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향된 감축목표 반영 시 배출권 공급량 감소 불가피”
올해 말까지 기본계획 수립 …2026년 제4기 ETS 시작
2035 NDC, 선형(linear) 감축계획 도입 필요
CBAM 영향 축소, 수입재 비관세장벽 활용 가능
향후 3년간 철강산업 탄소규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제도적 조치들 일정이 바쁘게 진행될 예정이다.
2024년 6월부터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 시행, 2024년 말에 제11차 전력수급계획 확정, 2025년까지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제출, 2026년부터 배출권거래제 제4기 개시, 2026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개시, 멀리는 2035까지 EU의 철강 등 100% 유상할당 일정도 있다. 또한 2030 탄소감축 목표를 발표한 철강회사들(포스코, 현대제철 등)도 지금부터 가시적인 탄소감축 실적을 보여줘야 한다.
이러한 일정 준수의 핵심은 배출권거래제(Emission Trading Scheme, ETS)에 있다. 배출권거래제는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이행계획을 구체화한 교토의정서에서 도입된 제도로, 각국에 할당된 온실가스 배출량 한도를 넘은 국가 또는 기업이 한도가 남은 국가 또는 기업에서 배출권을 매입해 한도를 맞출 수 있도록 한 제도이다.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경제적 유인을 제공하는 핵심적인 정책으로 분류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2년 11월 15일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배출권거래법)’이 시행됨에 따라 2014년 국가감축목표를 설정한 뒤 각 기업별로 배출허용량을 할당하고 배출권 거래를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일정한도 이상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연 단위 배출권을 할당하고 할당 범위 내에서만 배출활동을 허용하되 배출권 여유분을 시장거래를 통해 팔거나, 부족분을 경매 또는 시장거래를 통해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제1차 계획기간(2015~2017년)에선 제도 안착과 경험 축적을 위해 배출권 전량을 무상 할당했다. 이후 제2차 계획기간(2018~2020년)부터는 유상할당이 시작되었으며, 제3차 계획기간(2021~2025년)에는 유상할당 비중이 10%로 확대되었다.
또한 2019년부터는 배출권 경매가 시행되면서, 매일 운영되는 거래시장뿐만 아니라 매달 1회 시행되는 경매를 통해 배출권을 구매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되었다. 참여업체와 배출량 커버리지는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제3차 계획기간에는 국가 배출량의 73.5%를 커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배출권거래제 하에서 참여업체들은 스스로 온실가스를 추가적으로 감축하는 비용과 배출권 가격을 비교하여 저렴한 방법을 선택하게 되므로, 국가 전체적으로는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비용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게 된다. 만약 참여업체의 온실가스 추가 감축 비용이 배출권 가격보다 높으면 배출권을 구매할 유인이 발생하고, 추가 감축 비용이 배출권 가격보다 낮다면 직접 감축에 투자할 유인이 발생한다.
제3차 계획기간이 2020년에 마련됨에 따라, 상향된 2030년 감축목표가 제3차 계획기간의 배출권 총공급량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배출권거래제의 도입 목적을 고려하면, 2026년부터 시행될 예정인 제4차 계획기간에는 상향된 감축목표가 반영되면서 배출권 총공급량이 급격하게 줄어들 전망이다.
탄소규제에 민감한 철강업계들이 이에 어떻게 대처를 할 것인지에 대해 ESG네트워크 김경식 대표와 이택윤 선임연구원을 찾아 의견을 나누었다.

현대제철 기획실장(전무)에서 퇴임 후 ESG 경영과 탄소중립 관련 연구와 칼럼 기고를 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으로 콜롬비아대학 비즈니스 스쿨 워크샵에 초청받았고(2023년), 저서 <착한 자본의 탄생>은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기후경제학도서 10권에 선정됐다(2024년).
한국언론진흥재단·한국에너지공단·한국환경공단 ESG경영위원,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 및 녹색성장위원회 민간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연락처는 pentagram700@naver.com이다.

고철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민족사관고 졸업 후 프린스턴 대학교(학사)와 스탠포드 대학교(석사)에서 국제 관계 및 국제 정책을 전공했다. 스탠포드에서는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인 H.R. 맥매스터 장군의 연구 조교로 근무했다.
메탄 저감 미생물 비료 개발을 통해 아시아 벼 재배의 온실가스 문제를 해결하는 농업 기술 임팩트 스타트업인 Orbicle Bio의 설립자 겸 CEO이기도 하다.
