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장벽 넘기 위한 정부 지원의 중요성

무역장벽 넘기 위한 정부 지원의 중요성

  • 철강
  • 승인 2024.03.1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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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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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철강업체들이 중국·일본의 저가 공세에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해외에서는 무역규제 장벽에 가로 막히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유럽연합(EU)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도입했고 미국은 올해에도 한국산 후판에 대한 상계 관세 인상을 검토 중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국내 건설경기 부진 등으로 철강 수요난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앞문에서 호랑이를 막으니 뒷문에서 이리가 닥쳐온다’는 뜻의 전문거호후문진랑(前門拒虎後門進狼)의 형국과 다를 바가 없다. 

미국은 지난해 한국 철강제품에 최고 6.71%의 상계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올해도 2022년산 제품에 상계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국내 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설상가상으로 11월에 미국 대선이 열리는데 트럼프 후보는 재선에 성공하면 모든 수입품에 대해 10%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미 EU의 CBAM 시행으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가로 막힌 우리 기업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앞으로도 유럽과 미국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무역장벽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업계에선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발빠르게 대처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미국 상무부는 후판 반덤핑 관세율을 제로마진으로 낮췄지만 상계관세율을 높이는 연례재심 예비판정을 내렸다. 이러한 결정은 이전의 무역구제 사례에서도 보기 힘든 것이다.  상계관세 관련 예비판정 시 한국의 값싼 산업용 전기요금이 철강업계에 사실상 보조금 역할을 하고 있다고 판단, 해당 품목에 대해 관세 인상을 단행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을 일종의 보조금으로 규정하고 상계관세 부과를 시도했다. 항상 같은 잣대를 두고 무역규제 조치를 시행했던 것이다. 이에 국내 업체들은 국제무역법원(ICT)에 제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미국의 결정을 뒤집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있다.  

EU가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CBAM은 사실상 또 하나의 거대한 수출 장벽이다. EU는 탄소국경세를 2026년부터 2034년까지 단계적으로 부과할 계획이다. 이 법안이 시행되는 올해 10월부터 2025년까지는 일종의 준비 기간으로 관세 대신 탄소배출량을 의무적으로 보고토록 했다.

탄소국경세는 아직까지 생산 공정상 탄소를 많이 배출할 수밖에 없는 철강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유럽과 한국의 배출권거래제 1일 가격 차이를 55달러라고 계산할 때 국내 철강사들의 대(對) EU수출은 20.6%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런 가운데 산업부는 지난 14일 철강협회에서 업계 간담회를 개최하면서 각국의 보호무역주의적 조치가 지속 심화되는 추세에 맞춰 수출입 리스크 극복 방안을 검토하겠다면서 업계의 애로사항을 점검하고 민·관이 함께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엎질러진 물을 담을 수는 없지만 비슷한 실수, 위기가 반복되지 않기 위한 노력은 항상 필요하다. 기업과 정부가 확고한 공고체제를 갖춰 통상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유사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사전 대응 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앞으로 철강 수출입 현안 워킹그룹을 만들어 실무 차원에서 대응방안을 살피기로 했다. 앞으로 워킹그룹을 통한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대응방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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