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G스틸이 국내 철강업계의 빌런으로 등극했다. 전기로 매각을 둘러싼 논란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리버티스틸의 선택에 달렸다며 모르쇠하고부터다.
철강업계는 KG스틸의 매각 문제를 두고 열연공급과잉과 고철 가격 인상 등을 우려하고 있다. 남의 사업에 감놔라 배놔라 하는 것은 이성적 오지랖이지만 이들 주장의 기저에는 불편한 감정도 함께 깔려있다.
KG스틸의 영욕도 싫은데 외래종인 리버티스틸이 국내 철강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황소개구리가 되는 꼴은 더욱 두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소재 자급을 위해 직가동한다고 했을 땐 국내 고로사들에 미운 털은 박혔겠지만 많은 철강사들의 응원을 받았다. 이란 카베스틸을 비롯해 중국, 파키스탄으로의 해외 매각이 추진됐을 때도 그랬다. 고로가 없는 재압연사의 서러움과 전기로 실패에 대한 안타까움이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때는 맞았지만 지금은 틀리다. 열연 과잉 공급과 탄소중립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수입산 열연은 넘쳐난다. 또 전기로 투자로 철스크랩은 결핍의 시대를 맞았고 잠자고 있던 전기로가 한둘씩 켜지는가 하면 신규 전기로까지 설치되고 있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은 한정된 자원을 배분하기 힘든 상황에서 영국에서 온 황소개구리가 벌린 입까지 보고 있자니 소름이 끼친다. 또 유럽 국가보다 낮은 전기료가 그들을 유인하고 있다는 점은 개발도상국 취급을 당한 것 같아 자존심도 상한다.
리버티스틸의 옵션 행사 종료일인 6월까지 불편할 예정이다. 한국 가동이 결정된다면 불편함은 불쾌감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그땐 리버티스틸만 미움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그 전기로의 주인은 KG스틸이었던 것을 모두가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