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0일 백악관에 EU 이사회 의장 및 집행위원장 초대해 무역규제 관련 논의 예정
‘지속가능한 철강·알루미늄을 위한 국제 합의’(GASSA) 타결 여부에 이목 집중
EU가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BAM)을 본격적으로 시행한 가운데 미국과 EU가 정상회담을 통해 철강 관세를 논의할 계획으로 알려지면서 세계 철강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1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 미국-EU 정상회담 세션을 위해 10월 20일 백악관에서 유럽연합(EU) 찰스 미셸(Charles Michel) 이사회 의장과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 집행위원장을 초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행정부는 앞서 232조 관세를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2021년 새로운 무역협정 체결을 목표로 EU 국가들과 관세율할당협정을 진행한 바 있다.
백악관의 캐린 진(Karine Jean) 대변인은 “양국 지도자들은 주권을 수호하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러시아의 침략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우리의 공동 약속을 포함하여 미국과 유럽 연합 간의 강력한 협력을 검토할 것이다. 양국은 안전하고 탄력적인 공급망을 기반으로 글로벌 청정 에너지 경제를 가속화하려는 미국-EU의 노력을 발전시킬 것이며 디지털 인프라와 인공지능을 포함한 중요하고 새로운 기술에 대한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그린 스틸을 포함한 녹색 제품 생산 촉진, 중국의 과잉 생산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10월 31일 마감하는 ‘지속가능한 철강·알루미늄을 위한 국제 합의’(GASSA) 마무리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아울러 두 정상은 대서양 횡단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와 제재 우회 방지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미국과 EU는 지난 2021년 미국이 EU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32조 관세를 관세율 할당량(TRQ)으로 대체하고, EU가 미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부과된 추가 관세를 중단하는 데 합의했다. 양측은 2023년 10월 31일까지 관세를 중단하기로 합의했고, GASSA 협상이 실패할 경우 관세는 부활하게 된다.
그런데 당초 예상과 달리 미국과 EU가 추진 중인 ‘지속가능한 철강·알루미늄을 위한 국제 합의’(GASSA)는 양측의 근본적인 입장 차이로 공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이른바 '친환경 철강 클럽'을 설립, 고탄소배출 철강 산업구조 또는 지나친 보조금으로 공급과잉을 초래하는 국가의 철강에 대해 공통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국제법 전문가는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체제를 본질적으로 친환경 철강 관세로 전환할 수 있어 미국에 유리한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유럽 민간 경제정책 연구소 브루겔(Bruegel)은 국가별 평균 탄소 배출량에 따른 관세 부과는 개별 업체에게 친환경 전환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지 않으며, 결국 철강 산업 친환경 전환에 대한 비용은 국가가 부담하게 될 것이라며 비판했다.
EU는 미국의 친환경 철강 클럽을 통한 공통 관세보다는 수입 상품의 생산 시 배출량에 따라 EU의 탄소 가격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BAM)이 개별 기업의 친환경 전환을 촉구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CBAM이 국내 생산자에게 비용을 유발하는 정책(EU ETS)에 대한 보상 목적의 관세를 허용하는 WTO 협정에 부합하며, 공통 관세는 WTO 협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철강 과잉생산에 대한 공동 대응도 EU는 역외 보조금 규제를 통한 대응이 적절하며, 미국과의 철강 합의를 통한 과잉생산 대응은 WTO 협정에 위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미국은 EU와 같은 탄소 가격 시스템이 부재한 가운데 EU 제안 수용 시 CBAM과 유사한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나, 미국 정치 지형상 사실상 도입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처럼 미국과 EU가 진행 중인 ‘지속가능한 철강·알루미늄을 위한 국제 합의’(GASSA)가 협상 시한 만료를 앞두고 양국이 정상회담을 통해 철강 관세를 논의하기로 하면서 협상 타결 여부 및 합의 수준에 대해 세계 철강업계는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