀 꺽이고 있다는 기대감이 있는 가운데 여전히 물가 수준이 높다는 점을 뜻한 것이다. 미국 금융 시장에서는 둔화된 물가 수준도 미국연방준비은행의 목표치 2%를 상회하리라 내다보고 있다. 결국 각국 정부는 고금리 기조를 당분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상품 가격이 추세적 상승을 기록하긴 어렵다는 점을 의미한다.
아울러 시장은 달라 약세 시기에서 상품 가격이 오르는 경향을 띠고 있다. 이는 달라가 금과 더불어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안전 자산 선호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달라 강세 시기에는 안전 자산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유가와 함께 비철금속 등 위험 자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생긴다.
게다가 철강 및 원자재 가격은 OECD 경기 선행지수 등의 경기 지표와 궤를 같이하는 흐름을 보이는 편이다. 철강·비철금속 등 글로벌 소재 가격은 경기 지표인 OECD 경기선행지수와 동행하는 흐름을 보인다. 게다가 MSCI EM 지수와 같은 대표 위험 자산도 글로벌 소재 가격과 대부분의 궤를 함께한다.
이러한 가운데 하이투자증권과 김윤상 이사는 글로벌 부동산 둔화 등의 영향으로 OECD 경기선행지수 반등이 당분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윤상 이사는 빨라야 내년 연말 정도에 들어야 경기 지표가 반등할 것이라 풀이했다.
특히 최근 글로벌 경기가 주요국 통화 정책에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크게 영향을 받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OECD 경기선행지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통화량 증가율’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통화량이 증가하지 않고 감소한다는 뜻은 경기선행지수가 하락을 시사한다.
마지막으로 김윤상 이사는 최근 중국 시장 상황도 평가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강력하진 않아도 이전보다 방역 정책을 완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하며 “경제 분야에서 친환경차와 같은 산업에서 보조금 지금을 이어가는 등 경기 부양책도 지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효과가 한계에 이르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궁극적으로는 내년 중국 시장 개선을 기대하긴 힘든 측면이 있다고 풀이했다. 아울러 김 이사는 중국의 공급망 정책에 변화를 예상했다. 그는 중국 철강업계가 선진화 및 고부가가치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를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