연락처는 taek@orbiclebio.com이다.
Q. 제4기 배출권거래제가 이 시점에서 왜 중요한가?
A.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배출권거래제를 시행했다. 1기는 연습, 2기는 실습 수준이었다. 2021년부터 시작된 3기부터 본격적인 부담이 될 예정이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감축으로 좀 여유가 있었다. 포스코는 태풍 힌남노로 인한 조업 차질도 있었다. 여기에다가 2019년에 도입한 배출권 이월 한도 도입으로 최근 배출권 가격이 톤당 8,000원 수준에 있다보니 경각심이 사라졌다. 그러나 향후 3년, 탄소 감축 관련 국내외 일정은 정말 심각하다. 이를 지금부터 잘 대처해야 한다.
Q. 구체적으로 어떤 일정들이 있고, 왜 문제인가?
A. 현재 진행 중인 배출권거래제 제3기는 2020년 9월에 계획된 관계로 국가감축목표(NDC)는 2018년에 설정한 BAU 대비 2030년 37%(2018년 배출량 기준 24.4%) 감축목표에 기반한 것이다. 2021년 10월에 발표한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선언 즉, 2030 DNC(2018년 대비 40% 감축)가 반영되지 못한 것이다. 또한 현 정부가 들어서 2023년 3월 발표한 신2030NDC도 반영을 못하고 있다. 신2030NDC는 국가 전체 2030NDC는 40%로 동일하지만 산업부문 감축률이 14.5%에서 11.4%로 축소됐다.
앞으로도 내외부적으로 배출권거래제와 관련된 다음과 같은 중요한 사항들이 많다. 우선 외부적으로는 EU-ETS에서 그동안 탄소누출을 우려해서 무상할당을 유지해오던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발전, 수소에 대해서 2035년까지 100% 유상할당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공급망 실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US SEC) 외 지속가능기준위원회(ISSB)의 상장된 기업에 대한 ESG공시 등 국제사회에 배출량 제출이 의무화 될 예정이기도 하다.
또한 우리 정부는 2025년까지 2035 NDC 계획을 UN기후변화사무국에 제출해야 한다. 이때 후퇴금지원칙(No backsliding)에 따라 2030 40%보다 감축률을 높여야 한다. 또한 2년마다 격년투명성보고서(Biennial Transparency Report)를 UN에 제출해야 한다.
Q. 국내에서의 중요 일정과 변수는 무엇인가?
A. 최근 제11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실무안이 공개됐고 연말에 확정될 예정이다. 이는 향후 15년 간의 국가전력 기본계획으로 여기에는 원자력, 석탄, LNG, 재생에너지 등 국가온실가스와 관련된 중요한 내용이 포함된다.
제4기(2026~2030) 배출권거래제에 대비해서 2024년 말까지 배출권할당 기본계획을, 2025년 6월까지 세부 할당계획을 발표해야 한다. 온실가스 다배출 기업들이 발표한 2030 감축 계획에 대한 세부 달성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철강 회사들은 CBAM과 연계되어 있어서 실행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제22대 국회가 시작됐는데, 의회를 장악한 야당 민주당은 재생에너지에 관심이 많으면서도 시장 효율성에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반면에 여당은 시장의 효율성을 중시하지만 재생에너지에 대해서는 소극적이다.
Q. 산업계의 대응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정부가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는가?
A. 그렇다. 일단 철강업계보다 국가 전체적인 차원에서 대응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우선 2035 NDC 목표 달성을 위해 선형(linear) 감축 계획을 도입해야 한다고 본다.
