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행정부, 중국산 철강·알루미늄에 관세 ‘폭탄’

美 바이든 행정부, 중국산 철강·알루미늄에 관세 ‘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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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5.16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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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엄재성 기자 jseo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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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알루미늄 관세 25%로 인상, 배터리·전기차·태양전지·반도체 관세도 대폭 인상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대선을 앞두고 중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 배터리 및 관련 소재, 전기차와 태양전지, 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상했다.

백악관은 5월 1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은 5월 14일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 및 그에 따른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무역법 301조에 따라 무역대표부(USTR)에 이런 관세 인상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관세 인상 대상은 중국산 수입품 180억 달러 규모다.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 (사진=Eurometal)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 (사진=Eurometal)

우선 미국 정부는 연내 특정한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를 현재 0~7.5%에서 25%로 인상키로 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중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또한 백악관은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관세는 현재 7.5%에서 연내 25% ▲비(非)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는 현재 7.5%에서 2026년 25% ▲배터리 부품은 현재 7.5%에서 연내 25%로 각각 관세를 올린다고 밝혔다. 핵심광물 가운데 천연흑연 및 영구자석의 관세는 현재 0%에서 2026년에 25%로 상향 조정되며, 이 외 다른 핵심광물은 올해 0%에서 25%로 크게 상향된 관세율이 적용된다.

백악관은 “중국의 핵심광물 채굴 및 정제 능력 집중은 미국의 공급망을 취약하게 만들고 국가 안보 및 청정에너지 목표를 위험에 빠트린다”면서 관세 인상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그리고 최근 과잉생산 논란이 커지고 있는 전기차의 경우 미국 정부는 우선 올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100%로 인상하기로 했다. 백악관은 “상당한 과잉 생산 리스크로 이어지는 광범위한 보조금과 비(非)시장적 관행 속에서 중국의 전기차 수출은 2022년부터 2023년까지 70% 증가해 다른 곳에서의 생산적 투자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100%의 관세율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으로부터 미국 제조업체를 보호할 것”이라며 “이 조치는 미국 노동자들이 미국에서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만들 수 있게 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비전을 진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태양전지에 대해서도 태양전지 모듈의 조립 여부와 무관하게 25%에서 50%로 올해 일괄적으로 인상하고, 이를 통해 중국의 정책 주도형 과잉생산으로부터 해당 산업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미국 정부는 또 2025년까지 중국산 레거시 반도체에 대한 관세를 현재 25%에서 50%로 인상한다.

백악관은 “레거시 반도체 부문에 대한 중국의 정책이 중국의 시장 점유율 확대 및 생산능력의 빠른 확장으로 이어지면서 시장이 주도하는 기업의 투자가 위축될 위험이 있다”며 “반도체에 대한 관세율 인상은 이런 투자의 지속 가능성을 촉진하기 위한 중요한 초기 조치”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STS크레인은 현재 0%에서 연내 25% ▲주사기 및 바늘은 현재 0%에서 연내50% ▲마스크를 비롯한 개인 보호 장비(PPE)는 현재 0~7.5%에서 연내 25% ▲의료 및 수술용 고무장갑은 현재 7.5%에서 2026년 25%로 관세가 크게 상향된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중국의 강제 기술 이전과 지적 재산 절도는 기술, 인프라, 에너지 및 의료에 필요한 핵심 투입물에 대한 전 세계 생산량의 70%, 80%, 심지어 90%까지 통제하는 데 기여했으며, 이는 미국의 공급망에 용납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했으며, 경제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게다가 이러한 동일한 비시장 정책과 관행은 중국의 생산 과잉 증가와 수출 급증에 기여하여 미국 근로자, 기업 및 지역 사회에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과의 무역 협정을 재검토하려는 자극제 중 일부는 중국의 1분기 철강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7% 증가했다는 중국 세관 데이터에서 비롯되었다.

그리고 이번 관세 부과는 검토 당시부터 미국 철강산업 리더들의 지지를 받았다. 지난 달 미국철강협회(American Iron and Steel Institute)의 케빈 뎀프시(Kevin Dempsey) 회장은 “중국의 대미 직접 철강 수출이 중국 세관 데이터만큼 증가하지는 않았지만 제3국 시장으로의 중국 철강 수출은 종종 미국에 공급되는 다운스트림 제조 제품으로 추가 가공된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미국 내에서는 대선 경쟁자인 공화당의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중인 2018~2019년 무역법 301조를 활용해 광범위한 중국 제품 고율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이번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할 경우 중국에 추가로 막대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공약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바이든 정부의 이번 관세 인상이 트럼프 측의 공약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다.

이른바 ‘보편 관세 10%’ 부과를 공약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서는 60% 이상 고율의 관세 적용을 시사하고 있으며 중국 기업이 멕시코에서 만든 자동차에 대해서도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조치에 대해 “전략적인 부문에서 신중하게 타깃을 맞춘 것”이라면서 “우리는 동맹을 훼손하거나 모든 국가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무차별적으로 10%의 관세를 부과하기보다는 중국의 불공정 관행에 대한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 파트너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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