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상의 중요성은 두말하면 입 아프다. 무언가를 처음 맞닥뜨렸을 때 형성된 이미지는 오래간다. 이를 뒤집기란 쉽지 않다. 심리학 용어로 ‘초두 효과’라는 말이 있다. 처음 제시된 정보가 추후 알게 된 정보보다 더욱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중국산’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저렴하고 품질이 좋지 못하다’라는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떠난 중국 여행에서 접부채 8개를 단돈 1,000원에 구매했던 기억이 있다. 물론 귀국 전에 모두 망가졌으며, 모두 버렸다.
2010년대 이후 샤오미의 보조배터리와 같은 ‘대륙의 실수’라 불리는 제품들이 연일 등장하며 중국산에 대한 인식이 일부 바뀌고 있으나, 여전히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불신은 강하다.
이러한 배경을 의식한 듯, 중국 철강업계는 자국 철강에 대한 이미지 개선을 촉구하며 스스로 변화 만들어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중국 브랜드의 날’에는 중국의 철강산업이 역대 최초로 브랜드 개발회의에 포함됐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루웨이셩(盧衛生)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산업발전국장과 펑차오(馮超) CISA 부서기, 장룽창(張龍彊) 야금공업정보표준연구원 원장 등은 중국산 철강재가 지닌 부정적인 이미지를 인정했다. 특히 기존 중국 철강재의 브랜드가치 기반이 약한 부분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이들은 중국 철강의 공급 경쟁력과 함께 브랜드가치 제고를 주문했다.
중국은 변화를 선택했다. 특히 자국산 제품이 갖고 있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한다. 물론 쉽지 않을 것이다. 아마 서구와 우리나라, 일본 등 많은 이들의 머릿속에는 중국산 제품에 대해 좋지 않은 이미지로 가득할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경쟁국에 대항하기 위해 변화를 노릴 것이다.
우리 철강 산업은 어떨까? 바로 옆나라 철강대국의 ‘브랜드 굴기’를 결코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될 것이다. 유사한 성능을 발휘하는 제품 가운데 브랜드가치 하나만으로 시장을 석권하는 기업들이 여럿 있다.
모양새가 거기서 거기인 철강재가 값도 싸고 좋은 브랜드라는 옷을 입는다면 도대체 무엇으로 경쟁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