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워지는 철강 생산 현장

차가워지는 철강 생산 현장

  • 철강
  • 승인 2024.07.01 06:05
  • 댓글 0
기자명 윤철주 기자 cjyoon@snmnews.com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달 초, 미국에서 믿기지 않는 철강 생산 기술이 개발되어 업계의 눈길을 끌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세계적 유통기업 아마존이 손잡고 투자한 신생기업 ‘일렉트라’가 저온 철강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는 것. 일렉트라는 철광석을 산성 용액에 녹여 전기 분해를 통해 철광석 내 산소를 제거하고, 철 이온을 순수한 금속 철로 환원시키는 방식을 적용했다. 이 순수한 철이 음극 표면에 쌓이면 철판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를 ‘전기화학적 환원 공정’으로 명명하였는데 철 생산에 필요한 열이 기존 고로 방식에선 1,200~1,600도가 필요했으나 해당 공정에선 커피를 끓이는 온도 80도보다 낮은 60도 수준에서 가능하다고 한다. 뉴코어를 포함한 복수 업체의 8,500만 달러 투자로 올해 3월부터 시범 플랜트가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미국 등에선 생산 현장 온도를 낮추는 친환경 기술력을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선 다른 의미로 철강 생산 현장이 차가워지고 있다. 전기로를 휴동하거나 철강 하공정 생산을 감산하며 뜨거워야 할 생산 설비 및 작업장의 열기가 식고 있다. 

동국제강은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만 야간 시간에만 생산하기로 결정했고 현대제철도 인천공장 전기로 보수를 4개월째 진행(통상 한 달)하는 등 사실상 감산을 뜻하는 생산 계획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철근 수급 불균형과 생산 비용 부담 증가가 감산의 주 배경으로 꼽힌다.

또한 지난해와 올해 중국산 ‘밀어내기’ 수출 부담에 특수강봉강 업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감산을 추진하고 있고, 스테인리스 업체들도 범용재 생산을 조정하는 모습이다. 고로 방식으로 생산되는 열연과 후판, 강관 등도 상반기 시황이 반전 없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경우 출혈 경쟁과 가격 하락을 방어할 감산에 나설 분위기다.

우리 정부와 정치권이 중국 철강업계의 저가 밀어내기 수출 상황을 방치하고 국내 경기 회복이 늦어질수록, 철강 생산 현장은 감산과 인력 감축, 투자 축소, 가동률 하향 조정 등으로 인해 점차 차가워질 수밖에 없다.
 
관련 당국이 국가 기간산업인 철강업 현장을 최소한 ‘보온’이라도 시키기 위해 업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반덤핑 제재와 부적합 철강재 퇴출, 규모별 맞춤형 지원 등 철강업계가 바라는 지원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라본다.

저작권자 © 철강금속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