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중국산 리튬 최대 수입국, 전기차 확대에 수산화리튬 의존도 심화 우려
산업계, 해외광산 개발·광물 도입선 다변화·국내 제련시설 구축 통한 공급망 다변화 필요
주요국들이 탄소중립을 위해 전기차와 재생 에너지, 이차전지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핵심 광물인 리튬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런데 세계 최대 리튬 생산국인 중국이 광산 투자 확대를 위해 리튬 생산을 늘리고 있어 국내 산업계의 도입선 다변화와 국내 생산 확대 등 대응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튬은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금속으로 알려져 있으며 색깔 때문에 ‘하얀 석유라고 불린다. 최근에는 생산된 리튬의 절반 이상이 2차 전지에 사용되지만, 배터리 사용이 일반화되기 전에는 내열 유리와 세라믹을 만드는 데 주로 사용됐거나 알루미늄, 마그네슘에 첨가해 비행기 등 고강도 합금에 사용됐다.
미국지질조사국(USGS: United States Geological Survey)에 따르면 전 세계 리튬 매장량의 67%가 호주와 칠레에 위치하며, 경제적으로 채굴 가능한 고품위 리튬이 상위 2개국에 가장 많이 분포돼 있다. 중국의 리튬 매장량은 세계 4위로 전 세계 리튬 매재량의 약 6%를 점유하고 있다.
中, 리튬 매장량 세계 4위, 생산량 약 15%, 리튬 화합물 생산 약 65% 담당
2022년 중국의 리튬 생산량은 1만9,000톤으로 전 세계 리튬 생산의 약 15%를 차지했다. 하지만 저품위 리튬 생산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고품위 리튬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은 전 세계 리튬 제련 1위국으로 전체 제련 리튬 화합물 생산의 약 65%를 담당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채굴된 리튬이 저렴한 생산비와 낮은 환경 기준을 갖춘 중국으로 운반된 뒤 리튬 화합물로 제련되고 있다.
이차전지에 사용되는 리튬은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으로 구분할 수 있다. 탄산리튬은 에너지 용량과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중국계 제조사가 생산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주로 쓰인다. 지난해 중국의 탄산리튬 생산량은 34만3,000톤으로 전년 대비 48.8% 증가했다.
수산화리튬은 에너지 밀도와 용량이 높아 국내 업체의 주력인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에 들어간다. 2022년 중국의 수산화리튬 생산량은 전년 대비 12.4% 증가한 20만10,00톤을 기록했다.
리튬은 공급이 수요와 가격 변동에 비탄력적으로, 수급 불일치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리튬 생산은 1~2년 단위로 계획하고, 광산 개발에 4~7년이 소요되는 반면, 수요는 단기적으로 크게 변하기 때문이다. 그 동안 여러 차례 공급 과잉과 부족이 반복됐으며, 수급 불안으로 인한 가격 변동 폭이 타 원자재에 비해 매우 큰 특징을 가진다.
중국 내 리튬 가격은 전기차 배터리 수요 확대로 2020년 하반기 이후 급등세를 보였으며, 올해 들어 공급과잉으로 약세를 보이다가 5월 이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올해 리튬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간 것은 신에너지차 판매 증가 등 배터리 업황 회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작년 말 구매 보조금 지원 종료의 영향으로 올해 1월 33만 대로 전월보다 48.1% 급감한 신에너지차 판매는 2월부터 다시 증가, 지난달 58만 대까지 늘었다.
탄산리튬·수산화리튬 모두 한국이 최대 수출국, 대중 의존도 낮추기 위한 공급망 재구축 필요
2022년 중국의 탄산리튬(HS 28369100) 수출은 전년 대비 586.9% 증가한 6억8,283만 달러를 기록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일본과 한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가장 높으며, 이 2개국은 전체 탄산리튬 수출의 약 92.8%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수산화리튬(HS 28252010) 수출은 38억9,282만 달러로 전년에 비해 411.8% 증가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한국과 일본으로의 수출이 가장 많으며, 특히 한국은 전체 수출의 약 76.3%를 독점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4위의 리튬 매장량을 가지고 있지만, 리튬 개발 기술 부족, 리튬 자원에 포함된 마그네슘 등 불순물 함량이 높은 지질적 문제 등이 있어 국내 리튬 자원을 본격적으로 개발하지 못했다. 중국 국내 리튬자원의 지리적 기술적 한계점 때문에 중국 기업들은 국내보다 호주, 칠레 등 해외 리튬 광산 지분 투자를 통해 해외에서 더 많이 생산해 왔다. S&P에 따르면 2018년 이후 중국이 해외 리튬 광산 인수에 50억 달러를 투자했다.
또 에너지 컨설팅업체 라이스태드 에너지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최근 2년 새 45억 달러를 투자해 남미ᆞ아프리카 지역에서 20개에 달하는 리튬 광산 지분을 확보했다. 중국 기업들이 투자한 광산 개발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중국은 2025년 전 세계 리튬 공급량의 3분의 1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중국 내부에서는 중국의 리튬자원 해외 의존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중국 내 리튬자원 개발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리튬은 이차전지 배터리에 사용되는 핵심 원자재로 전기차의 급속한 확산으로 수요가 지속 확장할 전망이다. S&P Global Platts는 글로벌 리튬 수요가 2021년 50만 톤에서 2030년 200만 톤으로 늘어날 것이며 리튬 부족량이 22만 톤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 세계 리튬의 62%가 중국에서 제련되며, 특히 수산화리튬은 중국이 확실한 기술적 우위와 생산 이점을 보유하고 있어 중국의 수산화리튬 제련 점유율은 75%에 달한다.
한국은 리튬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일본 등 경쟁국에 비해 높은 실정이다. 특히 양극재와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관련 소재인 수산화리튬의 대중국 의존이 심화될 전망이다. 리튬의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은 배터리 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과 직결된 문제이므로 산업계에서는 해외광산 탐사 및 개발, 광물 도입선 다변화, 국내 제련시설 구축 등을 통해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