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기술 도입에 망설여선 안 된다

혁신 기술 도입에 망설여선 안 된다

  • 철강
  • 승인 2024.07.0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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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 에스앤엠미디어 snm@snm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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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의 기가팩토리는 차체의 조립은 물론 전기차에서 사용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모두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 미국과 독일, 중국에 있는 기가팩토리에서는 전기차 생산과 함께 테슬라 전기차의 모터와 배터리팩, 에너지 저장제품, 파워트레인 등을 생산하는 것은 물론 자율주행도 연구한다. 또한 공장은 태양광 등 100% 청정에너지로 가동된다는 특징이 있다.

허무맹랑하게 보였던 테슬라의 전기차 사업 성공의 일면에는 기가캐스팅(Giga Casting)이라는 기술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기가캐스팅은 작은 부품을 세세하게 조립·용접하는 대신 일체화된 섀시를 한 번에 생산하는 방식을 말한다. 6,000~9,000톤의 압력을 가하는 초대형 프레스 기계로 특수 알루미늄 합금판을 한 번에 주조해 차체를 통째로 찍어내기 때문에 생산 속도가 빠르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특징이 있다. 테슬라의 대표적인 제조기술이지만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도 해당 기술 도입을 점차 늘리고 있다.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만큼이나 혁신적인 자동차 공장을 꼽자면 현대자동차의 싱가포르 글로벌혁신센터(HMGICS)이다. 대형 제조공장은 아니지만 이곳에서는 자동차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했던 컨베이어 벨트 대신에 ‘셀’로 불리는 조립 룸에서 로봇과 사람이 협업하여 다양한 차종을 생산할 수 있다. 현재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들이 한 곳의 라인에서 한 차종 만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과 달리, 이곳에서는 고객이 원하는 차종을 다양하게 생산할 수 있다. 

또한 차체와 부품 이동은 모두 로봇이 하고, 네 발로 걷는 로봇 개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조립 품질을 확인한다. 차량 생산에 투입된 근로자는 50명에 불과한 반면 로봇은 200대가 넘는다고 한다. 27개 셀 중에서 11곳은 오로지 로봇만 작업하는 공간이다. 이런 시스템으로 고객 개개인의 기호를 반영한 맞춤형 차량을 연간 최대 3만 대 생산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현대차는 똑같은 쌍둥이 공장을 인터넷 공간에 지었고, 이 ‘메타버스 공장’을 통해 한국에서 싱가포르 공장 설비를 제어할 수 있다. 스마트 팩토리를 넘어선 제조업 혁신의 기술이 모두 녹아있어 전기차 시장을 주름 잡고 있는 테슬라의 기가캐스팅 기술을 접했을 때 만큼이나 충격적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이기도 한 현대제철은 HMGICS에 싱가포르 개방형 혁신 시스템을 공급한 ARTC와 최근 기술개발을 협력한다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제품 표면 결함 파악 등에 적용 가능한 AI 모델을 개발함으로써 철강 제조공정의 혁신을 이뤄나갈 예정이다. 

국내 다수의 철강·비철금속 제조업체들은 인공지능 기술이 반영된 스마트팩토리 도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진행이 더디다고 하는데, 이는 제조현장에서 작업자의 경험, 노하우가 여전히 중요하게 반영되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술로 취합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있지만 현장 엔지니어의 경험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서 최종 단계의 스마트팩토리 구현이 늦어지고 있다고 한다. 

혁신은 말 그대로 묵은 풍속, 관습, 조직, 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꾸어 새롭게 하는 것이다. 테슬라나 현대차에서 보듯이 철강·비철금속 제조업체들도 혁신 기술 도입에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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