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급 과잉에 철강 수출 9천만 톤 돌파, 신흥국 생산능력 확대에 글로벌 공급과잉 심화
러-우 전쟁·대지진에 EU·튀르키예 철강 생산 감소, GCC 철강 수출국 부상
EU CBAM 전환기간 개시·영국 2027년 도입 확정, 인도·중국 등 신흥국 반발 확대
美-EU 간 GASSA 협상 시한 연장, 보복 관세 유예 및 대중·대러 무역 제재는 지속
2023년 세계 철강산업은 중국을 포함한 주요국들이 엔데믹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한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급망 재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충격과 에너지 대란의 지속,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에 따른 국제적 금융 불안, 튀르키예의 대지진과 주요국들의 고금리 및 인플레이션 지속에 따른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불확실성이 지속됐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의 조강 생산 증가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로 인해 중국이 밀어내기 수출에 나섰고, 아세안 등 신흥국들의 생산용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세계 철강업계에서는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졌다.
또한 EU가 지난해 10월부터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BAM) 전환기간을 개시하면서 국제적인 탄소 무역규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됐으며, 이에 따른 선진국과 신흥국들 간 무역 갈등도 악화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엔데믹과 함께 탈탄소화 시대로 접어든 세계 철강산업의 격변기가 된 2023년 세계 철강산업의 주요 이슈를 살펴보고, 2024년 세계 철강업계가 마주하게 될 도전과 과제에 대해 살펴보았다.
리오프닝에 中 조강 생산 증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에 밀어내기 수출 증가
中, 2023년 철강 수출 9천만톤 돌파 전망, 2016년 이후 사상 최대 경신, 2024년 수출도 높은 수준 예상
2022년 제로코로나를 위해 강력한 봉쇄조치를 실시했던 중국 정부는 지난해 초 춘절 연휴 이후 위드코로나를 위해 리오프닝을 실시했고,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펼쳤다.
이로 인해 중국의 조강 생산은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SVB 파산 사태로 인한 미국발 금융 불안과 장기화된 고금리,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부채 문제 등으로 인해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내수 철강 수요 부진이 이어졌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1월 누적 기준 철강산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최대 수요처인 부동산 부문의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9.4% 감소했다.
이로 인해 국내 공급 과잉이 발생하자 중국 철강업계에서는 밀어내기 수출에 나섰고, 그 결과 중국의 철강 완제품 수출이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철강협회(CISA)와 시장조사기관 마이스틸(Mysteel) 등에 따르면 1~11월 철강제품 수출은 8,265만8,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6% 증가했다.
중국 철강업계에서는 2023년 철강 수출이 9,0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2014년~2016년 1억 톤을 기록한 후 최대 규모이며, 증가율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수치다.
다만 철강 가격 하락으로 인해 수출 금액은 오히려 감소했다. 2023년 1~11월 중국 철강제품의 수출 평균 가격은 약 947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1,398달러)보다 32.2% 하락했다. 수출 금액 역시 작년 852억3,500만 달러에서 올해 783억700만 달러로 규모가 축소됐다.
이는 중국 철강업계의 수익성 악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는데, 마이스틸에 따르면 2023년 1~3분기 중국의 블랙코일 제련 및 압연사의 이윤은 0.37%에 불과했으며 이는 2022년 0.42% 보다 낮은 것이다.
중국 철강업계에서는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부동산 부문이 부채 위기에 직면하면서 장기적인 구조적 하락 추세에 돌입했으며 출산율 감소도 부동산 부문에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중국의 조강 생산능력은 신규 고도화 설비 교체 등을 통해 계속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중국 정부가 올해 철강 생산 제한을 엄격하게 실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향후 몇 달 동안 중국의 철강 수출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유지하는 동시에 오염물질 배출 규제를 위해 감산 조치를 적극적으로 실시하던 예년과 달리 동계기간에도 중국의 철강 생산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며, 이로 인해 중국의 철강 가격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에 대해서는 반론도 존재한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해 12월 7일(현지시간) 고품질 경제 발전을 추구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국가의 대기 질을 개선하기 위한 실행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에너지 소비가 많고 배출량이 많은 프로젝트의 무작정 착수를 단호히 억제하겠다고 명시되어 있으며, 전국의 신규 철강 생산능력 금지를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철강, 코크스, 전해알루미늄 등 기간산업의 노후설비 제거도 가속화해야 한다. 신구설비 교환사업의 경우, 기존 설비 및 관련 설비가 폐쇄되면 신규 설비를 가동할 수 있다.
