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주요국들의 정책이 새로운 통상 이슈로 부각되면서 이에 따른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현재 글로벌 철강시장에 파급력이 클 것으로 우려되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는 사안은 미국과 EU가 탄소중립 목표 달성과 대중국 견제를 위해 친환경 철강 무역기구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글로벌 최대 철강 수입시장인 미국과 EU가 주도권을 쥐고 글로벌 철강산업 재편을 위해 본격적인 영향력 행사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EU와 미국이 수입하는 철강제품은 세계 수입의 28% 수준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우선적으로 EU와 합의를 마무리 하고 우방국들의 참여를 이끌어내 국제 규범의 형태로 ‘클린철강’ 클럽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상대적으로 자국산 철강의 탄소 집약도가 낮은 미국과 EU가 ‘클린 철강’을 내세워 대중국 철강 블록화를 이뤄낼 경우 글로벌 철강시장에 미칠 파급력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과 EU는 오는 10월까지 합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합의된 GASSA의 내용을 보면 비시장적 공급과잉을 유발하는 비참여국의 시장 접근을 제한하고 이를 위해 무역 방어(Trade Defense) 조치를 포함한 적절한 수단을 모색키로 했다.
또한 저탄소 집약도 기준에 못 미치는 비참여국의 시장 접근을 제한한다. 이와 더불어 탄소 집약도 개선을 위한 정책 지원을 보장하고 정부 투자를 위해 가입국 간 협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규제 메커니즘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기존 철강 232조 관세(25%)를 대체하는 ‘차등적 관세 제도’를 도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가별 철강 공급과잉 및 탄소 집약도 수준에 따라 0~40%의 관세율을 적용하는 방식이 비중 있게 거론되고 있다.
다만 미국 측은 탄소 집약도에 따른 차등 관세 제도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EU 측은 배출거래제도(Emissions Trading System)에 기반한 탄소국경조정 메커니즘(CBAM)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마감 시한이 연기될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중국의 반발, 제도적인 문제점 등으로 인해 합의가 원활하게 이뤄지기는 어려울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는 등 이에 대한 글로벌 시장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강대국들이 자국 정책목표에 맞는 규범을 수립하면서 국외 기업과의 무역은 물론, 타국의 경제·산업 정책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국가 간 정책 충돌과 통상 마찰을 심화시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우려감이 크다. 국가 간의 통상 마찰이 심해지면 원자재 확보 경쟁과 신흥국들의 수입 규제 또한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국내 수출 여건은 더욱 나빠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 및 업계에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미국-EU 간 협상 과정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직간접적으로 의견을 적극 개진하는 등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
또한 유렵의 CBAM 도입과 이후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주요국들의 탄소관련 규제 등에도 예의주시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