Q. 선형 감축계획은 무엇인가?
A. 2024년 5월 기준으로 2030 NDC 달성은 불가능해 보인다. 2030 NDC는 2018년 728백만톤(CO₂e) 대비 291백만톤(40%)를 줄여야 한다. 이 중 가장 달성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고 판단되는 전환(발전)부문은 2018년 270백만톤에서 146백만톤으로 124맥만톤(46%)를 감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원자력 발전 가동률을 75%에서 80% 이상으로 향상하고, 수명이 다하면 폐기하기로 한 원자력 발전 10기 가동을 연장하고, 건설중인 신한울 3,4호기 가동이 계획대로 될 경우 79백만톤을 줄일 수 있다. 여기에 현재 동해안에 건설된 신규 석탄발전 7기가 정상 가동을 할 경우 노후 석탄발전 대체로 23백만톤을 줄일 수 있다. 따라서 전환부문에서 모든 조건이 순조로울 때 102백만톤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줄여야 할 124백만보다 22백만톤이나 적은 수치다. 신규 석탄발전소는 완공을 하고도 송전제약으로 거의 발전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산업·수송·건물 부문도 거의 달성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2035 NDC는 일단 감축 목표를 ‘계단형’이 아닌 ‘선형’으로 확정하고 배출권거래제 할당(감축) 목표와 연계되도록 해야 한다. EU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EU의 펜데믹 이후 상향된 NDC 목표인 탄소중립정책(Fit for 55)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달리 EU-ETS 활용을 강조하고 있다. EU-ETS가 NDC 목표를 견인할 수 있도록 연감 감축률을 2.2%에서 4.2%로 대폭 상향했다. 그리고 CBAM은 EU-ETS와 연계되어 있다.
선형 감축의 또 다른 장점은 일관된 감축목표가 제시되기 때문에 시장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감축 투자 유인을 높여 산업간 및 산업 내 저탄소 산업으로의 이동이 빨라져서 새로운 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現 수요자 위주 정책, 적절한 공급정책 동반돼야…유상할당 경매 활성화도 필요”
Q. 기업 및 산업계 입장에서는 무상할당과 유상할당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A. 배출효율이 우수한 업체가 배출권 할당에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BM방식 할당을 제3기 66%에서 제4기에서는 75% 이상으로, 특히 상위 10% 평균으로 확대하겠다고 이미 발표한바 있다. 이는 반드시 적용이 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유상할당이 확대되어야 한다. 그동안 탄소누출을 우려해서 무상할당으로 분류된 부문에 대해서도 유상할당을 확대해야 한다. 특히 EU가 탄소누출을 예방하기 위해 CBAM을 도입하고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발전, 수소에 대해서 2035년까지 100% 유상할당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우리의 경우 발전은 탄소누출도 없고 전기요금에 이미 반영을 하고 있으므로 빨리 100% 유상할당으로 전환해야 한다. 발전(전환)부문 유상할당을 100% 실시한다면 산업부문의 간접배출량을 별도 규제할 이유가 사라지게 되므로 그간 간접배출량 할당과 관련된 이중규제 논란도 해소할 수 있다.
CBAM 영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철강도 유상할당 폭을 높일 필요가 있다. 유상할당을 높일 경우 CBAM 영향도 줄일 수 있지만 대 유럽 수출량보다 수배에 이르는 중국과 일본으로부터의 철강 수입량에 대한 비관세장벽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 철강산업은 전 세계에서 에너지효율이 가장 높은 관계로 전체 국익 차원에서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유상할당으로 확보된 자금은 다시 이들 업체의 감축 수단 지원으로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여기에다가 업체가 자발적으로 감축 투자를 확대하도록 투자세액 공제 등 순 부담을 줄이는 방법을 찾도록 유인 동기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시장안정예비분(MSR)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MSR을 활용해서 상쇄배출권과 CDM 확대, 할당계수 적용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기후변화 관련 정보공개협의체(TCFT) 공시 의무화 흐름으로 기업의 외부 감축이 중요해지는 만큼 기업의 생산·소재·유통 가치사슬과 연관된 기업에 대한 외부감축 성과를 배출권으로 보상해 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점차 높아지는 탄소국경을 감안할 때 앞으로는 탄소누출 우려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무역의존도가 높을수록 오히려 유상할당을 적용해서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이는 다시 탄소감축 기술관련 신산업의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뉴질랜드 사례나 2026년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CBAM, 기후클럽(Climate Club)을 통해 탄소가격에 대한 국제적 조정에 대한 추가적인 제도 도입이 논의되고 있는 점도 유상할당 확대에 참고할 필요가 있다.
