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풍력 발전에 유리한 입지로 다국적 관심 이어져
경제 재건의 일환으로 해상풍력 발전 투자 활성화
뉴질랜드가 2035년까지 신재생에너지를 100%로 확대하려는 전략에 국내 강관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친환경 에너지 가속화의 일환으로, 정부는 최근 미국 투자 대기업인 블랙록과 함께 20억 뉴질랜드 달러 (약 1조 6천억원 규모) 의 친환경 에너지 기금을 조성하였다. 이 기금은 풍력·태양광 에너지, 에너지 저장 장치(ESS),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산업 투자에 쓰일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블랙록이 탄소 중립 분야에서 단일 국가에 투자한 것으로는 가장 큰 규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보라 오클랜드 무역관에 따르면 현재 뉴질랜드에는 총 1,045MW의 설치 용량을 갖춘 20개의 육상 풍력 발전 단지가 운영되고 있고 2,200MW의 육상 풍력 발전이 추가로 다양한 조사, 계획 및 동의 단계에 있다. 반면 뉴질랜드의 미개발 에너지원인 해상 풍력은 뉴질랜드의 얕은 해저 및 연중 강한 바람이 부는 지형적인 특성으로 인하여 높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해상 풍력 발전에 대한 투자 규정의 부재로 현재 전기를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다국적인 관심이 이어지며 세계적인 기업들이 뉴질랜드 기업과 협력하여 타라나키, 와이카토, 사우스랜드 등 3개 지역에서 프로젝트들이 진행중에 있다.
특히 6년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한 국민당은 2023년 10월 총선 이전, 뉴질랜드의 해상 풍력 발전 가속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국민당은 경제 재건 계획의 일환으로 해상 풍력 발전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 하기 위하여 현재 부재중인 규정을 1년 이내로 신속히 재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뉴질랜드의 대표적인 에너지 기업인 메리디안 에너지(Meridian Energy)는 지난 10월 12일 벨기에 해상 풍력 발전 개발사 파크윈드(Parkwind)와 해상 풍력 발전 탐사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공동 해상 풍력 탐색을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파크윈드는 세계 최대 발전소 기업 중 하나인 제라(Jera)를 모기업으로 두고 있으며, 제라는 해상 풍력 발전 단지의 개발, 자금, 건설 및 운영 분야에서 탄탄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강관업체 중 세아제강은 지주회사인 세아제강지주와 해상풍력 구조물 시장의 탑플레이어로 도약하기 위해 해상 풍력자켓(Jacket)용 핀파일생산라인 증설에 나선 바 있다.
세아제강은 지난 2020년에 순천에 위치한 신텍의 공장부지 및 건물, 기계장치 등 자산 일체를 12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세아제강은 현재 후육 강관을 생산하는 순천공장에서 해상풍력 구조물 자켓용 핀파일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해상풍력 프로젝트 수주가 증가함에 따라 자켓용 핀파일에 대한 안정적 공급능력 확보를 위해추가 생산라인 증설을 다각도로 준비해온 것이다.
해상풍력 구조물 자켓용핀파일 전용 생산라인은 면적 약 15,920평, 연산 7만2천톤 케파 규모로 증설이 이뤄졌다. 기존의 순천공장과 인근지역에 위치해 생산 및 공정 운영 효율화 측면에서 시너지가 기대되며 바다와 지리적으로 인접해있어 부피가 큰 자켓용 핀파일의 물류비 절감 효과의 이점이 있다.
이어 SK오션플랜트는 대규모 신규투자에 나서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열풍을 타고 해상풍력 부문 성장 기대감이 컸던 삼강엠엔티는 잇딴 대규모 투자로 자본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중 대규모 투자자를 만났고, SK오션플랜트는 SK그룹의 친환경 경영 기조에 따라 해상풍력 핵심 설비를 생산하는 기업 인수에 나선 것이다. 이를 통해 향후 1조원 안팎의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형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경남 고성에 세계 최대 규모의 풍력구조물 생산 공장도 건설 중이다. 157만㎡ 면적으로 축구장 220여개에 이르는 규모다.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투자다. 향후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뿐 아니라 해상변전소, 부유식 해상풍력 등 해상풍력 전반으로 사업 확장도 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휴스틸은 군산공장에 해상풍력 전용공장 건립을 통해 시장 진출에 나설 계획이다. 회사는 신규 공장 설립 및 설비 도입을 통해 성장 가능성이 큰 그린에너지 시장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휴스틸의 군산공장 투자 기간은 2021년 6월 21일부터 2025년 6월 30일까지다. 군산공장에는 롤벤더강관 설비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무역관은 "뉴질랜드가 2035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발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풍력 발전 용량의 확대가 필수적이다"며 "해상 풍력 발전을 할 경우 전력 단가 절감은 물론 초과 전력은 수출하거나 수소 생산에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뉴질랜드에서 신정부의 출범과 함께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될 예정인 해상풍력 발전 투자에 다국적인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며 "여러 국가가 해상풍력 발전 개발에 협력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 역시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뉴질랜드와의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