중국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전기아크로(EAF) 제강 개발을 계속 장려할 예정이다. 전기아크로 철강 생산은 2025년까지 국가 전체 철강 생산량의 15%를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이스틸은 “올해 과잉 생산 문제가 대두되면서 2024년 중국의 조강 생산이 지속 증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철강소비 측면에서 보면 2020년 정점에 도달한 후 장기간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중국의 토지 거래는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고, 내년 부동산 신규 착공도 증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프라 공사와 제조업용 철강 등에서는 소비가 소폭 진작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전체적인 철강 소비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세계 철강업계에서는 중국의 조강 생산이 증가하지 않더라도 당장 설비를 폐쇄하지 않아 국제 원자재 수요 강세가 지속되겠지만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 등 약한 내수 철강 수요로 인해 중국 철강업계가 밀어내기 수출을 확대하면서 세계 철강 가격 약세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하고 있다.
中 부동산 침체 및 신흥국 생산용량 확대에 2023년 생산용량 6억1,200만 톤 초과
중국의 공급 과잉과 밀어내기 수출이 지속되는 가운데 2023년에는 중국 철강업계가 주도하는 신흥국 설비 투자로 인해 글로벌 공급 과잉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다.
OECD 철강위원회에 따르면 세계 철강 생산능력은 2023년 25억 톤으로 사상 최고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세계철강협회(WSA)가 발표한 ‘세계 철강 수요 전망치’인를 훨씬 초과하는 수준이다. 위원회는 아세안과 인도, 중동 등 신흥국 위주로 투자가 확대되면서 2023년에만 글로벌 철강 생산 능력이 5,600만 톤 증가하여 글로벌 생산능력과 철강 수요 간의 격차가 6억1,2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확장된 생산용량은 10년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문제는 과잉생산 문제가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글로벌 철강 생산능력은 향후 3년 동안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2024~26년 기간 동안 1억5,000만 톤의 신규 생산능력 투자가 진행 중이거나 계획 단계에 있다. 중국 철강회사들은 해외, 특히 ASEAN과 기타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지역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 철강업계의 제3국 투자를 통한 생산 능력 확장은 전 세계에서 이뤄지는 전체 철강 생산능력 투자의 65% 이상을 차지한다.
이에 대해 OECD 철강위원회 줌클리 의장은 “철강 수요 조건이 완화되고 있는 환경에서 대부분의 경제에서 글로벌 과잉 생산 능력은 향후 철강산업에 심각한 위기를 촉발할 수 있으며, 철강산업의 재정적 전망을 우울하게 하고, 무역 마찰을 악화시키며, 철강산업의 장기적인 생존 가능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전 세계적인 생산 과잉으로 영향을 받는 국가의 철강 공장과 근로자의 생계가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더 큰 시장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위원회는 초과 용량 상황의 지속 불가능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지속적인 용량 투자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더 큰 조사를 장려하기 위해 국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중남미철강협회(Alacero)의 알레한드로 바그너(Alejandro Wagner) 사무총장은 “‘OECD 철강과잉생산능력포럼(GFSEC)’이 창립 이래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의 철강 과잉 생산능력 감축을 논의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철강 생산 단위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톤당 2.24톤에 달한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시행 중인 보조금은 모두 WTO 규정에 위반되는 것이다. 탈탄소화는 이제 전 세계의 관심사이자 철강 과잉 생산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중국산 수입재에 대응하기 위해 중남미 국가들은 국가 및 블록 단위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아직 명확하게 정해진 것은 없지만 국제적 협력을 통해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들의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우 전쟁 장기화에 따른 에너지 대란에 EU 조강 생산 전년比 7.3% 감소
대지진 여파에 튀르키예 철강 생산 및 수출 감소, GCC 철강업계 부상 및 국제 철스크랩 가격 하락
2022년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가져왔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2023년에도 지속되면서 세계 철강산업에 에너지 대란과 공급망 충격을 가했다.
특히, 장기화된 에너지 대란과 공급망 충격에 EU의 철강산업은 큰 탁격을 받았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2023년 1~11월 EU의 조강 생산은 1억1,760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했다.
EU는 에너지 대란으로 역내 철강업계가 생산을 감축하면서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로부터의 저가 수입재가 크게 증가했다.
그리고 지난 2월 6일 발생한 남동부 대지진 여파로 튀르키예는 전체 철강 생산용량의 25~30%가량이 영향을 받았고, 2분기 말에야 생산 설비를 완전 복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설비 재가동 이후에도 장기화된 에너지 대란과 고금리에 따른 경기 둔화로 튀르키예 철강산업은 침체되고 있다.