또한 독일에서 올해 3월 12일 시행에 들어간 ’탄소차액계약제도(CCfD)’도 적극 검토를 할 필요가 있다. 독일은 철강 같은 경우 ETS 가격을 톤 당 100유로(15만 원) 이상으로 설정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이를 통해 3.5억 톤의 CO₂ 감축을 기대하고 있다. CCfD는 기업이 저탄소 기술을 도입할 경우 정부가 일정기간 고정된 탄소가격을 보장하여 배출권 가격의 불학실성을 해소하고 감축투자를 유인하는 지원제도다. 정부도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안)’에서 기업 투자 부담 경감을 위해 CCfD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합리적 예측 가능하도록 배출권 가격 변동성 보완책 마련해야”
Q. 배출권 거래 자체에 대한 문제는 없나?
A. 현재 우리나라 배출총량 중 배출권거래제는 73.5%를 담당하고 있다. 이는 EU의 39% 보다 높으나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결정적인 문제는 우리나라는 시장 참여자가 너무 적다는 점이다. 시장 참여자가 우리는 700개 기업 정도이나 EU는 1만4,000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700개 기업 중에서도 배출권거래소 시장에서 직접 매매를 하는 기업은 30여 곳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정부는 배출권거래법을 개정해서 위탁거래(중개업)를 도입하고, 2024년부터는 시장 참여자도 증권사 외에 자산운용사 등 금융기관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또한 2025년부터는 시장 여건에 따라 개인 등도 매매가 가능하도록 확대하겠다고 했다. 물론 이러한 참여를 확대하는 것은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수요자 위주의 정책이다. 공급 곡선이 우상향 되도록 적절한 공급 정책을 같이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배출권거래소의 커버리지 73.5%를 더 높여야 한다. 현재 할당대상 업체 기준은 연평균 12.5만tCO₂-eq 이상 배출업체 또는 2.5만tCO₂-eq 이상 배출사업장의 해당업체 및 자발적 신청업체로 되어있다. 이 기준을 낮추어서 커버리지를 최대한 높여야 한다. 이렇게 할 경우 공급자 수와 양이 늘어나서 시장 활성화는 물론 사회적 관심도 높일 수 있다.
또한 유상할당 경매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유상할당은 배출권시장에서 가격 발견이라는 중요한 기능을 갖고 있다. 주요국의 배출권시장을 보면 유상할당 경매와 배출권 유통시장 가격이 상호보완 작용을 하여 가격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따라서 현재는 유상할당 대상 기업만 경매에 참여할 수 있으나, 앞으로 유상할당이 많아지게 되므로 시장 조성자들도 유상경매에 참여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 시장 조성자가 낙찰받은 배출권을 유통시장에서 다시 활용할 수 있게 한다면 할당시장과 유통시장의 연계가 강화되어 가격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Q. 배출권 가격 변동성에 대한 보완책은 무엇이 있을까?
A. 배출권 시장이 활성화되고 기업들에게 유인 동기를 주기 위해서는 시장에 대한 합리적 예측이 가능해야 한다. 합리적 예측은 현재 운영 중인 할당위원회의 재량을 통한 안정화를 최소화 시키고 시스템을 통한 예측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예측에서 가장 중요한 게 공급 곡선이 우상향으로 되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유상할당이 적은 경우에 이런 시스템을 통한 예측 가능성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시스템은 가격하한제와 가격상한제를 도입하고 NDC와 연계된 운용기준을 정하도록 해야 한다.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EU-ETS 등 다른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EU-ETS는 배출권 총 공급량이 매년 일정한 비율로 감소하는 감축계수를 활용하여 연도별 총 공급량을 결정한다. 캘리포니아 ETS는 2031년까지는 연도별 총 공급량을 공고하고, 2032년부터 2050년까지는 총 공급량을 결정하는 공급량 공식을 제시한다. 뉴질랜드 ETS는 매해 다음 5년간의 배출권 공급량을 발표하는 방식을 활용한다.
반면, 국내 배출권거래제는 새로 시작되는 계획기간 직전에 해당 계획기간의 할당계획을 발표하기 때문에 장기적 예측에 어려움이 있다. 파리협정에 따라 우리나라는 5년마다 향후 10년간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인 NDC를 제출해야 한다. 이렇게 상향된 감축목표를 반영한 총공급량을 사전에 공고함으로써 장기적 예측 가능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Q. 해외 거래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은?
A. 2021년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26)에서 파리협정 제6조 지침이 타결되어 국제감축 사업 추진을 위한 국제규범은 마련됐다. 국제감축 방식은 협력적 접근법(A안)과 감축사업 메커니즘(B안) 두 방식이 있다.
