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판매 전월比 늘었지만…전년 대비 20% 가까이 감소
누계 실적, 10% 줄어…조선업황 개선에도 국산 판매량 부진 여전해
국산 후판 수출 호조…전년比 20% 이상 증가
후판 제조업계, 신규 수요 대응 박차
조선업계 수주 호황과 견고한 수주 잔량을 바탕으로 국산 후판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으나 실상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계를 중심으로 중국산 저가 후판을 꾸준히 수입한 탓에 국산 제품 판매가 전년 대비 부진한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국내 후판업계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제품 수출을 늘리고 해상풍력 등 신규 수요 창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취하고 있다.
본지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후판 제조 3사가 생산한 후판은 65만2천 톤으로 전월 대비 1.6% 늘었으나 전년 동월 대비 15.8% 줄었다. 내수 판매는 45만5천 톤을 기록해 전월 대비 4.8% 증가했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18.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포항제철소 4고로 3차 개수와 제조사별 후판공장 수리 등의 영향으로 생산량은 일부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제품 내수 판매도 전년과 비교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비조선용 후판 시황이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조선용 판매도 전방산업 업황 호조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상황”이라며 “저가 중국산 후판 유입으로 인해 국산 제품 점유율이 감소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4월 누계 기준 중국산 후판 수입은 약 50만 톤(보통강 기준)으로 전년 대비 1.3% 늘었다. 이 외에도 중국산 컬러후판 수입은 6만5천 톤으로 전년 대비 300% 가까이 증가했다. 중국 일부 철강사들은 일반 탄소강 후판과 슬래브에 전처리 작업 이전 단계에서 아연말 기초 도장(징크도장) 작업을 진행한 뒤, 이를 ‘painted plate(컬러후판)’ 제품으로 등록하고 수출을 진행 중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중국산 후판과의 가격 경쟁에서 열위에 놓인 점을 인정하고 있으며, 최근 수출 물량을 늘리는 한편 해상풍력 등 신규 수요 창출에 매진하고 있다. 4월 누계 기준 후판 수출은 89만4천 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1% 증가했다. 4월 수출이 20만3천 톤으로 전년 대비 소폭 줄었으나, 누계 기준 수출은 여전히 전년 실적 대비 20% 이상 많은 물량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후판 가격이 국산 가격 대비 높은 수준을 형성하고 있어, 수익성 확보가 가능하다는 설명이 잇따르고 있다. 국산 후판 평균 수출가격 1분기 한때 880달러를 기록하는 등 국내 유통가격 대비 높은 수준을 나타낸 바 있다.
아울러 후판 제조업계는 수요 증가가 전망되는 해상풍력 시장 등 비조선용 시장 확대를 위해 강종과 두께 다양화 등을 노리고 있다. 현대제철은 열처리재 후판 생산시설 투자로 증가하는 후판 수요에 맞춰 제품을 공급하는 등 신규 수요에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당진 1후판공장 열처리로 증설을 통해 기존 15만 톤의 생산 능력을 30만 톤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해상풍력 시장 성장 따른 후판 개발도 추진한다. 회사 관계자는 “해상풍력 대형화 및 수요증대 따른 후판 개발을 진행한다”라며 “국내외 해상풍력 프로젝트 수주도 적극 추진할 것”이라 전했다.
동국제강도 제품 판매와 수익성 강화를 위해 후판 제품 경쟁력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국제환경성적표지(EPD) 인증 취득을 진행하는 한편 스틸샵에서 판매 중인 후판의 강종과 두께를 확대해 내진과 압력보일러 등 수요가들의 요구를 충족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캐나다향 열처리 극후물재 두께를 확대하고 극박물재 생산량도 극대화한다. 캐나다향 제품의 경우 기존 83㎜의 두께를 100㎜까지 확대하며, 기존 10% 비중의 5~7.5㎜ 극박물을 30% 수준까지 올려 수요업계의 요구에 대응하겠다는 포석이다. 아울러 동국제강은 특수강 개발도 지속한다. 특히 항공우주용 STS 신규 수탁압연과 압력보일러용 클래드 후판 개발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