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수요 부진 영향…주요 철강價 약세 거듭
열연 등 기초소재 가격 인상…하공정업계, 가격 부담 더욱 커져
건설 부진에 봉형강價 약세…철근價 동결로 시황 방어 만전
국내 철강 시황이 부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철강업계가 시중 철강재 유통가격 방어에 나선다. 계절적 비수기 진입 이전 안정적인 가격대를 구축해 시황 악화의 시기에 손해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안이다.
산업의 기초소재로 사용되는 열간압연강판을 시작으로 다수의 판재류 제품군이 6월 가격 인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극심한 건설 시황 부진의 영향으로 가격 하락이 발생한 봉형강류 제품군의 시황 방어 방침도 적용될 예정이다.
▣ 열연價 인상 적용…냉연도금과 강관 등 하공정업계 가격 인상 이어질까
판재류 제품군의 경우 기초소재인 열연강판을 필두로 가격 인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포스코 등 국내 철강 제조업계는 5~6월 열연강판 가격을 인상하며 시중 열연강판 유통가격 방어에 나선다. 수입대응재 가격의 경우 5월 이후 톤당 3만 원가량 인상됐으며 강관 등 실수요향 가격은 6월부터 톤당 3만 원 안팎의 인상이 적용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 외 하공정업계의 가격 인상도 예정돼 있다.
최근 제선원가가 4월을 저점으로 반등하고 있어 열연강판 제조원가 부담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산업의 기초소재인 열연강판 가격 인상에 따라 강관과 냉연 등 하공정업계의 제품 가격 인상이 줄지어 이어질 예정이다.
올해 1분기 고로업계는 열연강판 가격 인상을 진행하며 시중 유통가격 세우기에 나선 바 있다. 이에 1월 열연강판 가격은 톤당 3만~5만 원 인상했으며 2월과 3월에도 각각 5만 원가량 인상했다.
다만 국산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제조업계 가격 인상 방침 폭만큼 오르지 못했다. 1분기 국산 열연강판 유통가격은 톤당 80만 원 중후반선을 나타냈으나 5월 하순 기준 80만 원 초반선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이에 제조업계는 6월 제품 가격을 인상하며 비수기 이전 유통가격 하락을 막고 수익성 방어에 나설 전망이다.
열연강판 가격 인상에 따라 냉연강판과 강관 등 하공정 제품 가격도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냉연도금업계와 강관 제조업계는 6월 소재 가격 인상에 따라 제품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등 수입산 소재 사용도 늘어날 수 있으며, 국산 열연강판 가격이 오르는 부분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기 위해 인상에 나설 수 있다”라고 말했다.
▣ 극심한 건설 시황 부진…봉형강류 가격 방어 총력전
전기로 제강업계는 건설 시황 부진의 여파로 가격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건설용 판매량 비중이 절대적인 봉형강업계는 전방산업 업황 악화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이에 더해 하반기 전기요금 인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제품 가격 수성이 절실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원가 부담은 늘어나고 있으나 시황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철근의 경우 전방산업 업황의 영향으로 가격 하락이 더욱 가파르게 진행됐다”라고 말했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전기로 제강업계는 5월 하순부터 H형강 가격을 인상한다. 톤당 3만 원 수준의 가격 인상 방침이 시장에 적용된다. 앞서 H형강 제조사들은 1월 이후 3개월 연속 가격 인상을 진행했으나 시중 유통가격은 상승하지 못했다. 1월 기준 국산 H형강 유통가격은 톤당 110만 원 중반대를 형성했으나 최근 유통가격은 100만 원 중반선으로 10만 원 가까이 하락했다.
국내 철근 유통가격도 수요 부진으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철근 제조업계는 원료가격에 연동된 기준 가격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6월 제품 가격은 동결된다. 다만 시중 철근 유통가격이 기준 가격 대비 현저하게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기준 가격 체제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5월 하순 기준 국산 철근 유통가격은 톤당 70만 원 안팎을 형성한 반면 6월 기준 가격은 톤당 93만1천 원이다.
특히 올해 국내 철근 수요가 연간 800만 톤대로 내려앉을 것이란 의견이 나오며 시황 악화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국내 철근 판매량이 800만 톤을 밑돌게 되면 2000년대 들어 최저 수준을 나타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