튀르키예철강생산자협회(TCUD)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72023년 1~10월 튀르키예의 조강 생산은 2,750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했고, 철강 수출은 850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4% 감소했다. 반면 10월 누적 기준 철강 완제품 소비는 3,190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증가했고, 철강 수입은 1,480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8% 증가했다.
이와 같은 튀르키예 철강산업의 부진으로 인해 세계 철강시장에서는 GCC 철강업체들이 새로운 철강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또한 세계 최대 철스크랩 수입국인 튀르키예의 생산 감소로 인해 EU와 러시아 등 주요 공급국들의 수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세계 철스크랩 가격은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보였다.
인도·아세안·MENA, 中 대신한 철강 생산 주도국으로 부상, 국제 원자재 가격 강세 지속 전망
중국과 EU, 튀르키예 등 전통적 철강 생산국들이 정책적인 감산 조치와 함께 에너지 대란 등으로 향후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인도와 아세안, MENA 지역이 생산용량을 대거 확대하면서 새로운 철강 생산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우선 인도는 2030년까지 연간 3억 톤의 철강 생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실행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타타스틸과 JSW스틸, SAIL 등 1군 철강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을 주 무대로 하여 수소환원제철소 건설과 전기아크로 생산설비 확대 등을 추진 중이며, 미국과 EU 등 선진국이 실시하는 탄소규제에 대응하여 그린 스틸 가치사슬 구축에 주력하고 있으며, 인도 정부도 재정 지원과 그린 수소 및 재생 에너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철강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하기 위해 특수강 생산능력을 2,800만 톤까지 확대하기 위해 기금을 마련했다.
그리고 내수 시장에 주력하는 2군 철강업체들은 석탄 기반 DRI 생산용량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아세안 국가들은 올해 상반기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보였지만 생산용량 확대를 지속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철강연구소(SEAISI)에 따르면 아세안 지역에서 발표된 새로운 생산용량 확장 프로젝트는 9,300만 톤 규모의 조강 생산능력 확대를 가져올 수 있으며, 이 중 9,080만 톤은 고로 설비가 차지할 것이며 220만 톤은 새로운 전기아크로 설비 용량이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는 올해 철강 소비가 0.31%~5%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2024년에도 0.4%~5.3%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금융 불안과 내수 부진에 철강 생산용량 확대 프로젝트가 다소 지연될 수 있다는 기존 전망과 달리 예정대로 프로젝트가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마지막으로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은 글로벌 기업들과의 합작을 통해 그린 스틸 가치사슬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MENA 지역은 기존에 풍부한 에너지와 고급 철광석을 바탕으로 DRI를 생산해 왔는데, 팬데믹 이후에는 철강산업의 탈탄소화를 위해 재생에너지 부문과 함께 기존의 천연가스 기반 DRI 생산설비를 그린수소 기반 생산설비로 전환하는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한편 중국 대신에 신흥국들의 철강 생산이 증가하면서 당분간 국제 원자재 가격 강세도 지속될 전망이다.
국제 신용평가기관 피치(Fitch Ratings)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2023~2026년 철광석 가격 전망을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피치에 따르면 2023년 국제 철광석 가격 전망은 톤당 110달러에서 톤당 118달러, 2024년은 톤당 85달러에서 톤당 95달러, 2025년은 톤당 75달러에서 톤당 80달러, 2026년은 톤당 70달러에서 톤당 7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대해 피치는 "중기적으로 낮은 재고 수준과 호주와 브라질의 신규 광산 개발에도 인도와 아세안, 중동 등 신흥국들의 생산욜량 증가에 따른 공급-수요 균형으로 인해 2024년부터 예상보다 수요가 늘어날 것을 반영한 것이다. 이번 중기 가격 전망은 최근 2~3년 동안 신흥국 중심으로 증가한 생산용량이 실제 시장 수요에 반영하는 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며, 이는 공급 과잉이 없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또한 원료탄 가격 전망에 대해 2023년에는 톤당 250달러에서 톤당 290달러, 2024년 전망은 톤당 190달러에서 톤당 21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2025년과 2026년 가격 전망은 각각 톤당 180달러, 170달러로 기존 전망치와 동일하게 유지했다.
