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이사회 속개 후 결정
포스코홀딩스는 본사 주소지를 서울에서 경북 포항시로 이전하는 안건을 다음달 주주총회에 올리기 위해 이사회를 열었지만 결론 내지 못했다.
포스코홀딩스는 "16일 이사회를 개최해 주총 안건을 확정하려 했으나 지주사 주소지 이전 건에 대해 장시간 토론에도 이사회 내에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며 "다음주 월요일인 20일 이사회를 다시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날 이사회에서 본사 소재지의 포항 이전 안건을 상정하고 결의할 예정이었다. 다음달 17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본사 소재지 이전 안건을 올리려면 우선 이사회 결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앞서 포스코그룹은 지주사 출범을 앞두고 지난해 2월 25일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의 본사 소재지를 올해 3월까지 포항으로 이전하는 것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미래기술연구원은 포항에 본원을 설치하는 등 포항 중심의 운영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당초 포스코그룹은 본사를 서울에 두려고 했지만 포항 지역사회와 정치권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이에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올해 3월까지 포스코홀딩스의 본사 소재지를 포항으로 이전하는 것을 포항시와 합의한 것이다. 그러나 이사회를 앞두고 포스코홀딩스의 포항 소재지 이전 문제를 두고 포스코그룹과 포항 지역사회의 갈등이 격화됐다.
포스코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지난 14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앞, 서울 포스코센터 본사 앞에서 400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상경집회를 개최했다. 범대위는 포스코홀딩스의 본사 소재지만 이전해서는 안되며, 조직과 인력까지 포항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그룹은 지주사가 갖는 소재의 상징적 의미가 중요하다는 지역사회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 소재지 이전합의를 충실하게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상생협력 분위기에 반해 범대위는 포스코 지주회사 조직 및 인력의 포항 이전과 미래기술여구원 본원의 수도권 설치 등을 반대하는 보도자료 배포 및 상경시위 등 도를 넘는 집단 행동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포스코그룹은 주식회사의 의사결정은 주인인 주주들의 몫이고, 회사는 주주들의 목소리를 기반으로 효율적이고 전략적인 판단을 한다고 밝혔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에 대한 여러 발전적인 조언을 할 수 있지만 주주가 아닌 시민단체들이 당초 합의안을 넘어 단체 행동으로 기업의 인력과 조직배치까지 문제를 삼는 것은 주주 및 기업가치 훼손은 물론, 기업의 경쟁력 저하와 지역 투자의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