A안은 운영방식은 참여국 간 합의에 따라 결정하고, 발행 주체는 참여국 정부가 된다. 감축 실적은 NDC달성에 사용하고 해운 항공 등 다른 국제적 감축 목적에도 활용할 수 있다. B안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서 발행하고 운영한다. 감축 실적은 NDC 달성에 사용하고 해운항공 등 다른 국제적 감축 목적에도 활용하고, 기업이 자발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정부는 베트남과 몽골과는 이미 기후변화 협력협정을 체결했고 인도네시아, 인도, 필리핀, 브라질 등 20개국과 협정 체결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민간에서 확보한 국제감축실적을 NDC로 활용하기 위해 구매를 할 계획이다. 국제감축사업과 공적개발원조(ODA)와의 연계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앞으로 정부는 이러한 계획에 대한 진행 상황과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서 시장 참여자들이 활용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계획을 감안할 때 현재 상쇄배출권 한도를 기존 배출허용총량의 5%에서 10% 이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다른 한편으로 앞으로 국제감축 논의에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다행히 한국은 2023년 산업부문에 공동의 가격 메커니즘을 도입하자는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기후클럽(Climate Club)에 가입해서 탄소가격 부과를 통해 탄소누출에 대응한다는 국제적 논의에 참여하게 됐다. 기후클럽은 2022년 G7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서와 설립규정이 채택되어 본격적으로 조직이 진행중이고, 한국 정부는 2023년 5월 G7 정상회담에서 가입을 선언했다.
기후클럽의 핵심 문제의식은 글로벌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철강, 화학, 시멘트와 같은 다배출 산업의 감축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국제적으로 배출량 측정과 탄소 발자국 계산의 표준을 개발하고, 공동의 탄소가격제를 도입해야 탄소누출 및 무임승차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미 시행 중인 CBAM과 준비 중인 기후클럽, 미국과 케나다에서 논의 중인 CBAM 등 국제 감축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독자적인 K-CBAM 도입 권고…수출 증대, 내수 촉진, 배출감축 유도 효과 기대”
Q. 지금까지의 내용은 국가 차원에서 고려할 순 있겠지만 철강업계 입장에서 너무 가혹한 조건들이다. 다른 방안은 없나?
A. 물론 우리 철강업계 입장에서 위에서 열거한 것들이 가혹하다고 본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남보다 먼저 앞서가지 못하면 영원히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K-CBAM 도입을 강력히 권고하고 싶다.
국내 배출권거래제의 유상할당이 확대되면 배출권 가격은 시장 원리에 따라 상향 압박을 받게 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탄소 규제비용 상승은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등의 고배출 산업에 대한 탄소누출 효과 및 국내 생산물 대비 해외 수입품의 가격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한국도 독자적인 CBAM을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A. 철강 부문에서 유상할당의 확대 및 배출권 가격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는 국내에서 생산된 철강이 국내 소비자들에게 채택될 요인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탄소 비용이 저렴한 해외 국가의 철강 수입으로 이어지게 된다.
지난해 기준 한국 철강 기업의 EU 대상 수출은 370만 톤이지만, 국내 철강 수입에서 중국과 일본 양국이 차지하는 중량은 1,430만 톤에 이른다. 유상할당이 확대됨에도 불구하고 한국형 탄소국경조정제도가 미비하다면, 기술 혁신 및 고철 활용이 미비한 중국 등지의 고탄소 철강 제품이 더 많이 수입되어 총체적인 배출량은 제자리 걸음을 할 수 밖에 없다.
국내 철강산업은 고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에너지 효율 및 탄소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유상할당 증대와 한국형 탄소국경제도의 동시 도입은 수출량 증대, 내수 촉진 및 배출량 감축 유도라는 여러 효과를 동시에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고려되어야만 할 것이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제 상황을 고려했을 때, 무상할당 비율을 높게 유지하는 것 보다 장기적으로 유상할당을 확대하고 이를 한국형 탄소국경조정제도와 연계시키는 것이 고배출 업종의 장기적인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고 국제무대에서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 더욱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더불어 유상할당과 탄소국경조정제도를 통해 확보된 자금이 다시 국내의 탄소감축 투자 부문에 지원되는 통합적인 재정 정책 역시 병행되어야만 할 것이다.
Q. 복잡하고 전문적인 내용을 상세하게 설명해 주어 감사하다. 앞으로의 계획은?
A. 30년 이상 철강인으로 일하면서 철강 생산에서 피할 수 없는 탄소 배출의 문제점에 대한 정책적 문제와 해법을 연구하고 있다. 환경, 에너지, 노동과 관련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앞으로도 철강산업이 겪고 있는 ESG 이슈에 대해 함께 고민하며 대안을 찾아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