EU, 10월 1일부터 CBAM 전환기간 개시, 영국도 2027년까지 도입, 인도 등 신흥국 반발 확대
2023년에는 글로벌 철강 무역과 관련한 이슈가 많았는데, 특히 10월 1일부터 개시된 EU의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BAM)이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EU는 지난 2021년 7월 14일 탄소 누출 방지와 역내 산업 경쟁력 강화 등을 목적으로 CBAM 도입을 선언하고, 올해 8월 17일에는 전환기간 동안 적용될 보고의무 등을 규정한 세부 이행 규칙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 10월 1일부터 전환기간(시범기간)이 시작됐으며, 2026년부터 본격 시행 예정인 EU CBAM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대상 제품은 철강, 알루미늄, 수소, 시멘트, 전력, 비료 등 6개 제품으로 2030년까지 EU-ETS에 영향을 받는 모든 제품으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CBAM에서는 EU-ETS에서 규제하는 이산화탄소만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하며, 전환기간에는 직·간접 배출량 모두 보고하고, 본격 시행 시에는 제품에 따라 직접 또는 직·간접 배출량을 보고하게 된다.
EU-ETS에서는 무당할당 업종에 대해 100% 무상할당을 시행 중이나, CBAM 대상 업종의 경우 2026년부터 무상할당 폐지가 시작되어 2034년 완전 폐지된다. 철강 및 알루미늄의 경우 2026년부터 탄소 배출량에 따라 탄소세를 부과하게 된다.
EU 외에 영국 또한 CBAM을 도입할 계획이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18일(현지시간) “국내 산업계의 탈탄소화를 지원하기 위해 철강, 알루미늄, 세라믹 및 시멘트 수입품에 대해 2027년까지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BAM)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도와 중국, 러시아와 아세안 등 대EU 철강 수출 비중이 높은 신흥국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피유시 고얄(Piyush Goyal) 인도 상무부 장관은 지난 11월 7일(현지시간) 인도철강협회가 주최한 ‘2023년 철강 회의(Steel Conclave 2023)’에서 “EU가 CBAM을 통해 수입산 철강재에 부과 예정인 불공정한 탄소 관세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상무부 또한 “다수의 다수의 WTO 회원국이 EU가 도입 예정인 CBAM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며 EU에 대해 보호주의적 조치 철회와 환경을 이유로 한 무역장벽의 해소를 촉구하고 나섰다.
미국-EU 간 GASSA 협상 기한 연장, 대러 제재 및 대중 무역 규제는 지속키로 합의
미국과 EU가 진행해 온 ‘지속 가능한 글로벌 철강 및 알루미늄 협정(GASSA) 협상’이 당초 협상 시한 내 타결에 실패했지만 양측은 보복관세를 부과하지 않고, 협상 시한을 연장하기로 했다. 그리고 배터리 등 신산업의 주 원료인 핵심광물 관련 협정은 올해 내 타결을 위해 가속화될 전망이며, 중국의 흑연 수출 통제에 맞서 양측의 대중 강경책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지난해 12월 19일(현지시간) “올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대규모 무역협정을 계속 진행하기로 합의한 후 철강, 알루미늄 및 기타 상품에 대한 각자의 관세 및 보복관세 유예를 2024년 1월 이후로 연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EU는 2025년 3월 31일까지 보복 관세를 계속 중단할 예정이며, 미국은 앞으로 며칠 내에 EU 금속 수입품에 대한 관세 할당량 프로그램의 일정을 공식적으로 연장할 계획이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유럽연합(EU) 수석부의장 겸 무역담당 집행위원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수입업자와 수출업자에게 시장 안정성과 사업적 신뢰를 제공하여 원활한 무역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는 EU 수출에 대한 232개 관세의 완전하고 영구적인 철폐를 계속 추구하고 철강 및 알루미늄 산업의 글로벌 과잉 생산과 탈탄소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공간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EU의 철강산업협회는 관세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GASSA에 대한 작업을 유지하기로 한 결정을 환영했다.
유럽철강협회(EUROFER) 악셀 에거트(Axel Eggert) 사무총장은 “양국 정부가 12월 19일 발표를 통해 무역 관계를 발전시키고 글로벌 산업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속적인 협력이 가능해졌다. ‘GASSA’ 프레임워크는 EU와 미국의 긴밀한 정책 조정을 통해 철강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 실존적 과제인 글로벌 비시장 과잉 생산 능력과 탄소 집약도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232조 분쟁에 대한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해결책은 그러한 프레임워크의 자연스러운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철강협회(AISI) 회장 겸 CEO인 케빈 뎀시(Kevin Dempsey)는 “AISI는 철강의 비시장 과잉 생산능력과 전 세계에서 수입되는 철강의 탄소 집약도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새로운 국제 협약의 협상을 계속 지원하고 있다. 이 두 가지 관련 문제는 미국과 미국의 미래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