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인돈만 250억원, 내 물품대금 내놔!

떼인돈만 250억원, 내 물품대금 내놔!

  • 철강
  • 승인 2023.04.1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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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손유진 기자 yjson@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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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냉연판재류 유통업체인 A사의 부도 피해에 일부 철강사들이 굴비 엮듯 줄줄이 꼬였다.

작게는 1억원 많게는 100억원까지 피해 규모는 250억원 이상이다. 또 20억원과 100억원 손해를 떠안은 B와 C사는 프로급 부실채권 컬렉터다. 수년 전 고객사의 부도로 믿는 도끼에 최대 80억원을 찍히고 또 당했다. 또 D사는 A사로부터 상거래 관련성이 없는 융통어음을 대다수 받아와 80억원 손실을 낸 상태다.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다들 알고 그랬겠냐며 처음부터 큰돈을 챙길 목적으로 고의로 부도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회생 절차에 따라 결제 대금을 받더라도 오랜 시간이 걸쳐 받기 때문에 차라리 파산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들이다. 한 때 잘나가던 A사의 주위에는 은행(선순위)과 채권단(후순위)들이 마치 죽음을 기다리는 독수리떼마냥 모여든 상황이다. 배부르진 않겠지만 손실 흡수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조금 더 먹겠다는 것이다. 

담보금을 높게 설정하고 채권 회수일을 앞당기는 등을 강화한다 해도 경기침체와 수요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적용하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또 철강 산업은 특성상 거래금액이 크고 제품화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현금성 선거래를 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또 현금 결제를 하더라도 할인율(D/C)은 은행 금리에 견줄만한 수준이 돼야 한다. 요즘 같은 고금리 시대에 두세 달 몇억에서 몇십억원을 예치만해놔도 이자놀이가 가능한데 굳이 제조사에 현금 납부를 할 이유는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들 분통이 터지고 억울할 것이다. 변제 각서를 추가로 받거나 떼인 돈 받아들입니다로 악착같이 쥐어짜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겠지만 미수금에는 답이 없다는 게 현실이다. 

결국 자발적으로 거래에 신중해진 상황에서 젠틀함을 유지하며 저마다의 채권관리 노하우를 기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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